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L, 하반기 흑자 전환 기대…3조 투자계획은 '흔들' 상반기 시청률 흥행작 다수, 하반기 반영…드라마·광고 시장 위축에 투자 환경도 변화
이지혜 기자공개 2023-07-05 13:14:07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4일 17: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LL중앙(이하 SLL)에게 있어서 ‘재벌집 막내아들’은 반전의 계기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SLL의 드라마는 작품성은 있지만 분위기가 어두워 흥행성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다 지난해 말 '재벌집 막내아들'을 시작으로 ‘대행사’, ‘신성한, 이혼’, ‘닥터 차정숙’, ‘나쁜엄마’ 등 올 상반기까지 흥행세를 이어가며 경쟁력을 입증했다.하반기 SLL이 흑자전환을 기대하는 이유다. 비록 시청률과 이익 인식의 시차로 상반기에 적자를 봤지만 하반기에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3조원 투자 계획은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적자에 더해 시장이 위축된 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바라봤다.
◇작품성과 대중성 ‘두마리 토끼’ 잡는다, 하반기 흑자 전환 자신
SLL이 4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SLL 상반기 결산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반기 콘텐츠 성과 등을 소개했다. 이날 자리는 박준서 SLL 제작총괄(사진)이 이끌었다.
박 총괄은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SLL의 제작 역량이 빠르게 좋아졌다”며 “SLL이 지난해까지 흥행부진을 겪었지만 지난해 말 ‘재벌집 막내아들’이 흥행하면서 자신감을 찾고 변화했다”고 말했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지난해 11월 18일부터 12월 25일까지 반영된 JTBC의 미니시리즈 드라마로 최고시청률 30.1%를 기록하며 크게 흥행했다. 이후에도 SLL은 ‘대행사’, ‘신성한, 이혼’ 등으로 두 자릿수 시청률을 이어갔다. 특히 ‘닥터 차정숙’은 최고 시청률 19.4%를 기록해 전세계 넷플릭스 비영어권 TV부문에서 2위에 오르기도 했다.
SLL이 흥행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데는 콘텐츠 방향성 변화가 주효했다. 박 총괄은 “이전과 달라진 것은 TV채널 블록 맞춤형 콘텐츠 기획 개발, 즉 대중적인 콘텐츠를 만들었다는 것”이라며 “최근에는 좀더 쉽고 밝은 이야기 등 대중적인 작품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SLL이 작품성을 제쳐놓은 것은 아니다. 가족 시청자가 몰리는 토일드라마는 여럿이 함께 볼 수 있는 이야기를, 수목드라마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콘텐츠처럼 혼자 집중해서 보기 좋은 이야기를 중심으로 제작했다.
박 총괄은 “두 가지를 같이 잡으려면 좋은 크리에이터가 필요하다”며 “과감하게 신인을 발굴해서 본질적으로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 상반기 흥행작으로 꼽히는 '사랑의 이해', ‘대행사’, ‘닥터 차정숙’, ‘나쁜엄마’는 신인 작가가 집필한 작품이다.
이를 기반으로 SLL은 올 하반기부터 흑자를 낼 것으로 바라봤다. 올 상반기 흥행작의 수익이 적어도 하반기에 반영되면서 3분기부터는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SLL은 올 1분기까지 연결기준으로 매출 936억원, 영업손실 190억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줄고 영업손실도 확대됐는데 올 2분기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드라마 시장 ‘위축’, 3조 투자계획 변화 가능성
SLL이 올 상반기 적자를 낸 데다 시장까지 위축되면서 투자 계획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박 총괄은 “드라마 규모 등 투자를 최대한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시장이 축소되고 있어 전적으로 부담을 떠안기 어려울 수 있다”며 “상반기 적자가 하반기 흑자로 전환하는 등 여러 가지 경영상황에 맞춰 최대한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SLL은 지난해 4월 사명을 JTBC스튜디오에서 SLL로 변경하면서 글로벌 스튜디오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와 함께 제작비 투자와 펀드 결성, 핵심 리소스 확보 등에 3년 간 3조원을 투자하고 2024년 2조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나 드라마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며 상황이 바뀌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외국자본이 드라마 시장에 빠르게 유입되면서 꼈던 거품이 이제 빠지고 있다고 박 총괄은 분석했다. 국내 시장이 실제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제작단위가 커졌다는 의미다.
박 총괄은 “실제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과한 사이즈의 드라마가 만들어지고 광고 시장이 위축되는 등 여러 요인이 맞물리면서 드라마 시장의 침체기가 왔다”며 “과거 2, 3년을 고려하면 지금 침체는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이런 위기에서도 우리는 시청자로부터 더 높은 퀄리티를 요구받을 것”이라며 “줄어든 시장에서도 그 퀄리티를 이뤄낸다면 위기를 극복하고 한국 드라마가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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