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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정기 신용평가 점검]부동산 불황에 캐피탈사 '휘청'...경고등 켜진 OK캐피탈⑤ '현대·롯데' 그룹 이름값에 엇갈린 신용도, 현대캐피탈만 웃었다

김슬기 기자공개 2023-07-19 13:01:01

[편집자주]

2023년 정기 신용평가가 마무리 됐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는 4월부터 6월까지 회사채 장기 신용등급을 대상으로 정기평정을 진행했다.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부동산 PF 리스크 등에 따른 기업 실적 급감으로 올해 정기평정 결과에 이목이 집중됐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이 주목하는 기업과 그룹, 크게는 산업의 신용등급 변화를 더벨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7일 14: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상반기 할부리스사(캐피탈사)는 고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자체적인 수신 기능이 없기에 외부 자금조달이 중요할 수 밖에 없는데 조달금리가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 또 그간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던 부동산 금융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대손비용도 증가하고 있다.

캐피탈사를 둘러싼 어려운 환경을 감안, 몇몇 기업들에 대해서는 신용등급 및 전망 조정이 이뤄졌다. 신용평가사별로 차이는 있었지만 올해 등급이나 아웃룩이 변경된 곳들은 OK캐피탈, 에이캐피탈, DB캐피탈 등이었다. 한국기업평가의 변동폭이 가장 컸고 나이스신용평가의 변동폭이 가장 적었다.

자체적인 사업환경이 변하지는 않았지만 계열 요인에 따라 신용등급이 변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가 롯데캐피탈이다. 그룹의 핵심인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으로 롯데캐피탈이나 롯데오토리스에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든든한 모회사를 둔 현대캐피탈은 올해 유일하게 등급이 상향조정됐다.

◇ 모회사 지원여부에 운명 갈린 현대·롯데캐피탈

캐피탈사에 대한 국내 신용평가 3사의 상반기 정기평정이 마무리됐다. 신용평가 3사가 신용등급을 보유한 기업들은 한국기업평가가 27개,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26개씩이었다. 신용평가 3사가 같은 평가를 한 곳은 현대캐피탈이 유일했다. 부정적인 업황에도 현대캐피탈은 등급 상향이 이뤄졌다.

현대캐피탈의 신용등급 및 전망은 'AA0, 긍정적'에서 'AA+, 안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용평가 3사는 올 초 아웃룩을 '긍정적'으로 변경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신용등급도 한 노치(notch) 상향조정됐다. 현대캐피탈이 신용등급이 상향된 것은 모회사 영향이 가장 크다.


지분구조를 보면 현대자동차가 59.68%, 기아가 40.10%등 총 99.78%를 특수관계자가 보유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영업자산 중 자동차금융의 비중이 80%에 육박하는 등 캡티브 물량의 비중이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올해 기아의 장기신용등급이 AA+로 조정되면서 현대캐피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신용평가 3사는 롯데캐피탈을 두고도 신용등급 변경 검토를 했다. 결과적으로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가 신용등급을 'AA-, 부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조정했고 한국신용평가만 기존의 등급을 유지했다.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하향 여파가 컸다. 그룹의 계열지원능력 반영여부가 각 사의 평가 결과를 달리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오토리스의 신용등급 및 전망 역시 'A0, 부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유사시 계열지원가능성을 감안했던 부분을 제외한 것이다. 현재 롯데오토리스의 최대주주는 롯데렌탈로 10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신용등급 및 전망을 'A0,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 OK캐피탈 우려 점증, 연체율 7.5% 육박…한신평, BBB+로 하향 조정

계열요인에 의한 등급 변동도 있었으나 자체적인 영업기반이나 재무 영향으로 등급이 변화한 곳도 있었다. 캐피탈업은 수신 기능이 없어서 시장성 조달을 할 수 밖에 없다. 시장금리의 상승으로 과거 2%대였던 조달금리가 현재는 두 배가량 뛰었다. 또한 부동산금융에 대한 비중 역시 중요하게 보고 있다.

신용평가사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OK캐피탈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업평가는 OK캐피탈의 신용등급은 A-로 가져가되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한국신용평가는 'A-, 부정적'에서 'BBB+, 안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OK캐피탈의 경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대출에 대한 우려가 컸다. 올해 3월 계열사인 예스자산대부를 흡수합병하면서 자기자본 규모가 7000억대에서 1조원으로 증가했음에도 부동산PF에 대한 노출도가 높아 신용등급 조정이 불가피했다. 올 1분기말 기준으로 영업자산 중 기업금융 비중이 67%였고 부동산PF 비중은 23.8%로 집계됐다.


그간 부동산PF와 부동산담보대출 등 기업금융으로 영업자산 규모를 키웠으나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부동산시장 침체의 영향을 직격탄으로 맞았다. 부동산 담보대출 및 부동산PF 내 브릿지여신 잔액은 1조4000억원이며 자본 대비 151%다. 연체율 역시 7.5%로 동일등급 내 여전사 평균인 2.7% 대비 높은 수준이다.

한국신용평가 측은 "최근 반년간 대손상각비가 2120억원 발행했고 이는 같은 기간 A급 이하 대손비용의 50%에 해당한다"며 "브릿지여신 등 부동산금융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을 뿐 아니라 투자건이 대부분 중·후순위로 구성돼 있어 회수예상액도 낮게 산출됐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한국투자캐피탈, 키움캐피탈, DB캐피탈 등의 대손비용 증가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 DB·에이캐피탈, 등급 아웃룩 변경…부동산 경기 회복이 '관건'

부동산 금융 부실 우려는 OK캐피탈에만 그치지 않았다. 한국신용평가는 DB캐피탈(BBB0)의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지난해 4월 최대주주의 유상증자에 따른 자본완충력 개선과 건전성 지표 개선 추세 등을 감안해 아웃룩을 '긍정적'으로 변경했으나 1년여만에 다시 '안정적'이 됐다.

영업자산 내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기업대출 대부분이 브릿지론이라는 점이 컸다. 1분기말 영업자산 내 부동산금융 비중이 약 70%였다. 연체율이 2022년말 1.1%에서 2023년 1분기말 2.3%까지 상승했다. 브릿지론의 만기연장 규모도 늘어나고 잇어서 자산회수 스케줄이 일부 지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DB금융그룹의 유사시 지원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그나마 긍정적이다. 그럼에도 한국신용평가 측은 "단기간 내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쉽지 않고 PF대주단 협약에 따른 사업정상화, 분양경기 회복 등 영업환경의 변화가 뒷받침되어야 사업안정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봤다.

이 밖에도 한국기업평가는 에이캐피탈(A캐피탈)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현 신용등급은 BBB0다. 2015년 한국스탠다드차타드캐피탈에서 제이티캐피탈주식회사로 변경된 바 있고 2021년 10월 키스톤뱅커스1호유한회사(키스톤PE+뱅커스트릿PE 공동·79.59%)에 인수됐다.

A캐피탈은 2020~2021년 적자를 낸 뒤 2022년 흑자 전환했지만 올해 다시 적자로 전환했다. 기업일반대출과 개인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부실채권이 증가하는 추세다. 부동산 관련 대출이 897억원으로 영업자산의 20.3%지만 부동산PF 관련 대출의 건당 대출잔액이 45억원으로 자산 규모 대비 작지 않다는 평이다.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PF 부실 우려로 인해 여타 업권에 비해 캐피탈사에 대한 신용도가 많이 움직였다"며 "올 들어 금융당국이 시장 안정화를 위해 '부동산PF 대주단 협약' 등을 가동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되고 정책적인 노력과 맞물리면 최악의 상황까지 가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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