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코그룹은 지금]금융 부담 감당 '코미코', 뒤처진 '바이오·연료전지'③적자 '미코파워·현중파워', 미코바이오메드 CB 풋옵션 눈앞…美 투자 'TRIB' 매각 자산 분류
신상윤 기자공개 2023-06-16 07:14:15
[편집자주]
반도체 장비 세정 및 코팅 사업을 시작으로 중견기업 반열에 오른 미코그룹이 지배구조를 다시 수술대에 올린다. 올해 창립 27주년을 맞아 반도체, 바이오 그리고 신규 사업군으로 영역을 구분해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작업이다. 새로운 지배구조를 통해 창업자 전선규 회장이 그리는 미코그룹의 미래 사업 방향성과 재무전략 등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3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코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신규 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게 됐다. 재원은 반도체 장비 세정 및 코팅 사업을 영위하는 '코미코'가 책임진다. 미코그룹이 바이오나 연료전지 등 새로운 성장 동력에 투자한 자원을 회수하기엔 아직 시간이 필요한 가운데 재무구조가 상대적으로 우수한 코미코가 금융권 차입 등을 감당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13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코미코는 모회사 미코로부터 관계사 미코세라믹스 주식 260만5639주(47.8%) 취득 절차를 밟고 있다. 미코세라믹스 주식 양수도 금액은 1325억원이다. 다음달 3일 거래 종결을 목표로 현재 계약금(100억원)과 1차 중도금(500억원)이 지급됐다.
400억원의 2차 중도금은 오는 15일 예정이다. 내달 초 거래 종결일에 맞춰 코미코 첨단소재 사업부(90억원)와 코미코가 보유한 미코바이오메드 주식 50만7614주(26억원)가 거래대금 일부와 상계돼 미코로 넘어간다. 잔금도 같은 날 치른다. 코미코 첨단소재 사업부와 관계사 미코바이오메드 주식으로 상계되는 약 116억원을 제외하면 2차 중도금을 포함해 609억원에 달하는 현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올해 1분기 말 별도 기준 코미코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84억원에 그친다. 단기금융상품 320억원을 포함하면 500억원을 겨우 넘는다. 다른 비용을 쓰지 않는다고 가정하더라도 계약금과 1차 중도금을 치르는 데 곳간을 상당히 비웠을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9일 미코 대상 유상증자로 200억원을 확보했지만, 2차 중도금과 잔금 마련을 위해 코미코의 금융권 차입은 불가피할 것으로 풀이된다.
미코그룹 내에서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우수한 코미코가 금융권에 손을 벌려 재원을 마련하는 모양새다. 이렇게 마련돼 지주회사 미코로 넘어간 현금은 차기 성장 동력 발굴이란 이름 아래 투자될 예정이다. 미코그룹은 반도체 후공정 부분이나 전고체 등을 투자 물망에 올려둔 것으로 알려진다.
미코그룹 내에서 안정적으로 성장 궤도에 오른 반도체 산업군을 제외하면 대부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각자 생존 전략을 도모하기에도 버거운 상황으로 풀이된다. 지주사인 미코가 충분한 재원이 있었다면 든든한 뒷배가 됐겠지만 기존의 지배구조 아래에선 어려운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건전한 코미코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미코그룹 내에서 반도체 산업군을 제외하면 바이오나 연료전지, 산업보일러 등 신규 사업은 아직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일례로 바이오 산업군에 속한 주력 계열사로는 코스닥 상장사 미코바이오메드가 있다. 진단 장비 및 키트 사업을 영위하는 미코바이오메드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15억원에 그친다. 전년동기대비 83.7% 줄어든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1.6% 개선된 35억원이지만, 전년대비 영업손실률이 5배 넘게 증가한 227.2%를 기록했다. 2021년부터 적자 경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엔데믹의 파고를 넘지 못하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오는 10월이면 200억원 규모로 발행한 6회차 전환사채(CB) 투자자들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요구가 가능해진다.
20%(40억원)의 매도청구권(풋옵션)을 제외하면 최대 160억원을 상환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6회차 CB는 표면, 만기 이자율이 0%다. 투자자들로선 전환가액(8298원)이 주가보다 낮으면 풋옵션 대신 주식 전환으로 차익을 거두겠지만, 미코바이오메드 주가는 최근 5000원대에서 횡보하는 상황이다.
미코와 미코바이오메드가 바이오 진단부문 사업 확장을 위해 투자한 미국 나스닥 상장 '트리니티 바이오테크(Trinity Biotech, 상장명 TRIB)'와의 시너지도 사실상 실패로 귀결될 전망이다. 미코그룹은 미국에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해 트리니티 바이오테크에 4500만달러(원화 600억원)를 투자했다. 그러나 당초 예상과 달리 경영 참여에서 배제되면서 트리니티 바이오테크 투자 주식은 매각 예정 자산으로 분류했다.
연료전지 및 산업보일러 등 신규 사업도 녹록진 않다. 미코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사업을 위해 2021년 1월 분사한 미코파워는 지난해 매출액 37억원, 영업손실 132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를 기록했다. 사모투자펀드(PEF)에 미코가 420억원을 투자해 간접 지배력을 확보한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은 지난해 290억원 상당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한 상황이다.
미코그룹 관계자는 "코미코로선 미코세라믹스의 부족한 인수 자금은 일부 금융권 차입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라며 "이번 지배구조 개편은 성장하고 있는 반도체 사업 시너지를 내는 등 미래를 길게 보고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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