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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커버리지 지도]''무명' 케이알증권, 발전공기업 최고 파트너 '깜짝 등극'2조3700억 발행물 10% 이상 맡아… 미래에셋은 공동 5위로 밀려

최윤신 기자공개 2023-07-31 13:53:43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5일 07: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3년 상반기 한국전력공사 산하 발전공기업 회사채(SB) 발행에서 중소형 증권사인 케이알투자증권이 가장 큰 역할을 맡아 관심을 모은다. 케이알투자증권은 2020년부터 발전공기업의 회사채 발행에 인수단으로 적극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고 올해 상반기 인수 실적 1위를 차지했다. 최근에는 처음으로 주관업무를 맡는 등 눈에 띄는 커버리지 성과를 내고 있다.

1위 자리를 빼놓고 보더라도 발전공기업의 커버리지 지형 변화는 컸다. 지난해 연간 기준 1위 자리를 차지한 미래에셋증권은 공동 5위까지 밀려났고, 최근 2년간 4위에 머물렀던 KB증권이 2위로 도약했다.

◇3년간 발전공기업에 커버리지 '올인'

24일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남동발전, 한국동서발전 등 국내 주요 발전공기업은 2023년 1월부터 6월 말까지 총 2조37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총 조달액은 작년 같은 기간(1조9400억원)보다 4300억원 늘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전년 동기(5100억원)의 2배가 넘는 1조300억원을 발행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남동발전과 한국남부발전도 발행량이 크게 늘었다. 같은기간 한국동서발전과 한국서부발전의 발행은 소폭 줄었고 한국중부발전은 중부발전은 상반기 중 단 한차례도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발전공기업들이 기존 발행한 회사채 차환을 위해 발행을 이어온 가운데 연료대금 납품을 위한 추가적인 발행 소요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의 경우 새울 3, 4호기 발전소 건설비용 등을 조달하기 위한 조달이 이어지며 회사채 발행이 크게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지난 수년간 발전공기업을 적극 공략해 온 케이알투자증권이 가장 많은 인수실적을 쌓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물회사였던 케이알투자증권은 2018년 이인혁 대표이사가 최대주주로 등극하며 IB업무에 본격 나섰다. 그해 말 투자증권회사로 사업영역을 전환했고, 2019년 말 채무증권 투자매매업 인가를 받으며 채권매매업이 가능해졌다.

케이알투자증권의 IB 영업은 발전공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2020년 한국동서발전과 한국중부발전의 회사채 발행에 각각 100억원씩 인수단으로 참여한 게 트랙레코드의 시작이었다. 이후에도 발전공기업 중심으로 커버리지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말까지 발전공기업을 제외한 인수단 참여기업은 한국증권금융(2021년)이 유일했다.

발전공기업 회사채 인수 실적은 2020년 200억원에서 2021년 500억원, 2022년 1700억원으로 빠르게 늘어났다. 2023년 상반기 2500억원을 인수하며 가장 많은 발전공기업 회사채를 인수한 증권사로 거듭났다.

케이알투자증권은 발전공기업 커버리지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3년 상반기 케이알투자증권이 인수한 회사채는 총 3000억원으로 이 중 약 83%가 발전공기업의 회사채다. 커버리지 역량을 발전공기업에 올인한 성과는 인수실적에 국한되지 않았다. 이달 한국중부발전의 72회차 회사채 발행에서는 처음으로 대표주관사 지위를 따내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발전공기업 회사채는 대다수가 일괄신고제로 발행하기 때문에 중소형사의 커버리지 노력이 빠르게 성과를 발휘할 수 있는 구조”라며 “회사채 시장에서 이름나지 않은 중소형 증권사들이 발전공기업 인수실적 상위권에 랭크되는 일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 ESG 채권 발행 줄자 대형사 관심 덜했다

케이알투자증권이 약진하는 동안 발전공기업의 커버리지 지형은 크게 바뀌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전체 발행의 16.41%를 책임진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상반기에는 7.17%만을 담당하며 교보증권과 공동 5위에 머물렀다. 2021년과 2022년 4위에 머물렀던 KB증권이 적극적인 커버리지에 나서며 2위에 등극한 것도 큰 변화다. 3위 자리는 최근 3년간 10위권이었던 한국투자증권이 차지했다.

일부는 발전공기업들의 ESG 채권 발행이 줄어든 게 커버리지 지형에 변화를 가져왔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발전공기업들이 ESG 채권 주요 발행사로 떠오르며 ESG 채권 트랙레코드를 원하는 대형사들이 적극적으로 주관사나 인수단 참여를 희망해왔다”며 “올해 상반기에는 ESG 채권 발행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어 이런 경쟁이 덜했던 측면이 있다”고 봤다.

실제 올해 상반기 발전공기업이 발행한 ESG채권은 690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700억원)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발행물량 대다수가 차환 물량이었다. 특히 회사채 발행을 크게 늘린 한국수력원자력의 발행 중 많은 비중이 ESG 채권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원전(새울 3·4호기) 설비에 사용된 것도 ESG 채권이 늘어나지 못한 이유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사 커버리지 지도, 이렇게 진행했습니다.

데이터 조사 대상은 SK그룹, LG그룹, 롯데그룹, 포스코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한화그룹, GS그룹, 신세계그룹, CJ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미래에셋그룹, 발전 공기업, 4대 금융지주사 등 회사채 발행 상위 13개 집단입니다. 해당 집단에 포함된 계열사들이 2023년 1월부터 2023년 6월 말까지 발행한 회사채에 대해 증권사별 인수금액을 조사했습니다. 캐피탈·카드채 등 여전채는 유통구조가 상이해 IB 업무를 트레이딩 부서에서 전담하는 경우도 많아 증권사의 커버리지 변별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을 고려해 제외했습니다. 주관사의 경우 계열 증권사가 배제되고 일부 대형 증권사에만 해당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인수금액만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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