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차기 리더는]방식·기준·시점 다 공개한 KB의 자신감규범 잘 갖추고, 회추위 주도적 운영…절차대로 후보자 평가 '공정성·투명성' 높이려 노력
고설봉 기자공개 2023-07-25 08:09:14
[편집자주]
KB금융그룹 회장을 뽑는 공식 절차가 시작됐다. 금융 당국으로부터 CEO 선임 절차가 ‘모범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KB금융이 이번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 요구가 여전한 가운데 안팎의 기대와 관심이 큰 만큼 부담감도 크다. 더벨은 KB금융의 CEO 선임 과정을 추적하는 동시에 지배구조 안정화 전략 등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4일 08: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그룹의 지배구조 관련 내부규범 및 시스템 운용 등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가 초반부터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투명성과 공정성’을 앞세워 초반부터 주도적으로 이슈를 끌고가고 있다.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개선 요구가 여전한 가운데 잘 정비된 내부규범과 운용 시스템을 통해 안팎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이다.
KB지주 회추위가 CEO 선임 절차를 앞당길 수 있었던 배경은 이사회의 지배구조 관리 역량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회추위는 후보자 선정 방식과 평가 기준, 최종 후보자 선출 시점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공정하게 후보자를 세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KB금융지주 회추위는 지난 20일 차기 회장 인선을 위한 경영승계절차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회추위를 가동한 뒤 곧바로 관련 내용을 보도자료 형식으로 공개했다.
KB지주 회추위는 회장 후보자 선발과 관련해 방식과 기준, 시점 등을 모두 공개했다. 그만큼 투명하고 공정하게 회추위를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회추위는 승계절차 착수 시기와 숏리스트 선정 시기를 2020년 대비 약 3주 정도 앞당겼다. 전체적인 경영승계 일정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 숏리스트 선정부터 최종 후보 선정까지의 기간도 19일에서 한 달로 늘려 후보자들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도록 검증 기간을 확대했다.
회추위는 투명성 강화를 위해 최종 후보자 선출 절차와 시점을 명확히 못 박았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금일 회추위를 시작으로 총 4번의 회추위를 거쳐 오는 9월 8일에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가 확정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구체적인 일정도 공개됐다. 회추위는 8월 8일에 회의를 열고 숏리스트(1차) 6명을 확정할 예정이다. 8월 29일에는 6명을 대상으로 1차 인터뷰 및 심사를 거쳐 숏리스트(2차)를 3명으로 압축할 계획이다.
이어 9월 8일 3명으로 압축된 숏리스트를 대상으로 2차 인터뷰를 통한 심층 평가를 실시한다. 이어 곧바로 회추위원들의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자 1인을 확정할 방침이다. 최종 후보자가 관련 법령이 정한 자격 검증을 통과하면 9월 12일 회추위와 이사회의 추천 절차를 거쳐 11월 20일에 개최되는 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평가 방식도 공개하면서 공정성을 높이고 있다. 회추위는 “2020년에는 숏리스트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한 번 하고 바로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는 절차였지만 2023년에는 인터뷰를 두 번 하고 외부 기관을 통한 평판 조회도 실시하는 등 좀 더 면밀하게 후보자를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부 절차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회추위는 “인터뷰 방식은 숏리스트(1차) 6명 전원을 대상으로 1차 인터뷰를 진행한 후에 평가를 거쳐 압축된 숏리스트(2차) 3명을 대상으로 2차 인터뷰를 진행하게 된다”며 “평판 조회는 후보자의 평판과 금융시장의 평가 등을 조사하여 평가에 참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회추위는 내·외부 후보간 공정한 기회 제공 차원에서 평가를 강화했다. 최종 3인에 포함되는 숏리스트(2차) 후보들에게는 두 번의 인터뷰 기회가 주어진다. 특히 외부 후보의 경우 내부 후보 대비 더 많은 인터뷰 시간을 제공한다.
또 회추위는 외부 후보에게는 세부적인 평가기준과 KB금융의 내부자료를 충분히 제공해 내부 후보 대비 발생하는 정보비대칭을 최대한 해소할 예정이다.
회추위는 후보자 평가 기준에 대한 정보도 공개하면서 공정성 강화를 추구하고 있다. KB지주는 보도자료를 통해 “회추위는 경영승계절차 관련 회의를 열고 ‘회장 자격 요건’과 ‘회장 후보 추천 절차 세부 준칙’을 결의했다”고 명시했다.
우선 ‘회장 자격 요건’은 경영승계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최소 자격 요건을 구체화했다. 총 5개 항목에 25개 세부 기준으로 구성했다. 5개 항목은 ‘업무경험과 전문성’, ‘리더십’, ‘도덕성’, ‘KB금융그룹의 비전과 가치관을 공유’, ‘장단기 건전 경영에 노력’이다.
특히 회추위는 회장의 자질과 역량 등에 대해서 주주와 직원 등의 이해관계자로부터 의견을 청취해 ‘회장 자격 요건’ 수립 시 참고했다. 금융사지배구조법 개정(안)의 취지도 선제적으로 반영해 CEO의 적극적 자격 요건에 대한 적격성을 살펴볼 수 있도록 세부 기준에 적용했다.
‘회장 후보 추천 절차 세부 준칙’은 △충분한 검증 기간 확보 △평가 방식 개선 △내·외부 후보간 공정한 기회 제공이라는 세 가지 핵심 방향이 담겨 있다. 이러한 경영승계절차 수립을 통해 KB지주 회추위는 지배구조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 등 당국에서도 KB금융의 회장 선임에 대해 관심과 우려가 컸을 것”이라며 “KB가 오히려 일정을 앞당기고 여러 관련 정보와 규정도 공개하면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배수진을 친 것인데, 이렇게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내규 등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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