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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자재 기업 돋보기]'승승장구' 데크플레이트 기업, 비결은 '비싼 판매가'덕신하우징·제일테크노스·윈하이텍 실적 개선, 원자재가 상승분보다 단가 크게 높여

신준혁 기자공개 2023-06-13 07:38:16

[편집자주]

건축자재 기업과 시공사는 사업 측면에선 '공생'이자 수익성 면에선 '경쟁' 관계로 얽혀있다. 시멘트와 바닥재, 데크 플레이트 등으로 대표되는 건축자재 기업의 판매단가가 곧 시공사의 건축비와 수익을 가르는 핵심 요소다. 한쪽이 일방적인 수익만을 생각해 움직이면 반대쪽의 저항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 최근 몇달 사이 원자재값 고공행진을 두고 시공사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지속된 배경이다. 그렇다면 최근 너도나도 판매단가를 올려 공급한 건축자재 기업들의 사정은 과연 어떨까. 시멘트와 창호, 데크 등 분야 주요 건축자재 기업들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9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동안 적자 늪에 허덕이던 데크플레이트 기업은 지난해 흑자를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2020~2021년 대규모 적자를 낸 업계 1~3위 덕신하우징과 제일테크노스, 윈하이텍 모두 지난해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적자를 탈출한 전략은 단가 조정이다. 원가 상승분보다 판매 단가 상승폭을 더 높였다. 제품 단가를 높여 매출원가율을 방어했고 재래식 거푸집 대신 친황경, 신소재 데크플레이트를 개발해 수익성을 높였다. 신생 업체와의 경쟁에서도 살아남으면서 선두권 순위를 굳혔다.

◇덕신하우징, 신제품 개발·패키지 전략…수익성 급증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데크플레이트 업계 1위 덕신하우징은 2020년까지만해도 별도기준 영업손실 82억원을 기록했지만 2021년과 2022년 각각 40억원, 202억원의 호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2016억원과 영업이익 20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31%, 500% 증가했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은 288% 늘어난 101억원이다.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544억원, 영업이익은 478% 늘어난 72억원이다.


실적 개선은 제품 판매단가 인상분이 적절히 반영할 수 있었던 덕분이다. 글로벌 원자재값 상승의 여파로 매출원가율이 악화됐으나 판매단가를 높여 수익성을 보전했다.

우선 데크플레이트 주요 원재료인 선재와 코일, 단열재가 높은 가격상승률을 보였다. 각 원자재 가격은 2년 전과 비교해 1㎏당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선재과 코일 경우 철강 가격에 연동된다. 철강재 가격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 원자재값과 환율 변동의 영향을 받았다. 덕신하우징은 포스코와 제니스하우징으로부터 선재코일과 단열재를 매입하고 있다.

덕신하우징은 원가 변동성을 관리하기 위해 환율과 국내외 철강 원자재 시황에 따라 매입처를 조정하는 다변화 전략을 펼쳤다. 직접 경쟁시장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원가갱쟁력을 바탕으로 수주물량을 확보했다. 대형 건축물의 경우 단일 현장에 일체형 데스크와 신제품을 패키지로 판매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동시에 판매가격을 크게 올렸다. 주력 제품인 일체형 데크플레이트 판매 가격을 전년 대비 약 27.3% 올렸다. 2020년과 비교하면 60% 가까이 비싸진 가격이다. 폼데크와 기타 상품 가격은 3년간 각각 51%, 27%씩 올랐다.

일체형 데크플레이트는 콘크리트 시공 과정에서 거푸집 역할을 하는 필수 건축자재로 덕신하우징의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품이다. 주력 제품인 스피드데크를 비롯해 '탈형 데크플레이트'인 '에코데크', 단열 데크플레이트인 '인슈데크' 등을 포함한다.

덕신하우징의 지난해 원가율은 83.43%로 3년 사이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2020년 영업적자가 발생했을 당시 96.18%까지 치솟았던 원가율을 2021년 90.25%까지 줄였고 지난해에는 7%p 추가 개선하는데 성공했다.

덕신하우징은 매출과 생상능력 기준 시장 점유율 30%를 기록하면서 1위에 올라 있다. 최대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신기술과 신제품을 개발하는 한편 대형 건설사와의 계약을 확대하는 중이다. 현재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등 대형 건설사와 계약을 맺고 있다. 수주잔고는 현대건설이 230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제일테크노스·윈하이텍, 단가 조정 후 가까스로 적자 탈출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제일테크노스도 덕신하우징과 비슷한 변화를 보였다. 지난해 매출 외형과 수익성을 크게 높이며 2021년 발생한 대규모 실적 하락을 벗어났다.

제일테크노스는 매출 70% 이상을 건축자재 판매와 시공 사업에서 얻는 데크플레이트 전문기업으로 지난해 매출 2156억원과 영업이익 194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단기성 영업손실을 기록한 후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실적만 놓고 보면 1위 덕신하우징과 비슷한 수준이다.


원가율 측면에서도 덕신하우징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해 매출 2156억원 중 1807억원을 원가로 사용하며 83%대 원가율을 기록했다. 2020년과 비교하면 8%p 가량 원가율을 낮췄다.

2020년 적자를 기록한 후 판매 단가를 높여 잡은 점이 실적을 높이는데 주효했다. 일체형 데크와 합성 데크의 판매 단가는 주요 원자재인 연강선재와 GI, HGI의 가격 상승과 비례해 3년간 5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원자재값은 65% 이상 상승률을 나타냈다.


윈하이텍는 선두권 기업에 비해 다소 낮은 가격 상승율을 기록했으나 수익성 높은 디벨로퍼 사업과 혁신 제품을 내세워 적자 탈출과 원가율 개선에 성공했다. 원자재인 선재와 강판은 3년간 각각 39%, 66% 상승하면서 데크플레이트 가격 상승률인 31%를 앞질렀다.

일부 데크플레이트 사업을 영위하는 에스와이와 다스코 등 건축자재 기업도 판매 단가를 높여 잡는 방식으로 수익성과 원가율 관리에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9개 데크플레이트 기업 중 전문적으로 사업을 수행하는 선두권은 제품 단가를 크게 높여 수익성을 끌어 올렸다"며 "제품 생산에 필요한 철강재는 글로벌 가격 변동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원가 관리를 위한 대비책과 추가 수주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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