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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네이버 vs 카카오]이제는 웹콘텐츠 선두경쟁, IP·수익성 강화 '사활'[웹툰]⑥네이버웹툰, 글로벌 시장 제패…카카오, 타파스·픽코마 앞세워 진격

이지혜 기자공개 2023-06-21 13:10:58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9일 13: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금이야 애플,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가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 사실 웹툰시장은 한국이 전세계 최초로 개척했다. 2003년 2월 다음웹툰이 처음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으니 벌써 20년의 역사가 생겼다.

그간 시장의 선두주자도 다음웹툰에서 네이버웹툰으로 바뀌었다. 네이버웹툰은 글로벌 100여개국에 서비스를 제공하며 선전하고 있다. 또 ‘웹콘텐츠’ 분야의 제왕이 되기 위해 왓패드, 문피아 등 웹소설 플랫폼까지 인수하며 덩치를 키웠다.

카카오의 맹추격도 거세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북미 최초 웹툰 플랫폼 타파스, 영문 웹소설 콘텐츠 플랫폼 래디쉬를 인수하며 글로벌 영향력을 키웠다. 특히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픽코마는 ‘만화의 종주국’이라 불리는 일본에서 압도적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웹콘텐츠로 노리는 효과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플랫폼 이용자 이탈을 막는 것이다. 두 번재는 IP(지식재산권)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며 수익을 늘리는 것이다. 현재 네이버와 카카오 둘다 웹콘텐츠사업에서 적자를 내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네이버, 후발주자에서 글로벌 웹툰 1위까지…미국 증시까지 노린다

2004년 6월 23일 네이버가 웹툰서비스를 시작했다. 다음웹툰(현 카카오웹툰)보다 1년 4개월이나 출발이 늦었으며 시작도 미약했다. 출판 만화를 유료 제공하는 게 주를 이뤘고 네이버 검색 이용자를 대상으로 접근성을 높이는 식의 전략을 구사했다.

변화가 생긴 것은 2010년대에 들어서다. 야후 등이 서비스를 접으면서 네이버웹툰의 영향력은 강력해졌다. 이에 네이버는 2015년 사내독립기업(CIC) 1호로 김준구 대표를 중심으로 한 웹툰&웹소설셀(Cell)을 세웠다. 그리고 2년 뒤 웹툰&웹소설셀은 네이버웹툰으로 독립했다.


매출도 비약적으로 늘었다. 초창기 네이버웹툰(현 네이버웹툰컴퍼니)의 매출은 약 340억원(2017년 5월 1일~2017년 12월 31일)에 그쳤지만 지난해 5488억원으로 불어났다. 글로벌 매출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네이버의 웹툰부문 매출은 1조663억원인데 산술적으로 5000억원 이상을 글로벌사업으로 벌어들였다.

네이버웹툰이 일찌감치 글로벌로 눈을 돌린 덕분이다. 독립법인으로 출범하기 전인 2014년 7월부터 네이버는 웹툰서비스를 전세계 30여 개국에 제공했다. 지금은 네이버웹툰의 서비스 국가가 100여곳이 넘는다.

네이버가 웹툰사업의 전초기지를 미국에 세운 이유다. 현재 네이버는 미국 웹툰엔터테인먼트가 한국 네이버웹툰과 캐나다 왓패드웹툰스튜디오, 일본의 라인디지털프론티어(LINE Digital Frontier Corporation)를 자회사로 거느린 구조를 갖췄다.

초창기 웹툰사업은 검색 이용자 이탈을 막기 위한 수단이었지만 이제 네이버웹툰은 그 자체로 강력한 콘텐츠 플랫폼이 됐다. 이에 따라 네이버웹툰은 웹툰이라는 한계에서 벗어나 ‘웹콘텐츠’의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네이버가 2021년 1월 6억 달러, 우리 돈 6500억원을 들여 글로벌 1위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2월 국내 1위 웹소설플랫폼 문피아를 1000억여원에 인수한 배경이다. 이전까지 네이버가 제휴나 간접투자만 주로 진행했고 인수합병(M&A)에 들이는 돈도 5000억원을 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변화였다.

네이버웹툰은 이제 사업이 3단계(phase 3)로 접어들었다고 자평한다. 국내 1위 등극이 1단계, 글로벌화가 2단계였다면 3단계는 원작IP를 활용해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2차 창작물을 만드는 게 핵심이다. 이는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이자 웹툰 시장의 재도약기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웹툰은 이런 IP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 웹툰엔터테인먼트를 통해 2023년 미국 증시에 입성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이를 위해 지난해 순손실 1089억원을 냈던 웹툰엔터테인먼트의 내실을 다져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카카오, 웹툰사업 아직 이원화 구조…‘웹콘텐츠’와 2차 창작물 시너지 기대

네이버웹툰이 웹콘텐츠 사업으로 승부를 본다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웹콘텐츠 외의 사업을 병행하며 증시 입성을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다시 말해 네이버웹툰이 웹콘텐츠 중심이라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백화점’인 셈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웹툰사업 등을 영위하는 카카오페이지가 2021년 3월 카카오엠을 흡수합병하면서 탄생해, 그해 7월 멜론컴퍼니까지 삼켰다. 이에 따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웹툰과 웹소설 등 스토리사업부문과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등을 영위하는 미디어사업부문, 멜론 등 음악사업까지 총 세 가지 사업을 주축으로 영위하고 있다.

이때문에 네이버웹툰이 꿈꾸는 웹콘텐츠 IP를 활용한 2차 창작물사업을 하기에는 카카오가 더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IP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M&A를 거듭했다. 북미 최초 웹툰 플랫폼인 타파스와 영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2021년 인수했다. 타파스와 래디쉬 인수에 들인 돈은 각각 5억1000만 달러, 4억4000만 달러로 우리 돈으로 1조1000억원에 이른다.

그리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타파스와 래디쉬를 합병해 타파스엔터테인먼트를 출범시켰다. 네이버가 왓패드를 인수해 스튜디오 등을 만들 때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타파스와 래디쉬로 거대 웹콘텐츠 기업을 출범시킨 셈이다.

또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픽코마(Piccoma)는 일본에서 올 1분기 디지털 코믹앱 기준으로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프랑스 등 유럽으로도 진격하고 있다.

이 역시 네이버웹툰과의 차이점으로 꼽힌다. 네이버는 웹툰사업을 미국 웹툰엔터테인먼트로 일원화했지만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픽코마로 웹툰사업 사업주체가 쪼개져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카카오픽코마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 넘기는 식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할 수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된다.

카카오도 웹콘텐츠 등 스토리사업부문의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과제에 직면했다. 스토리사업부문은 2021년 매출 7917억원, 지난해 9209억원 등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며 규모면에서는 네이버에 버금가지만 수익성은 크게 약화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6298억원, 타파스엔터테인먼트는 228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그나마 픽코마가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다는 점은 위안일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픽코마는 지난해 순이익 336억원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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