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실리는 네이버랩스…석상옥 대표, 기술 수출 이룰까 네이버 유상증자로 실탄 지원, 자본잠식 해소 전망…로봇 기술 개발 '박차', 수출 기대 '물씬'
이지혜 기자공개 2023-06-13 10:55:39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9일 14: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가 네이버랩스에 힘을 싣고 있다. 1월에 이어 2분기에도 네이버랩스에 700억원의 추가 실탄을 지원하기로 했다. 네이버가 네이버랩스에 출자한 돈은 올해만 1000억원에 이른다. 예년과 비교해 투자 규모가 늘고 속도도 빨라졌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네이버는 네이버랩스에 1년에 한 번 정도 300억~700억원을 투자했다.그만큼 네이버랩스의 중요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플랫폼으로 사람과 기계, 공간, 정보 등을 연결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네이버랩스는 이를 현실화하는 역할을 맡았다. 한국과 유럽의 연구자가 모여 AI(인공지능),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을 연구한다.
석상옥 대표이사(CEO, 사진)가 이끄는 네이버랩스는 네이버의 신사옥 1784에 로봇을 선보여 전세계에 기술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디지털 전환 관련 양해각서(MOU)를 맺으며 기술 수출 가능성도 생겼다.
◇네이버, 올 들어서만 1000억 출자…투자 '속도'
9일 네이버에 따르면 네이버랩스에 700억원을 올 2분기에 출자하기로 했다. 네이버랩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다. 네이버가 네이버랩스에 출자하는 자금은 연구개발(R&D) 투자 등에 쓰인다.
네이버는 네이버랩스의 보통주 14만 주를 추가 취득하게 되지만 지분율에 변동은 없다. 네이버랩스는 네이버가 미래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2017년 설립한 뒤 100% 자회사로 계속 유지하고 있다.
네이버가 네이버랩스에 투자하는 속도가 부쩍 빨라진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서만 1000억원을 출자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12월 20일 이사회 의결을 거쳐 올 1월 19일 300억원 규모로 네이버랩스에 출자했다.
네이버가 네이버랩스에 출자한 자금은 모두 3600억원인데 이 중 30%가량을 올 한 해에 쏟아부은 셈이다. 네이버의 바로 직전 출자시점은 2021년 3분기로 700억원이었다. 네이버는 2017년과 2018년 각각 400억원씩, 2019년 700억원을 네이버랩스에 출자했다. 한해에 한 번 정도 최대 700억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수년간 투자한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띈다.
◇'자본잠식' 해소될까, 기술 수출 기대 ↑
네이버랩스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네이버가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랩스는 현재 200여명의 직원을 두고 네이버 플랫폼의 미래 기술을 연구한다는 중책을 맡고 있다.
중요성은 크지만 네이버랩스는 자체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수익을 창출하기보다 R&D에 주력하기에 해마다 수백억원의 영업적자를 낸다.
네이버랩스는 2021년 545억원, 지난해 476억원의 손실을 봤다. 지난해 결손금은 2536억원이다. 자본총계가 지난해 말 마이너스(-)로 돌아서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네이버가 네이버랩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이유다.
네이버랩스가 특히 집중하는 분야는 로봇이다. 이는 석 CEO의 약력에서도 드러난다. 석 CEO는 서울대학교에서 기계항공공학부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미국 MIT대학원에서 기계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MIT에서 석 CEO는 치타(Cheetah)로봇과 지렁이(meshworm)로봇 등을 연구했다.
석 대표가 네이버랩스에서 로봇을 연구하기 시작한 시점은 2016년이다. 이 기술이 결과물로 드러난 것은 네이버가 신사옥 ‘1784’를 개관하면서다. 1784에는 약 100대의 로봇들이 여러 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놓고 석 CEO는 최근 서울대학교와 인터뷰에서 “공장이 아닌 일상공간에서 이 정도 규모의 서비스 로봇이 다양한 서비스를 상시 제공하는 곳은 유례를 찾기 어렵다”며 “로봇 기술 외에 네이버의 클라우드 엔지니어링, AI, 서비스개발과 운영 노하우가 모두 녹아 있으며 이 정도 과감한 투자 없이 완성도 높은 로봇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네이버랩스의 기술력이 담긴 1784는 사옥 그 이상의 기능도 수행한다. 네이버의 기술력을 과시하는 전시관 역할이다. 이는 기술수출 가능성으로도 이어졌다. 3월 석 대표가 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 등과 함께 사우디아리아비아 자치행정주택부 및 투자부와 국가 차원의 디지털 전환에 협력하겠다는 내용의 MOU를 맺었다.
올 9월에는 이런 MOU를 바탕으로 중동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한 민관지원단도 구성될 예정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세계 최대의 스마트시티 ‘네옴시티’ 프로젝트 외에도 전방위적인 디지털 전환(DX)에 힘쓰고 있는데 네이버가 파트너로 사실상 선정됐다.
석 CEO는 인터뷰에서 “최근에는 단기 목표가 하나 더 생겼다”며 “그것은 기술을 수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에는 국경이 없다는 얘기를 줄곧 해왔는데 매일 두근거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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