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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인더스트리의 변신]CSO 부문, 100년 지탱할 사업 발굴 '특명'②그룹 4조 투자 중 2.6조가 코오롱인더 몫...2대 CSO 조항집 전무 역할 주목

정명섭 기자공개 2023-08-07 07:33:19

[편집자주]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첨단소재기업으로 한 발 나아가고 있다. 주력 사업인 타이어코드와 아라미드, 석유 수지 등에 더해 이차전지 소재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다년간 투자해온 수소차 소재 사업은 주춤한 상황이다. 이차전지 분야는 당장 본업과 접점이 없지만 유망 기업 투자와 R&D 확대, 제조 노하우 결합 등으로 차세대 이차전지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겠다는 목표다. 더벨은 사업 다각화를 준비하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현 상황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2일 16: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에는 두 명의 CSO가 있다. 최고지속가능책임자(Chief Sustainability Officer)와 최고전략책임자(Chief Strategy Officer)다. 전자는 패션사업을 담당하는 FnC 부문의 한경애 부사장이다. 그는 ESG 경영 방향성을 제시하는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후자의 CSO는 조항집 전무(사진)다. 그가 이끄는 CSO 부문은 코오롱인더가 신성장동력 발굴을 본격화하기 위해 지난해 1월 신설한 조직이다. 일종의 신사업 콘트롤타워다.

코오롱인더가 CSO 부문에 10년, 20년이 아닌 무려 100년간 회사가 살아남을 수 있는 사업구조와 실행 전략을 만들라는 중책을 내릴 정도로 이 조직에 거는 기대가 크다.

◇ 사업 다각화 통한 리스크 분산 전략...신사업 확보로 밸런스 유지

코오롱인더는 경쟁사 대비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한 것이 강점이다. 주요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을 보면 △산업자재(타이어코드·아라미드 등) 42.86% △패션 21.84% △화학소재(석유수지) 19.64% △필름·전자재료 13.07% 등으로 고르게 분포됐다.

타이어코드와 에어백, 아라미드, 석유수지 등 주력 제품의 국내 시장점유율도 30% 이상으로 시장 지위가 꽤 준수한 편이다. 석유수지의 경우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2~3위권이다. 사업 포트폴리오가 탄탄하다는 건 사업 안정성이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일례로 지난해 글로벌 긴축 여파와 경기침체 영향으로 필름·전자재료 부문이 적자를 기록했을 때 산업자재와 패션부문의 사업 호조로 실적 변동성을 최소화했다. 나이스신용평가나 한국기업평가 등 신용평가사들도 코오롱인더의 평정 근거로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장 먼저 언급할 정도다. 코오롱인더의 미래 먹거리 발굴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에 더해 장기적으로 사업적 균형을 유지하는 과정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CSO 조직은 코오롱인더가 영위해왔던 사업 외에 완전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지난해 코오롱그룹이 발표한 5년간 총 4조원을 투입하는 계획을 보면 첨단소재 사업에 1조7000억원,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9000억원이 투입된다.

4조원의 절반 이상인 2조6000억원이 코오롱인더의 몫이라는 얘기다. 이 중 신사업에 얼마나 배정할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투자 비중 자체만 보면 코오롱인더 CSO 부문의 역할이나 위상이 더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CSO 부문은 크게 미래전략실과 EX사업단으로 구성된다. 미래전략실은 이차전지 소재 사업 부문을 맡고 EX사업단은 수소 부문에서 먹거리를 발굴하고 있다. CSO 부문 출범 초기에는 미래전략실이 기존 사업 부문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역할이었으나 올해 초에 업무가 소폭 바뀌었다.

출범 2년차인 현재까지 성과는 아직은 많지 않다. 리튬 메탈 음극재 소재 기업과 이차전지 재활용 기업에 지분투자하면서 이차전지 재활용-소재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방향성은 설정했다. 전 세계적인 탄소 중립 흐름에 따라 뜨고 있는 탄소 포집·활용(CCU) 부문에서도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파트너는 이스라엘 기후테크 스타트업 에어로베이션이다.

일련의 과정들을 보면 CSO 부문은 이차전지 소재 부문에 우선 투자를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인더가 지분투자한 폐전지 재활용 기업 알디솔루션은 이르면 연내 양산 체제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라 이를 중심으로 이차전지 소재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그림을 그릴 것이 유력하다.

◇ 2대 CSO 조항집 전무, 사업개발·관리 전문가...이차전지 밸류체인 확대 추진

CSO 부문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조 CSO의 어깨는 무거워졌다. 그는 올해 1월 취임한 2대 CSO다. 초대 CSO였던 허성 부사장이 작년 말 정기인사 당시 코오롱플라스틱 대표이사로 이동하면서 배턴을 이어받았다.

조 CSO는 1969년생으로 고려대와 미국 미시간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했다. 1996년 신세계종합금융에 계장으로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서울신용평가정보에서 컨설턴트로도 근무했다. 2007년부터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앤컴퍼니에서 약 6년간 프로젝트 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 사업개발, 인수합병(M&A) 업무 역량을 키웠다.

2013년부턴 현대머티리얼 전략기획 부서에서 근무했다. 당시 계열사인 현대비앤지스틸 연구소장과 경영고문도 겸직했다.


코오롱그룹에 합류한 시기는 2018년이다. ㈜코오롱에서 전략기획실장(상무)을 맡았고 2019년에는 코오롱글로텍에서 사업3본부장(상무)을 역임했다. 당시 코오롱글로텍 대표이사는 현 김영범 코오롱인더 제조부문 사장이었다.

이때 손발을 맞춘 인연은 코오롱인더로 이어졌다. 작년 말 김 사장이 코오롱인더 제조부문 대표이사에 내정될 당시 조 CSO도 승진(상무→전무)했다. 이후 그는 CSO직을 맡았는데, 김 사장이 전사전략과 사업관리 경험 등을 높이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폐전지 재활용 스타트업 알디솔루션에 대한 지분 투자가 조 CSO의 성과다. 그는 전기차 보급 확산으로 이차전지 재활용 시장 규모가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기술 확보 차원에서 이번 투자를 추진했다.

그는 현재 신사업 로드맵을 정교화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코오롱인더 관계자는 "CSO 부문이 출범한 이후 신사업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고 외부 업체와 협력 사례도 확실히 늘었다"며 "앞으로 신사업 육성 시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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