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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충전 인프라 시장 분석]B2B로 향하는 LS그룹…계열사 시너지 전략은⑥LS일렉트릭·LS이링크간 기술 협력...E1의 LPG충전소도 밸류체인에 포함

이호준 기자공개 2023-05-30 09:35:13

[편집자주]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은 다양한 기회가 존재하는 곳이다. 실과 바늘이라는 말처럼 최근 몇 년간 세계적인 전기차 보급 증가 추세로 관련업계 역시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가 커지면서 경쟁자도 많아졌다. 심지어 SK나 LG와 같은 대기업들이 기존 영세 중소사업자와 파이를 나눠먹는다. 결국 시장 재편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누가 패권을 장악할 것인가, 업계는 여기에 주목하고 있다. 제조·설비 업체부터 충전사업자(CPO)까지 국내 대기업들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 진출 현황을 더벨이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6일 16: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장하는 산업에 뛰어들 때 기업이 사용하기 쉬운 전략 중 하나가 바로 그간 잘 먹혔던 사업전략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기술이나 서비스가 무르익은 상태가 아닌데도 막연히 진출하려고 하면 사업은 더욱 꼬이고 결국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LS그룹의 경우가 바로 그렇다. 안정적인 전력 인프라 운영 경험과 B2B(기업 간 거래) 위주의 사업구조를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에도 적용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전력·자동화·스마트에너지 전문기업 LS일렉트릭과 충전 솔루션 회사 LS이링크가 '충전 플랫폼 제공→인프라 운영'이라는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핵심은 'LS일렉트릭·LS이링크'...충전기는 외국서 매입

LS그룹이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에 진출한 지도 어느덧 딱 일 년이 됐다. 스타트는 주력 계열사인 LS일렉트릭이 끊었다.

LS일렉트릭은 각종 전기제어 기기와 산업용 자동화기기를 생산·판매하는 업체다.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기차 충전기 제조 및 판매'를 사업목적에 추가시키며 진출을 선언했다. 그로부터 일 년이 지난 올해 인터배터 행사에서 솔리드스테이트변압기(SST) 기반의 전기차 충전 플랫폼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LS일렉트릭이 직접 전기차 충전기를 제조하는 건 아니다. 충전기는 외국 업체를 통해 구매해서 들여온다. 충전기 주변에 전력기기를 설치·보강해서 말 그대로 하나의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발전소 전력을 송·변전하는 전력시스템과 이를 받아 각 공장 및 가정으로 배전하는 전력인프라 설비를 만들어 왔던 그간의 사업구조와 닮아 있다.

SST(솔리트스테이 변압기; Solid State Transformer) 기반 전기차 충전플랫폼

SST 기반의 전기차 충전플랫폼 역시 LS일렉트릭 다운 아이템이라는 평이다. 이 플랫폼은 단순히 전기를 변압하는 역할을 하는 일반 변압기와 달리 전력반도체가 적용돼 변압은 물론 직류(DC)와 교류(AC) 간 변환이 가능하다. 통상 전기차 충전소는 완속과 급속, 배터리와 일반 전력계통 등을 고려해 별도의 전력 변압 및 변환 장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두 가지 기능이 모두 있는 이 기술을 적용하면 충전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별도의 전력 장치가 불필요하다. 그리고 LS일렉트릭이 주는 이러한 안정감과 혜택은 계열사인 LS이링크로 흐를 수밖에 없다. LS이링크는 지난해 4월 지주사인 ㈜LS와 LPG 유통 계열사 E1이 각각 50%씩 출자해 설립한 전기차 충전사업자(CPO)다.

'LS일렉트릭→LS이링크'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이 구축된 셈이다. 충전플랫폼을 제공하는 계열사를 충전사업자가 내재화하고 있을 경우 인프라를 설치하고 연계 서비스를 운영하는 식의 사업 구조를 손쉽게 영위할 수 있다. 특히나 전력 인프라와 자동화 부문에서 탄탄한 입지를 갖춘 LS그룹으로선 확장성 또한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다.

◇B2B 시장 장악할 수 있다는 '자신감' 깔려

물론 현시점에서 LS일렉트릭과 LS이링크 등의 사업성을 완전히 평가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LS일렉트릭→LS이링크'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이 구축됐다고는 하나 아직 양사 간 협업이 구체적으로 이뤄진 것은 없으며 충전소도 여전히 설치 중에 있어 실제 수익이 발생하는 단계는 아니다.

다만 LS그룹이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에 이렇게 열을 올리는 것은 B2B(기업 간 거래) 전기차 충전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은 운송수단의 전동화 추세와 맞닿아 있다. 특히 일반적인 승용차의 전동화 외에도 버스와 트럭, 선박 등 각종 이동수단들의 전동화가 진행되면 이에 맞춰 새로운 산업형 충전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이 시장 내 미래 수요로 꼽힌다.

LS이링크가 충전사업자 진출 초기 단계부터 'B2B 특화 전기차 충전 사업'을 모토로 내걸었던 배경이다. 하고자 하는 사업도 운수와 물류에 집중돼 있다. 예컨대 국내 믈류기업 로젠택배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국내 350개 지역에 위치한 물류 거점에 충전 인프라를 설치하고 운영하며 수익을 낸다는 계획이다.

일부 중첩된 사업 영역은 생략

LS이링크는 지난달 에스이모빌리티의 지분 49.9%를 총 430억원에 취득하며 2대주주로 올라서기도 했다. 에스이모빌리티는 지난해 12월 설립된 전기버스 충전 운영사다. B2B 전기 버스 시장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LS일렉트릭과는 기술 고도화를 추진 중이고 E1의 LPG충전소와 연계 방안도 마련하는 등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뒷배가 가진 의지도 상당하다. LS그룹은 올해 초 구자은 회장이 '비전 2030'을 발표하고 통해 배·전·반(배터리·전기차·반도체) 등 사업을 적극 육성해 2030년까지 자산 50조원의 글로벌그룹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앞으로 8년동안 총 20조원 이상을 해당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향후 각 계열사의 수준이 고도화 단계에 이르면 사업회사 간 제품 및 기술 적용이 현실화할 것"이라며 "아직까지 그룹 차원의 컨트롤타워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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