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위드 빅테크]컨트롤러 강자 파두, 자양분된 글로벌 빅테크 AI 투자⑥IPO 기업가치 1조 기대, 읽기·쓰기 속도 등 기술력 업계 선두권…메타에도 수주
이민우 기자공개 2023-07-10 10:20:26
[편집자주]
반도체, 전자부품 등 테크기업과 IT·플랫폼 같은 빅테크 분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분야다.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가상현실 등 산업의 경계를 아우르는 신기술이 등장하면서 테크-빅테크 간 밀월이 깊어지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시장과 발을 맞추는 국내 테크 기업의 관계와 시너지 효과를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6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2015년 설립된 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 파두는 SSD에 탑재되는 컨트롤러 분야에서 글로벌 빅테크의 인정을 받고 있다. 올해 나선 기업공개(IPO)에서도 1조원 이상 기업가치가 예상돼 국내외에서 주목하는 유니콘으로 우뚝 섰다. 빅테크를 중심으로 확산된 기업용 SSD, 데이터센터 투자 흐름 속에서 돋보이는 기술력을 입증한 결과다.파두가 현재 보유한 컨트롤러 기술력은 마벨(Marvell) 등 장기간 업력을 지닌 유명 팹리스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다. 5세대 기준 파두의 컨트롤러는 초당 14, 10GB의 읽기와 쓰기 속도를 지녀 상당한 성능을 보여준다. 지난해에는 SK하이닉스와 협업을 통해 글로벌 빅테크 메타(Meta, 舊페이스북)에 컨트롤러를 공급하는 데도 성공했다.
◇빅테크 SSD·데이터센터 투자 파도 탄 파두, 국내외 주목 유니콘으로 우뚝
파두는 최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공모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공모 주식은 총 625만주로 모집금액은 1600억~1900억원대 선이다. 이에 근거해 추산되는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1조5000억원에 이른다. 올해 IPO 도전 기업 중 처음 조 단위인 ‘대어’이자 지난 프리 IPO에 이어 명실상부한 유니콘으로 등극하는 데 성공했다.
2015년 설립된 반도체 스타트업인 파두의 눈부신 성장은 국내 반도체·팹리스 업계에서 그간 흔치 않았던 쾌거다. 파두가 이렇게 시장의 큰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첫 번째는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용 SSD 투자 확대 흐름이며, 두 번째는 이런 기업 니즈를 충족한 파두의 컨트롤러 기술력이다.
파두가 현재 주력으로 삼는 컨트롤러는 시스템 반도체의 일종이다. 다만 비메모리 반도체임에도 메모리 반도체와 함께 묶이기도 하는데, 이는 컨트롤러가 SSD에 붙어 데이터를 읽고 쓰며 제어하는 역할을 맡기 때문이다. 비유하자면 일종의 창고지기 역할로 데이터의 출납과 관리를 맡는 반도체, 부품인 셈이다.
단순하게 여겨졌던 컨트롤러의 역할은 빅테크에서 자율주행과 AI, 빅데이터 키워드가 대두되면서 점차 고도화되고 복잡해지고 있다. AI나 빅데이터 서비스는 대규모 데이터 처리가 필수적인 만큼, 탑재된 컨트롤러의 사양이 높아야 SSD의 성능과 대역폭을 최대치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기 초당 300~500MB이었던 SSD의 대역폭은 비휘발성 기억장치 익스프레스(NVMe의 도입 이후 초당 2GB를 가볍게 추월했다. 지속 발전 중인 SSD 대역폭에 맞춰 컨트롤러의 읽기, 쓰기 성능도 현재 초당 10GB 내외를 기록하는 등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다. 이에 글로벌 빅테크는 최근 기업용 SSD 수주과정에서도 높은 기준의 컨트롤러 사양을 고정적으로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선두권 못지않은 기술력 입증, 메타 수주로 호환성·신뢰성도 담보
데이터센터와 AI 성능의 중추를 맡는 컨트롤러지만, 사업 진입은 쉽지 않다. 빅테크 등 고객사 요구 조건을 맞출 수 있는 컨트롤러는 기술 난이도가 워낙 높은 탓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를 위시한 글로벌 종합반도체 기업이나 장기간 업력을 가진 팹리스 정도에서나 고성능 컨트롤러를 만든다.
특히 파두에서 설계, 개발한 SSD 컨트롤러의 성능은 시장 내 다른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앞선다. 파두의 PCIe 5세대 NVMe SSD 컨트롤러의 연속읽기 속도는 초당 14.6GB, 연속 쓰기는 초당 10.4GB다. 비교군인 마벨의 브라베라 SC5 PCIe 5세대 SSD 컨트롤러는 각각 초당 14GB와 9GB 정도다. 파두 SSD 컨트롤러 대비 근소하게 느리다.
마벨은 25년 이상 업력으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빅테크의 선택을 받아온 기업이다. 삼성전자에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내며 협업과 지분투자 관계를 맺는 등, 업계 내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마벨 수준의 SSD 컨트롤러를 생산한다는 것은 파두에서 단기간 내 상당한 수준의 기술력과 설계 난이도를 축적했음을 알 수 있는 방증이다.
파두의 SSD 컨트롤러는 지난해 SK하이닉스와의 협업으로 884조원 시가총액을 보유한 미국 빅테크 '메타' 수주에 성공했다. 메타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데이터센터, SSD 시장 표준화단체 '오픈 컴퓨트 프로젝트(OCP)'를 조직하는 등 기업용 SSD 평가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메타로의 수주 물꼬를 튼 만큼, 다른 빅테크 영업도 수월해질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SSD 특성상 기재된 컨트롤러 성능이 모두 발휘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초당 14GB가 넘는 읽기 속도를 가진 컨트롤러를 생산하는 기업은 손에 꼽는다”며 “파두 컨트롤러의 성능이 입증된 만큼 차후 문제는 신뢰성과 불량률을 결정하는 호환성인데, SK하이닉스나 메타 등과 협력 체제에 들어갔다면 이 역시 어느 정도 검증됐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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