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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전략 분석]토스, 현금 안 쓰는 더스윙의 타다 M&A '퇴짜'곳간 빠듯해 지분교환 합병 추진, 차입금 70억 갈등에 결국 무산

원충희 기자공개 2023-08-14 08:08:16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전략은 사업과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을 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발행, 자산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8일 14:1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운영사)가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VCNC)를 더스윙에 매각하는 방안을 철회한 근본적 요인은 M&A 방식이 지분 교환을 통한 합병이란 점이다. 더스윙과 VCNC가 합병한 뒤 신주를 VCNC의 1~2대 주주인 비바리퍼블리카와 쏘카가 가진 주식과 스왑하는 방식이다.

더스윙으로서는 현금 한푼 들이지 않고 타다를 얻을 수 있으며 비바리퍼블리카와 쏘카는 합병 더스윙의 성장 과실을 취하거나 사업연계를 할 수도 있다. 다만 쏘카와 전기자전거 등 일부 사업이 겹치는 데다 70억원 차입금의 상환여부로 갈등을 빚던 게 비바리퍼블리카를 자극하면서 결국 딜이 깨졌다.

◇더스윙, 현금 한푼 안 드는 지분교환 합병구조 모색

모빌리티 업계에 따르면 더스윙의 타다 인수방식은 지분 교환을 통한 합병이다. 더스윙과 타다 운영사 VCNC가 통합한 뒤 합병법인 신주를 VCNC 주주인 비바리퍼블리카(60%), 쏘카(40%)에 주고 기존 주식을 가져오는 형태다. 더스윙으로선 현금 한푼 안 들이고 타다를 손을 넣을 수 있다.

비바리퍼블리카와 쏘카도 합병 더스윙의 주주로 참여해 이들의 성장 과실을 공유할 수 있다. 전기킥보드, 전기자전거, 전기스쿠터 등 퍼스널 모빌리티(PM) 공유사업을 영위하는 더스윙과 비즈니스 연계를 통한 시너지 또한 꾀할 만하다.

더스윙은 공유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 중에서도 흔치 않게 3년 연속 흑자를 낸 곳이지만 유동성이 풍족하다고 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작년 말 연결기준 가용 유동성(현금성자산+기타금융자산)은 93억원 정도, 1년 내 갚아야 할 단기성부채(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차입금)가 196억원으로 순차입금 상태다. 300억~400억원 정도로 추산되는 VCNC 지분을 현금주고 매입하기에는 곳간이 빠듯하다.

더구나 '쩐의 전쟁'으로 비화되는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 특성상 계속 돈을 쏟아 부을 수 있는 자회사 형태는 재무적으로 부담이다. VCNC의 전 주인인 쏘카는 물론 현 주인인 비바리퍼블리카도 매물로 내놓은 것은 '돈 먹는 하마'가 될 수 있는 타다의 사업구조를 감내하기 어려운 탓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2021년 10월 VCNC 지분 60%를 600억원에 인수한 이후 유상증자 등 재무적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VCNC 지분가치는 작년 말 기준 394억원으로 깎였다. 또 비바리퍼블리카는 VCNC 주식 7만1238주를 국민은행으로부터 끌어온 차입금 담보로 내놓았다.

◇토스·쏘카, 더스윙과 함께 가기 힘들다 '판단'

VCNC의 자체 유동성도 넉넉지 않다. 지난해 말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91억원으로 전년(472억원)대비 5분의 1가량으로 줄었다. 매출이 42억원 수준인데 반해 판매촉진 등 마케팅 프로모션으로 165억원을 쓰면서 지출이 컸다.

그나마 VCNC의 유동성 숨통을 트여주는 것은 쏘카로부터 빌린 70억원(쏘카 50억원, 쏘카 자회사 에스카 20억원)이다. 1년 내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이지만 쏘카 측에서 만기연장을 해줌으로써 사실상 장기차입금과 다름없다.


쏘카와 비바리퍼블리카 간에 맺은 '금전대여 계약에 대한 합의'에는 양대 주주 등이 VCNC에 대해 추가 출자를 완료한 이후 차입금을 상환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결국 유증을 조건으로 융통된 돈이다. 때문에 쏘카는 합병주체인 더스윙에게 채무상환이나 추가지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더스윙 입장에선 공유 전기자전거(일렉클) 사업을 통해 잠재적 경쟁사가 될 수 있는 쏘카의 요구가 마뜩잖았다"며 "양사의 의견차가 팽팽해지더니 결국 쏘카를 딜에서 배제하겠다는 선언한 게 오히려 토스를 자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와 박재욱 쏘카 대표는 알토스벤처스 투자를 받은 기업들의 모임, 일명 '알토스 사단'으로 친분이 있다는 것은 업계에 유명한 얘기다. 쏘카가 VCNC 지분 60%를 비바리퍼블리카에 매각한 데도 이 같은 친분이 작용했다고 전해진다. 비바리퍼블리카로선 쏘카와 각을 세우는 더스윙과 주주로써 계속 같이 가야한다는 점이 부담스러웠던 셈이다.

이에 더스윙 관계자는 "쏘카와는 2주 전에 합의를 했고 합의안을 토스에 전달해줬는데 일주일 정도 답이 없다가 지난주 말에 토스가 매각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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