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비외감법인 가상자산 회계감독 역할 고민 중" 국내 사업자 대상 설명회 개최, 시장가치 기반 공시 등 공개초안도 주목
이민우 기자공개 2023-07-27 10:32:32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6일 1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회계감독 지침 설명회에서 외부감사법(외감법) 비대상 기업 감독 역할에 대해 고민해보겠다는 대답을 내놨다. 이달 내놓은 지침이 특성상 공시대상 기업에 집중하다 보니, 비상장 발행사 등 비외감법인에서 발생할 사각지대 우려 목소리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한편 이번 설명회에서는 앞으로의 가상자산 회계감독 지침 개정에 앞선 공개초안 내용도 다뤄졌다. 공시대상 가상자산 범위를 정하는 기초적인 내용부터, 공정가치만이 아니라 가상자산의 시장가치를 공시에 적용하는 사안도 포함됐다.
◇비외감법인 회계감독 사각지대 인지, “역할 고민하겠다”
금융감독원과 한국회계기준원 등 금융당국은 오늘 찾아가는 가상자산 회계감독 지침 설명회를 열었다. 이번 설명회에는 100여명을 훌쩍 넘긴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최근 업계 내외에서 보내는 가상자산 관련 회계, 공시 정비에 대한 열띤 관심이 여실히 드러났다.
금융당국은 이번 설명회에서 가상자산 회계감독 지침 개정 예고 후 업계에서 나온 다양한 질문에 대답했다. 그 중 한가지는 비상장회사의 가상자산 발행 사례 등 소위 사각지대에 대한 대응 계획이었다. 현재 국내 상장사 중 10곳 정도가 가상자산을 발행했다. 하지만 이외에도 비상장사 중에서도 발행사 역할을 하는 곳이 존재한다.
문제는 비상장 발행사 중 상당수가 외감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외감법은 직전 사업연도말 매출액 또는 자산총액이 50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대부분 소규모인 비상장 발행사는 이번 가상자산 회계감독 지침 대상에 포함하기 어려운 이유다.
하지만 그동안 코인·토큰 관련 러그풀(사기성 프로젝트) 문제는 소규모 비상장 사업자에서도 발생해왔다. 이에 업계 전반의 투명성 담보를 위해선 금융당국이 해당 기업들의 관리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윤지혜 금융감독원 국제회계기준팀장은 “금융당국에서 가상자산 회계, 공시 개정 계획을 발표한 이후 업계 내에서 비상장, 외감법 비대상 기업 관리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며 “금융당국에서도 이런 외감법 대상이 아닌 기업에 대해서도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겠다”고 설명했다.
◇ 공시 대상 코인 범위, 시장가치 기반 공시 제안 등 공개초안 눈길
이날 설명회에는 현재까지 구성된 가상자산 회계 관련 공개초안과 중점적인 의견 조회 내용도 함께 다뤘다. 공개초안은 최종안을 확정하기에 앞서 외부 의견 수렴을 위해 발표하는 예비성 내용이다. 통상 30일 이상 의견수렴기간을 거친 후 최종안을 확정하는 편이다. 업계의견을 듣고 최종안을 결정하는 만큼 현재 공개초안 내용은 변경될 여지도 있다.
정리된 공개초안에는 가상자산에 대한 정의 같은 기초적인 내용부터 유형별 공시 적용 유무 등이 담겼다. 우선 현재 공개초안은 가상자산 관련 공시 대상을 모든 토큰으로 두는 것을 기본으로 잡았다. 현재 다양한 유형의 토큰이 유통되는 만큼 특정 대상만 공시 범위로 두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회계기준원은 “특정 코인만 공시 범위에 포함한다면 기업들의 실무관행 영향이나 거래 설계 등 의도하지 않은 결과 발생이 우려된다”며 “공시에서 제외할 유형은 거래규모나 성격 등 이해관계자들 의견을 수렴해 식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공시에 있어 시장가치 정보도 활용해야 한다는 제안도 공개초안에 포함됐다. 모든 보유 가상자산을 매기 공정가치 평가하는 것에 대한 기업 부담이 존재한다는 것이 이유다. 더불어 가격변동성이 큰 가상자산 특성상 보고기간 말 시점의 시장가치 정보도 충분히 유용하다는 견해가 함께 제시됐다.
주성호 한국회계기준원 조사연구실 수석연구원은 “가상자산 관련 공시를 공정가치에만 한정할 경우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얼마나 유용한 결과를 받을 수 있을지 내부적으로 많은 검사와 고민을 했다”며 “가상자산에 관련된 시장 가치를 정부가 고시하면 기업 투자 가상자산의 향후 미래 가치와 흐름을 예측하는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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