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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금융 명가 농협]농협중앙회 '배당의 경제학' 지역경제 살린다⑥배당성향 '30%' 금융지주사 최고…영업이익 11% 농업지원사업비로 사용

고설봉 기자공개 2023-06-26 07:15:04

[편집자주]

농업협동조합은 올해 창립 62돌을 맞았다. 농업생산력 증진과 농민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 목적에 맞춰 발전해왔다. 경제사업과 금융사업 등 다방면에서 공공성에 초점을 맞춰 사업 다각화를 이루며 성장했다. 최근 지역소멸 위기 상황에서 전국 비도시지역 경제 인프라의 핵심 조직으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금융의 공공성이 중요한 화두가 된 지금 더벨은 농협이 추구하고 있는 공공재적 가치와 사례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5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업협동조합의 공공재적 성격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이익의 순환이다. 전국 단위농협을 통해 출자한 조합원들은 농협의 주주인 동시에 고객이다. 이들은 농협의 금융과 경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이익을 얻는다. 또 출자한 만큼 매년 현금 배당금을 받아 일종의 투자 수익도 환원받는다.

농협중앙회 100% 자회사인 NH농협금융지주에서만 연간 2조원 넘는 순이익을 기록한다. 이 가운데 법정적립금 등을 제외한 수익 거의 대부분을 농협중앙회로 배당한다. 더불어 농협금융은 매년 농업지원사업비로 수천억원을 농협중앙회에 납부한다. 이렇게 환원되는 자금의 규모만 연간 1조원이 넘는다.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수익의 대부분을 배당한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외국계 글로벌 사모펀드 등에 뿌려진다. 외국인 주주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농협은 100% 국내 농촌 등에 기반을 둔 조합원들이 주주다. 농협이 이익을 내면 전국 각지의 지역경제로 자금이 순환되는 구조다. 농협을 소위 ‘민족자본’이라 부르는 이유다.

◇높은 배당성향 유지할 수 있는 이유 '공공성'

NH농협금융지주는 국내 주요 주요 금융지주사 가운데 배당성향이 가장 높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 배당 확대를 경계하며 자본비율 관리를 강하게 주문했던 코로나19 와중에도 농협금융은 압도적인 배당성향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농협금융이 당국의 권고 등에도 불구하고 국내 대형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배당성향을 보일 수 있는 이유는 공공성에 있다. 농협금융의 배당은 전액 모기업인 농협중앙회로 올라가 농민 지원금에 쓰기 때문이다. 당국도 이러한 구조를 알기 때문에 농협금융의 배당 정책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너그러운 편이다.


실제 농협금융은 코로나19 기간 회계기준 배당에서 압도적인 배상성향을 보였다. 회계기준 2019년 6000억원, 2020년 5000억원, 2021년 6800억원 등 오히려 코로나19 기간 배당총액을 늘려왔다. 이에 따른 배당성향은 2019년 33.72%, 2020년 28.80%, 2021년 29.67%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농협금융은 6400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이에 다른 배당성향은 28.69%를 기록했다. 국내 금융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배당성향이다. 같은 기간 KB금융 26%, 신한금융23.5%, 하나금융 27%, 우리금융 26% 등과 비교해 높다.

지난해 말 금융지주사들은 대규모 주주환원책을 가동했었다. 회장(CEO) 등 지배구조 교체를 앞두고 있었던 만큼 주요 주주인 외국인주주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실제 배당성향을 크게 높이지는 못했다. 공공성을 앞세운 당국의 자본비율 관리 권고를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농협금융 만큼은 자체적으로 설정한 목표대로 배당성향을 유지할 수 있었다. 배당의 성격과 대상이 경쟁사들과 크게 다르기 때문이었다. 농협금융의 모기업은 농협중앙회로 지분율은 100%다. 농협금융이 배당하는 현금 전액은 중앙회로 올라간다.

이렇게 중앙회에 모인 자금은 다시 전국의 각 단위농협으로 분배된다. 더불어 비료와 농약값, 창고 지원 등 농민 지원 사업에 활용된다. 주주들의 투자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경쟁 금융지주사와 달리 농협의 배당은 지역경제를 살리는 마중물 역할의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다.

◇영업이익 11% 따로 떼 전국 단위농협 지원

농협금융의 공공재적 성격에서 또 한가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농업지원사업비다. 농협금융은 공공부문에 대한 기여가 사업 목적에 포함돼 있는데 그 대표적인 자금이 농업지원사업비다. 이 자금은 농협중앙회를 통해 전국 각지 단위농협으로 재분배 돼 농민 영농자금 등 지원에 쓰인다.

농협금융은 이미 매년 배당금과 농업지원사업비 명목으로 1조원 넘는 자금을 농협중앙회에 납부하고 있다. 배당금이 순이익 정산 후 이익을 중앙회에 올려보내는 성격의 자금이라면 농업지원사업비는 순이익 계상 전에 영업외비용을 충당하는 자금이다.

농협금융지주 산하엔 은행 1곳과 비은행 8곳 등 총 9곳의 자회사가 있다. 농협은행과 농협생명, 농협손해보험, NH투자증권, NH-Amundi자산운용, NH농협캐피탈, NH저축은행, NH농협리츠운용, NH벤처투자 등이다. 대다수 자회사 지분율은 100%이고, NH투자증권 53.87%, NH자산운용 70%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러한 8개 자회사를 통해 지난해 농협금융은 지난해 총영업이익 9조4326억원을 거뒀다. 이 가운데 일반관리비 4조8754억원 등을 제외한 영업이익 3조752억원을 달성했다. 이 영업이익에서 농협금융은 지난해 4505억원을 농업지원사업비로 편성했다. 이는 영업이익의 11.93%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농협금융은 농업지원사업비를 역대 최대 수준으로 편성했다. 코로나19 등과 에너지 등 원자재값 인상 등 영향으로 영농 여건이 불리해졌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농협금융은 전국 단위농협 등에 대한 지원을 위해 연간 영업이익을 일부 포기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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