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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회장 후보군 분석]재무·영업·전략 '삼박자' 갖춘 이재근 KB국민은행장⑥최연소 은행장 '세대교체' 아이콘…지주·은행 업무 두루 경험 장점

고설봉 기자공개 2023-08-07 07:24:38

[편집자주]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내부 시스템을 통해 발굴한 롱리스트를 대상으로 심층·다면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기업들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견제가 강화되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CEO의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 국내를 대표하는 은행 금융지주를 흔들림 없이 이끌 적임자는 누굴까. 더벨은 후보군으로 부상한 인물들의 경력과 그들이 보여온 역량, 경영성과, 리더십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4일 0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재무와 영업, 전략 등 삼박자를 고루 갖춘 CEO다. 그는 최연소 국민은행장이란 타이틀을 통해 일찌감치 KB금융그룹을 이끌어갈 미래 리더로 두각을 나타냈다. 이번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도 롱리스트에 포함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지주와 은행을 오가며 주요 부서에서 일했다는 점은 이 행장의 최대 강점이다. 이 행장은 그간 지주와 은행에서 재무기획과 경영기획, 전략 등 핵심 보직을 맡아왔다. KB금융지주 전반의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는 점은 그가 수장으로서 적합해 보이는 배경이다.

◇현장 친화적 행보로 조직의 근본적 변화 이끌어
2022년을 시작하며 KB금융그룹은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CEO)의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1960년대 중후반 출생의 CEO를 전면에 내세워 조직을 혁신했다. 디지털전환(DT) 등 핀테크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젊은 조직으로 탈바꿈하려는 시도였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다.

젊은 CEO를 맞이한 국민은행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펼치며 동분서주했다. 조직과 경영전략을 전면 개편하고 디지털 역량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 안팎의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고 있는 만큼 부담감도 높았지만 이 행장은 우직하게 개혁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조직 선진화 작업은 비교적 긴 호흡의 투자와 사업을 동반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조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종합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이 행장은 취임 초기부터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조직의 근본적인 변화를 유도했다. 안팎의 고른 지지를 받으면서 이 행장의 리더십은 한층 더 단단해졌다.

이 행장은 본부조직과 영업조직간 소통을 중시하며 언제나 현장의 의견이 본부의 의사결정에 반영되도록 하는 프로세스를 강조해 나갔다. 실제 2022년 핵심성과지표(KPI)를 대대적으로 개선하면서 현장 중심의 영업전략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1966년생의 젊은 CEO로 현장에서 열린 소통과 MZ세대 감성을 공감한 수평적 리더십으로도 유명하다. 2020년 은행 내 유일한 이사부행장에 올랐을 당시 총 6명이 부행장으로 승진했는데 그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렸다. 현재의 은행 플랫폼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있어 최적화된 인물이라는 평이 나온다.

KB금융 관계자는 "조직이 가야할 방향과 영업전략을 빠르게 세워 국민은행이 좋은 실적을 기록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을 받는다”고 말했다.

◇재무·전략 전문성 기반 영업에서도 성과

이 행장은 국민은행 내 여러 부서를 경험하면서 착실하게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그는 국민은행과 KB지주를 넘나들며 재무와 전략, 영업에서 역량을 발휘했다. 특히 지점장을 거쳐 임원으로 승진한 뒤부터 차세대 리더 후보군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이 행장은 2013년 1월부터 2013년 7월까지 KB금융지주 비서실장을 지냈다. 이후 2015년 1월까지 KB국민은행 판교테크노밸리지점장으로 근무했다. 그 뒤 2015년부터 2016년까지 KB금융지주 재무기획부장을 담당했다. 2017년 KB금융지주 재무총괄 상무에 오르며 KB금융의 재무를 총괄했다.

'재무통'으로서의 역량은 이 행장이 최연소 은행장에 발탁된 주요 요소이기도 하다. 이 행장은 그동안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치며 재무전략에 능통한 전문가로 꼽힌다. 허인 부회장이 과거 이 행장에게 영업총괄 업무 중책을 맡긴 건 그가 오랜 기간 CFO를 역임하며 길러온 내공이 현장에서 빛을 발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2018년 이 행장은 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상무로 발탁되면서 은행으로 돌아왔다. 이어 2019년에는 전무로 승진했다. 은행의 전체적인 경영전략의 밑그림을 그리는 전략가로서 면모를 발휘하며 ‘전략통’으로서 역량을 입증했다. 특히 이 시기 국민은행은 디지털전환(DT)부터 자산 포트폴리오 정비, 비용 효율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조직을 개혁하고 선진화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 행장은 2020년 1월 영업그룹 이사부행장에 올랐다. 당시 코로나19 사태라는 난관 속에서도 영업그룹 부행장으로서 커다란 수익창출을 이끌어낸 공을 인정받았다. 또 새로운 비대면 업무환경이 펼쳐진 가운데서도 신 영업전략을 펼쳐 성공적으로 소화해냈다는 평도 받는다.

특히 2020년부터 2년간 등기이사로서 그룹의 주요 안건을 논의하는 회의체인 '경영관리위원회' 멤버로 활동한 만큼 KB금융 전반 경영현안에 대한 전문성도 높다. 당시 이 행장이 맡았던 이사부행장은 부행장들의 의견을 한데로 조율해 이사회에서 피력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요하는 자리인데 그간 경험들이 다양해 해당 역할에도 좋은 평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2022년 은행장으로 오른 뒤에도 좋은 경영성과를 내면서 입지를 다져왔다. 2022년 국민은행은 순이익 2조9960억원을 거뒀다. 2021년 2조5980억원 대비 15.6% 가량 성장했다. 우량자산 위주 성장전략에 더해 순이자마진(NIM) 개선으로 이자수익이 늘었다. 더불어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에 힘입어 수수료수익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다만 2022년 국민은행은 신한은행에 근소한 차이로 뒤쳐지면 리딩뱅크 타이틀을 놓쳤다. 지난해 국민은행은 핵심 사업인 조달 및 운용 영업활동에서 속도조절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당국의 '무분별한 대출자산 증대를 지양하라'는 사인에 맞추고 자체적인 리스크 관리 등을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올해 국민은행은 성장속도를 높이며 다시금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했다. 올 상반기 1조8585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면서 경쟁사들을 압도했다. 이를 기반으로 KB금융그룹의 실적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 올 상반기 KB금융은 2조996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리딩금융으로 올라섰다.

더불어 이 행장은 디지털전환(DT)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ESG 경영 등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행장 취임 뒤 국민은행은 해당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 행장은 지난해 취임식에서 "카카오뱅크에 빼앗긴 금융주 시가총액 1위를 되찾겠다"고 선포했다.

이 행장은 '넘버원(No.1) 금융 플랫폼 기업'을 목표로 KB의 플랫폼을 고객 일상생활을 아우르는 슈퍼앱으로 진화시키는 작업에 몰두했다. 또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도 완성시키고 있다. 이러한 미래 투자 과정의 성장통으로 올해 일부 순이익 증가세가 둔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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