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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빅픽쳐]HBM 재탈환 카드는…메모리·파운드리 패키지②하반기 4세대 제품 양산, 5세대 시제품도 출시…차세대 HBM4도 선점 공세

원충희 기자공개 2023-07-21 10:26:43

[편집자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악의 분기 성적표를 받은 삼성전자가 꺼내든 카드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력이다. D램 개발실과 파운드리 키맨을 교체하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신소재 전력반도체 등 차세대 제품들 중심의 새로운 청사진을 내걸었다. 삼성 반도체의 차세대 동력 찾기 현황과 시장 흐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9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2세대(HBM2)와 3세대(HBM2E) 모두 앞서 나갔다. 그러나 4세대인 HBM3에선 SK하이닉스가 먼저 양산에 성공하면서 선수를 놓쳤다. 이를 수복하기 위해 하반기 HBM3 양산과 5세대 제품(HBM3P) 출시를 동시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히든카드는 메모리부터 로직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패키지 기술을 연결해 고성능 메모리 패키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일각에선 이런 점이 오히려 고객사들의 경계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HBM 2·3세대 앞서나간 삼성, 4세대 제품에서 선수 놓쳐

High Bandwidth Memory, 일명 고대역폭 또는 광대역폭 메모리로 알려진 이 제품은 여러 개의 D램 반도체를 수직으로 연결해 전력소모를 줄이고 데이터 처리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렸다. 면적당 훨씬 높은 용량을 확보할 수 있어 대용량의 데이터 처리에 적합하다. 방대한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연산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에 긴요하게 쓰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지만 삼성전자가 2016년 2세대부터 양산 공세에 나섰고 2020년 나온 3세대 제품에서도 앞서나갔다. 그러나 4세대 제품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6월 양산에 성공하면서 선수를 잡았다. 삼성과 SK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경쟁을 벌인 분야다.

*삼성전자가 2020년 2월 선보인 3세대 HBM(HBM2E)

HBM의 주요 고객사는 엔비디아나 AMD 등 AI의 두뇌 역할을 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이다. SK하이닉스는 4세대 제품 양산에 먼저 성공하면서 GPU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한 엔비디아를 고객사로 잡았다. 글로벌 2위인 AMD의 경우 최신형 GPU 제품(MI300X)에 들어갈 HBM 공급사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둘 다 채택했다.

지금까지 추세로는 HBM 시장 만큼은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다소 밀리는 형국이다. 삼성전자로선 상황을 뒤집으려면 4세대 HBM3 양산과 함께 차세대 HBM 개발 및 양산에 먼저 돌입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9월쯤 HBM3 양산과 함께 AMD에 공급할 예정이다. 충남 천안사업장의 HBM 생산능력을 내년 말까지 2배로 늘리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AMD의 MI300X가 엔비디아와의 경쟁 속에서 얼마나 시장에 잘 안착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경우 삼성전자가 하반기에 선보일 5세대 제품(HBM3P)과 그 이후작인 HBM4도 엔비디아, AMD 등에 순차적으로 납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모리·로직칩·패키지 모두 가능…엔비디아도 러브콜

삼성전자의 최대 장점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메모리부터 로직 파운드리, 패키지 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덕분에 최첨단 로직 반도체와 HBM 같은 고성능 메모리를 하나로 연결한 2.5차원, 3차원 패키지 제품을 선보일 수 있다.

AI용 GPU는 칩렛과 같은 로직 프로세서에 HBM과 같은 메모리를 연결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파운드리와 더불어 HBM 확보·결합까지 해결할 수 있다. GPU를 설계하는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업체) 입장에서도 메모리 공정으로 생산된 HBM을 파운드리에서 만든 로직 칩과 곧바로 패키징해 AI GPU로 생산할 수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엔비디아의 AI GPU는 4나노 공정을 갖춰야 하는데 전 세계에서 이게 가능한 곳은 대만 TSMC와 삼성전자 뿐"이라며 "AI GPU 수요가 급증하면서 TSMC만으로 충분한 물량을 생산하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삼성전자에도 러브콜을 보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AMD 신제품 'MI300X' 출시 현장. HBM 공급사로 삼성과 SK 둘 다 채택했다.

엔비디아가 현재 SK하이닉스의 HBM3만 사용하고 있으나 삼성전자 제품을 사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반면 다른 목소리도 나온다. GPU 고객사들은 삼성전자가 메모리와 로직 반도체 공정을 동시에 제공하며 HBM의 주도권을 가져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시각이다. 어느 한 업체가 시장을 독식할 경우 의존도가 커지는 것 자체가 공급망 리스크이기 때문이다. AMD가 삼성과 SK 제품을 둘 다 채택한 것도, SK를 공급사로 둔 엔비디아가 삼성과도 제품 협의를 하고 있는 점 또한 이런 이유다.

아울러 HBM은 D램과 달리 양산 이후 판매하는 제품이 아니라 수주형 제품인데다 제품 검증도 고객사과 공급자가 같이 수행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구조로 인해 단기간에 HBM 시장점유율 변화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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