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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Forum/2023 VC Forum]"한국 벤처 생태계, 제도 선진화로 글로벌화 돼야"해외 LP와 교류의 장 필요, 높은 리턴 트랙레코드 필수…복수의결권 제도 완화 필요

이효범 기자공개 2023-06-26 08:42:36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3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벤처캐피탈(VC)의 글로벌 투자 강화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정부와 VC들은 각각의 역할 속에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정부는 국내 VC와 해외 LP(출자자)들이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는 교류의 장을 활성화하고 정책자금을 활용해 지원책을 마련해 나갈 전망이다. VC들은 결국 펀드를 운용하는 GP(위탁운용사)로서 높은 수익률의 트랙레코드를 갖추는 게 급선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올해 11월부터 복수의결권이 도입되는 만큼 스타트업들이 이같은 제도를 발판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를 위해 다른 나라에 비해 엄격하게 설계된 제도를 현 수준보다 더욱 완화해야 한다는 논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부 "글로벌 연결성 중요"…VC "해외 시장에서 펀드 레이징 숙제"

임정욱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실장은 23일 서울시 중구 더플라자호텔 메이플홀에서 '투자 혹한기, 한국 벤처캐피탈의 미래 성장 전략'이라는 주제로 열린 '2023 더벨 벤처캐피탈 포럼(Venture Capital Forum)' Q&A 세션에서 "국내 벤처투자 생태계가 성장하려면 글로벌 연결성이 중요하다"며 "해외 LP도 한국에 어떤 스타트업과 투자기회가 있는지 알 수 있어야 하고 한국 VC도 해외에 어떤 LP가 있고 어떻게 출자를 받을 수 있을지 서로 알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기부는 글로벌 투자 생태계와 한국 벤처 생태계를 연결할 수 있는 많은 이벤트와 정보제공을 열심히 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올 11월 '컴업 2023'이라는 스타트업 생태계 이벤트를 실시하는데 글로벌CVC를 한국으로 초청해 우리나라 CVC나 VC와 교류하는 이벤트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해외 현지 LP와 VC들을 만났는데 국내 VC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포럼 등의 기회를 만들어 가는게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투자 지역과 분야에 따라서 원활하게 교류가 이뤄지고 있는 곳들도 있다. 유정호 KB인베스트먼트 글로벌투자그룹장은 "당사는 바이오 헬스케어에 포커스를 맞추고 미국에 투자하고 있다"며 "현지에 대한 기술 동향과 관련해 국내 LP들과도 상당히 교류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의 특성상 과학에 가까운데 KB인베스트먼트 펀드에 참여하는 LP들도 바이오 헬스케어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미국 투자와 관련 커뮤니케이션 갭은 크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높은 수익률을 앞세운 리턴 트랙레코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그룹장은 "해외 투자를 위해 국내 LP에만 의존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결국 해외에서 펀드를 결성하려면 해외 시장에서 레코드를 쌓아서 펀드레이징을 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 한국 정책자금이 펀드의 주요 LP로 있다는 점은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높은 리턴을 위해 인도와 동남아 투자시 눈여겨 볼 업종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인도, 동남아 VC 시장의 성장 역사가 비슷하기 때문에 국가별로 특징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주로 1차 산업의 디지털화를 통해 농어촌 지역을 타깃으로 한 기업, 신흥국 중소기업 파이낸싱 등을 다루는 넥스트 핀테크, 이커머스를 통해 선진화 된 유통망에서 팔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 등을 집중적으로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실장은 앞으로 정부가 국내 VC의 글로벌 투자를 활성화 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둔 글로벌 투자기관 유라지오(Eurazeo)가 운용 중인 글로벌 펀드에 한국벤처투자(KVIC)가 출자하기도 했다"며 "유라지오는 한국에 사무소를 내고 투자를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처럼 우리 벤처 생태계를 오픈하고 글로벌화 할 것인가를 고민해서 정책적 노력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23일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23 더벨 벤처캐피탈 포럼'에서 Q&A세션이 진행중이다. (왼쪽부터 유정호 KB인베스트먼트 글로벌투자그룹장, 정유신 서강대학교 기술경영대학원장, 임정욱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 이종건 법무법인 이후 대표변호사)

◇OECD 국가 대부분 복수의결권 도입…과감한 제도 개선 목소리

복수의결권도 글로벌 투자와 무관치 않다. 해외 LP들이 우리나라를 찾게 하기 위해서는 국내 스타트업을 키우는 것도 중요한 경쟁력 창출 방안이다. 복수의결권 역시 이같은 관점에서 스타트업들을 한층 더 성장시킬 수 있는 제도적 기반으로 볼 수 있다. 이날 Q&A세션에서도 복수의결권을 두고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종건 법무법인 이후 대표변호사는 "OECD 국가 중 한국이 복수의결권을 거의 마지막으로 도입하는 국가"라고 말했다. 그는 "도입 당시 여러 나라들이 고민했던 핵심은 지배구조 왜곡 이슈"라며 "적은 자본을 투입한 이가 지배력을 갖추면서 견제받지 않은 권력을 행사하는게 문제가 되는데 어떤 안전장치를 둬야 할지가 주요 논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우리나라가 복수의결권 도입을 상대적으로 늦게 하는 편이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서 까다롭게 설계돼 있는게 사실"이라며 "국회 법안 통과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논의가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전에 예방적인 장치를 까다롭게 만들면서 복수의결권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지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보다 과감하게 제도를 풀어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창업자들이 적극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 스타트업들의 성장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것.

임 실장은 이에 대해 "당시 법안을 통과시키는게 중요했기 때문에 현 수준으로 결론이 난 것"이라며 "앞으로도 복수의결권과 관련해 제도적으로 계속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정유신 서강대학교 기술경영대학원장이 진행을 맡았다. 임정욱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 유정호 KB인베스트먼트 글로벌투자그룹장, 이종건 법무법인 이후 대표변호사가 발표자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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