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 3색 효성의 길]그룹사 밸류에이션 '최정점' 효성첨단소재③3사 중 시가총액 가장 높아...주력 사업과 신사업 모두 선방한 결과
이호준 기자공개 2023-06-23 07:29:00
[편집자주]
대기업 계열사일수록 화려한 전적 혹은 반전 하나쯤은 갖고 있다. 비록 지금은 여러 이유로 과거의 명성을 잃어버렸을지라도 '옛날에는 잘 나갔지'라는 인식만큼은 확실히 남긴 곳이 있다. 반대로 위상 변화를 쉽게 상상할 수 없던 계열사지만 오늘날 '에이스'로 성장한 곳들도 꽤 있다. 효성그룹 '소재 3사' 역시 마찬가지다. 한때 캐시카우로 이름을 날렸던 효성화학은 올 1분기 452억원의 적자를 냈고 방향타 정도였던 티앤씨·첨단소재는 시장 점유율·실적이 뚜렷하게 개선됐다. 이들의 앞날은 어떻게 흘러갈까. 또 다른 변곡점을 맞고 있는 효성그룹 3사의 길을 더벨이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1일 08시2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효성첨단소재를 둘러싼 상황은 코로나 팬데믹 전후로 크게 달라졌다. 모빌리티 등 전방 산업을 중심으로 수요가 살아나면서 매출과 이익이 늘고 주가는 확 뛰었다. 그리고 그 중심엔 주력 제품인 '타이어코드'와 신사업인 '탄소섬유·아라미드'가 모두 있었다. 코로나 이후에도 꾸준히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효성그룹의 새 간판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효성첨단소재는 지난해 연결 기준 31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그룹사 '소재 3사' 중 가장 많은 수익을 올렸다. 업황 회복 속에 주력 제품인 타이어코드 판매가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타이어코드는 타이어 내부를 구성하는 보강재로 타이어의 형태를 유지시키고 안정성과 내구성을 결정짓는 핵심 소재다
이중에서도 효성첨단소재는 폴리에스터(PET) 타이어코드와 스틸코드, 비드와이어, 나일론 코드 등의 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특히 PET 타이어코드는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다. 자동차 타이어 수요 중 신규 타이어(OE) 수요는 다소 감소했지만 교체용 타이어(RE) 수요가 견조한 모습을 보이며 수익성이 보장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 즈음 계열사 '수직 계열화'도 수익성에 보탬이 됐다. 예컨대 PET 타이어코드의 중간재와 원재료는 PET 칩(Chip)과 테레프탈산(TPA)이라 할 수 있다. 두 제품 모두 효성티앤씨와 효성화학이 생산해 효성첨단소재에 납품 중이다. 그룹 차원에서 고품질의 제품을 균일하게 만들 수 있는 데다 경쟁사보다 원가를 더 낮출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증설을 통해 미래의 수익성도 가늠하게 했다. 효성첨단소재는 지난해 8월부터 베트남 쾅남(Hyosung Quang Nam) 법인에만 약 1800억원을 투자해 타이어코드 생산설비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순이익 1600억원 중 베트남 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81%라는 점에서 캐파 확충에 따른 생산·판매량 향상은 예상된 수순으로 보인다.
반등과 투자를 밑천삼아 밸류에이션에도 변화가 생겼다. 그간 효성첨단소재의 시가총액은 좀처럼 상승 국면을 찾지 못했었다. 예컨대 분할 직후인 2018년 7월 13일 효성첨단소재의 시가총액(7100억원)은 효성화학(4800억원)보다 다소 높았고 효성티앤씨(1조원)보다는 낮았다. 이후 2년 간 판가 하락이 겹치면서 시가총액은 1900억원까지 급락했다.
다만 전방 산업의 부활 속에 전세 역전의 기회를 잡았다. 앞서 언급했듯 코로나 이후 눌려있던 자동차 산업이 기지개를 켠 데 더해 신성장동력인 탄소섬유와 아라미드의 성장세도 눈에 띄였다. 실제 지난 2021년 연결 기준 산업자재 부문(타이어코드 및 신성장동력)의 영업이익은 2545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3162%나 증가한 수치다.

작년 한 해 동안은 지속가능성도 보여줬다. 엔데믹에 접어든 2022년에도 산업자재 부문이 3029억원의 이익을 올리며 꾸준함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세계 탄소섬유 업황은 호조세를 지속하고 있고 타이어코드 등의 증설 작업으로 앞으로도 이익 증대가 전망된다. 업계 추산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대략 3000억원 이상이다.
결국 연이은 호재들이 효성첨단소재 밸류에이션 상승으로 이어진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말(12월 29일) 효성첨단소재의 시가총액은 1조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달 20일 기준으로는 2조1400억원까지 넘어섰는데 사업 분할 직후(7100억원)와 비교해 약 1조4000억원이나 뛴 것이다. 연초와 비교하면 45%나 급등한 상태다.
소재 3사는 물론 효성그룹 내 다른 상장사들과 견줘도 최정점에 선 지 오래다. 불과 5년 전 효성화학과 효성티앤씨 사이에 위치하던 효성첨단소재의 시가총액은 이제 가장 높은 자리를 꿰차고 있다. 효성중공업(9100억원)의 시가총액도 뛰어넘은 상황이라 사실상 가장 탄탄한 밸류에이션을 자랑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인 증설로 탄소섬유와 아라미드의 생산능력 및 매출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신사업의 실적 기여도가 속도로 확대될수록 투자 매력도는 더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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