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퇴직연금시장 분석]제도 변화 효과 '톡톡'…은행 밀고 증권 끌고[종합]상반기 IRP 10조 유입 눈길…디폴트옵션·세액공제 확대 영향

황원지 기자공개 2023-08-02 08:14:53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6일 16:08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개인형 퇴직연금(IRP)이 매섭게 성장하면서 국내 퇴직연금 시장 규모도 340조원 고지를 돌파했다. 2020년 이후 매년 약 10조원대 자금이 유입됐던 IRP는 지난해 디폴트옵션 도입 효과에 힘입어 올 상반기에는 불과 반년만에 연간 금액을 끌어들였다.

은행업권이 퇴직연금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증권업권의 추격도 두드러졌다. 수익률의 경우 시장 한파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지난해와 달리 올해 반등장이 이어지면서 전 업권의 실적이 개선됐다.

◇퇴직연금 시장규모 340조원 돌파…디폴트옵션 힘입어 IRP 영토 확장

26일 더벨이 은행·증권·보험 등 퇴직연금 사업자 43곳이 공시한 퇴직연금 적립금을 분석한 결과 2023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총 345조814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말(331조7240억원)과 비교해 14조900억원이 증가하면서 4.2%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제도별로는 여전히 확정급여(DB)형에 가장 많은 적립금이 모였다. DB적립금은 190조1825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2022년 말 192조3715억원에 비하면 2조1890억원이 감소했다.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말 58%에서 올 상반기 말 55%로 3%포인트(p) 줄었다. 다양한 금융상품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확정기여형(DC)과 IRP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다.

특히 IRP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IRP적립금은 67조7497억원으로 2022년 말보다 10조1322억원 증가했다.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액 14조원 중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약 17.7%의 증가율을 보였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19.6%로 약 2.2%p 늘었다.

IRP적립금 증가세는 올해 세액공제 한도가 높아지면서 더욱 가팔라졌다. IRP는 2017년 가입대상이 일반 근로자에서 자영업자, 교사, 공무원, 군인 등 소득이 있는 모든 취업자로 확대된 이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연간 총급여가 5500만원 이하일 경우 납입액의 최대 700만원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2023년 1월 1일 이후 납입분부터는 공제한도가 연 900만원 한도로 늘어났다.

공제한도 상향과 함께 지난해 말부터 도입된 디폴트옵션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7월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을 도입하는 내용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개정 시행되면서 머니무브가 가속화됐다. 디폴트옵션은 DC와 IRP 가입자에 한해 별도의 운용지시가 없이 6주가 경과하면 사전에 지정한 상품으로 적립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증권업계 영토 확장 가속도…1위 지킨 삼성생명, 은행권 ‘맹추격’

업권별로 보면 은행이 퇴직연금 시장을 주도하는 구조가 이어졌다. 은행업권 적립금 규모는 반년간 8조원 증가하며 180조원 고지를 눈앞에 뒀다. 퇴직연금의 경우 원리금 보장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은행업권의 입지가 견고한 편이다.


증권업권의 추격도 이어지고 있다. 주로 펀드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하려는 목적이 강한 IRP가 커지면서 증권업권에 대한 자금 유입 규모도 커지고 있다. 증권업권의 적립금 규모는 올 상반기 말 79조1534억원으로 지난해 말(73조8467억원) 대비 5조3067억원 증가했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22.9%로 전년 말 22.3%와 비교해 0.6%p 늘었다.

보험업권은 전체 적립금은 늘었으나, 시장 점유율은 축소됐다. 보험업권의 적립금 규모는 올 상반기 말 87조2724억원으로 전년 말(87조518억원) 대비 1%p 줄었다.

사업자별로는 삼성생명이 부동의 1위를 지켰다. 삼성그룹 계열사 퇴직연금 자금을 모두 받아오기 때문에 DB 적립금이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규모다. 2023년 상반기 말 삼성생명의 적립금 총액은 44조9812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3010억원 증가했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하나은행, IBK기업은행 등 은행권이 뒤를 추격했다. 각각 36조7475억원, 33조6491억원, 29조4897억원, 22조9590억원으로 2~5위를 차지했다. 특히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상반기 중 2조원이 넘는 신규 자금을 끌어들이면서 빠른 성장을 보였다. 미래에셋증권 또한 2조2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모으면서 전체 적립금 20조원을 돌파했다.

◇올초 반등장에 개선된 수익률… 원리금 비보장형 선전

퇴직연금 사업자들의 지난 1년 (2022년 7월 1일~ 2023년 6월 30일) 성과를 살펴보면 2022년과 비교해 수익률이 개선됐다. 지난해 증시 침체에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모두 크게 빠지면서 수익률이 급전직하했다. 바닥을 찍고 올해 초부터 이어진 반등장에 수익률도 상승했다. 다만 원리금 보장형의 경우 2~3%대에 머물렀고, 원리금비보장형은 3~6%대를 회복했다.


원리금 보장형에서는 전반적으로 증권업권이 강세를 보였다. 증권업권의 DB 원리금보장형 수익률은 3.55%로 은행업권 2.92%, 보험업권 3.16%에 비해 높았다. DC형과 IRP의 경우에도 각각 3.48%, 3.50%로 타 업권을 추월했다.

원리금 비보장형에서도 증권업권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은행업권도 선방했다. DC와 IRP 원리금 비보장형의 경우 증권업권 수익률이 6.73%, 6.51%로 타 업권을 압도했다. 다만 은행업권도 각각 6.27%, 6.07%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DB 원리금비보장형의 경우 은행업권의 수익률이 4.93%로 증권업권(3.74%) 추월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