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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회계 가이드라인]가상자산 발행해 얻은 매출, '상품권'처럼 처리한다④고객이 가상자산 '실사용'한 이후 매출로 인식…그전까지는 부채로 잡아둬야

노윤주 기자공개 2023-07-19 11:45:46

[편집자주]

혼란스런 가상자산 회계·공시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금융당국이 나섰다. 가상자산별 성격과 공시 범위, 매출 포함 여부 등을 정리한 회계 지침을 마련했다. 기업의 회계 명확성을 개선할 뿐 아니라 고객이 맡긴 가상자산의 부채 인식, 리저브(준비금) 물량 주석공시 등이 의무화되면서 투자자 보호 효과도 기대된다. 새로운 회계 가이드라인이 시장에 어떤 변화를 불러일으킬지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7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메이드는 2021년 4분기에 위믹스 매도로 얻은 현금 2255억원을 매출로 처리했다. 이후 기업이 코인을 직접 발행해 얻은 수익을 매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으로 이어졌다. 위메이드는 결국 실적을 정정했다. 위믹스 매도로 얻은 자금을 매출이 아닌 부채 선수수익에 반영했다.

플레이투언(P2E)게임, 대체불가토큰(NFT) 등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형태의 상품이 등장했고 가상자산을 발행하는 상장사도 늘었다. 그러나 앞선 위메이드 사례처럼 명확한 회계 기준이 없어 가상자산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에 대한 혼선이 계속됐다. 당국은 수익인식 시점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 시장 혼란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또 발행사의 공시 의무를 강화해 정보불균형 문제를 해결할 방침이다.

◇코인 이용한 매출 부풀리기 방지…약속한 개발 의무 다한 이후에 매출로 계상

당국은 최근 발표한 가상자산 회계·공시 지침에서 가상자산 발행사의 의무와 회계 처리 기준을 제시했다. 대다수 상황에서 기업은 블록체인 서비스 출시 전 자사가 발행하는 가상자산을 고객에게 '선 판매'한다. 과거에는 ICO를 통해 불특정 다수 대중에게 판매했고 최근엔 규제를 의식해 일부 기관투자자에 판매하고 거래소 상장을 통해 대중에게 유통하고 있다.

앞으로 가상자산을 발행해 판매하는 기업은 K-IFRS 제1115호 수익기준서에 따라 회계를 처리해야 한다. 그러나 판매액을 즉시 수익으로 인식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기업이 가상자산 공급자로서의 의무를 모두 완료한 이후에만 그 매각 대가를 수익으로 인식 가능하다.


공급자의 의무는 기업마다 다른 기준을 적용한다. 가상자산 발행 시 백서에 적어 둔 내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당국은 △가상자산을 이전만 하면 되거나 △플랫폼까지 구현해야 하거나 △구현된 플랫폼 내에서 재화·용역을 이전해야 하는 등 다양한 수준의 의무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A사가 B코인을 발행해 5000억원을 모았다. B코인 발행 목적은 C게임 플랫폼에서 아이템 거래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이 경우 A사는 C플랫폼을 구현하고 B코인이 거래 수단으로 사용된 이후에나 5000억원을 매출로 계상할 수 있다. 그 전까지는 부채의 일종인 선수수익으로 잡아둬야 한다.

이는 상품권에 대한 회계처리와 유사하다. 상품권을 통한 매출은 고객이 상품권을 사용해 물품을 구매했을 때 발생한다. 상품권을 단순 판매했을 때는 매출이 아닌 선수수익으로 처리한다. 발행자 입장에서 용역을 제공하기 전이기 때문에 수익이 아닌 부채로 판단해야 한다는 해석이 적용된다.

당국은 또 발행사가 의무 범위를 사후 임의 변경하지 않도록 했다.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익 인식 시점을 앞당기지 말라는 것이다. 이는 매출 부풀리기를 막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개발 현황·수익 인식 시점 등 '디테일'까지 공시해야

발행사의 주석공시 의무도 강화하다. 가상자산 발행 계약의 주요 내용을 주석에 기술해야 한다. 개발 단계, 프로젝트 성공 여부 등 중요 진행상황도 공시해야 한다. 선수수익으로 잡은 매각대금이 어느 시점에서 수익으로 인식되는지 설명하라는 것이다.

특히 발행사로서 약속한 의무를 어디까지 이행했는지, 기업은 의무 이행 단계를 어느 기준으로 평가했으며 이행 상황은 어떤지도 밝혀야 한다. 이미 수익으로 인식한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그 형태와, 시기를 공시해야 한다. 내부 유보(리저브) 물량의 기말, 기중 사용 수량과 회계정책, 향후 활용 계획도 주석에 담길 예정이다.

당국이 공시를 강화하는 배경에는 가상자산 발행 상장사 수, 금액 규모 증가가 있다. 당국이 금액적 중요성, 조사의 신뢰성 등을 따져 분석한 결과 △카카오 △위메이드 △넷마블 △네오위즈홀딩스 △다날 등 주요 상장사 중 5곳이 해외 자회사를 통해 총 10종의 가상자산을 발행했다.

10종 중 지난해 말 기준 유상매각한 가상자산은 8종이다. 매각대금은 7890억원에 달한다. 이 중 매각대금을 수익으로 인식한 사례는 3건으로 1126억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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