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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 테슬라, 비싼 현대차', 中대륙 반대로 달리는 라이벌 '사드 사태' 여전한 악영향…현대차, 중국 대항마 인도에 승부 건다

허인혜 기자공개 2023-08-22 09:11:26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8일 16: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테슬라와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서 10년전과는 완전히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다. 미국보다 중국에서 차값을 더 비싸게 매겼던 테슬라는 '횟집 시가'라는 놀림을 들을 만큼 가격을 연거푸 내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오랜 기간 가성비차로 꼽혔던 현대차는 이제 중국에서도 적극적인 고급화 전략을 시도 중이다. 글로벌 전기차 라이벌인 테슬라와 현대차의 목적지는 같을 텐데, 왜 중국에서는 반대의 길을 달리고 있을까.

중국에서 테슬라는 원래 비쌌다. 절대적인 가격뿐만 아니라 국가별로 비교를 해도 그랬다. 2010년대의 테슬라는 지금보다 더 '고급차'라는 이미지에 신경을 썼고, 그래서 원래 차값도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수준이었다.

그런데도 중국에서 미국의 가격보다 더 비싸게 팔았다. 중국 진출 2년차인 2015년 고급형인 모델S의 중국 시장 차값은 미국보다 무려 3만달러나 비쌌다. 타깃층이 도시의 부자 엘리트였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모델Y. 사진=테슬라

테슬라가 '회슬라'라는 별명까지 감안하며 차값을 내리기 시작한 건 2018년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며 미국산 수입차에 추가 관세가 붙었는데 이 부담을 테슬라가 지겠다고 선언하면서부터다. 세금 인상분을 흡수하는 성격이 강해 소비자 가격이 크게 낮아지지는 않았다.

진짜 횟집 시가에 버금가는 가격 조정은 2022년부터다. 초기 글로벌 시장에서 테슬라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오르기도, 떨어지기도 해 가격의 전망을 알 수가 없었다. '오늘 사는 게 제일 싸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중국 전기차 시장으로 타깃을 설정한 뒤부터는 가격을 계속 내렸다. 올들어서만 두 번이나 값을 낮췄다.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델Y는 1월에 이어 7개월만에 다시 몸값을 줄이면서 기존 31만3900위안(약 5745만원)에서 29만9900위안(약 5489만원)으로 떨어졌다. 뒤이어 모델S세단과 모델X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의 값도 각각 7만위안씩 내린다고 발표했다. 모델3는 후륜구동(RWD) 재고 차량을 내달까지 구매시 8000위안의 보조금을 준다.

공격적인 가격인하 덕분에 중국 내 테슬라 판매량은 잠시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까지 중국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29만4000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약 50%이상이 올랐다.

문제는 영업이익률이다. 올해 2분기 테슬라의 영업이익률은 9.8%다. 지난 5분기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2분기에는 14.6%를 기록한 바 있다. 영업이익률을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과 비교해봐도 뒤쳐진다. 게다가 1월 가격 인하 효과도 오래가지 못했다. 이달 또 한번의 가격 인하에 나선 건 지난달 중국 공장 출하량이 31%나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행보는 정반대다. 고급차를 지향하겠다는 목표다. 지금까지의 중국 사업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선언도 이어졌다. 구체적인 계획은 6월 열린 '2023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밝혔다.

요지는 선택과 집중이다. 현대차가 운영 중이던 중국내 공장 5곳 중 3곳의 문은 닫고, 차 라인업도 13종에서 8종으로 줄이기로 했다. 빈 자리는 제네시스와 SUV 등 고부가가치 차량, 고성능 브랜드 N 등으로 채운다고 전했다.

신규 라인업은 내연기관차는 배제하고 전기차 중심으로 꾸린다. 2025년까지 현지 생산 전기차 모델 4개를 선보인다는 목표다. 온라인 판매 시스템도 도입한다. 현대차는 판매량이 높지 않은 일본에서는 효율성을 위해 아예 딜러를 두지 않고 온라인 판매만 진행하고 있다.

테슬라나 현대차그룹이나 중국 시장은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 그 규모 때문이다. 중국은 정부의 적극적인 전기차 도입 정책과 인구 규모 등에 힘입어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이 됐다. 중국자동차협회(CPCA)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952만대로 이중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가 308만대를 차지했다. 팔리는 차의 3분의 1이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라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현대차그룹이 중국 시장의 집중도를 줄이는 건 중국 시장의 특수성 때문이다. 자국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중국은 지난해 전체 자동차 판매량 중 절반이 자국 브랜드였다. 이 수치는 매년 오르고 있어 올해는 중국 브랜드의 점유율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BYD(비야디)·니오·샤오펑 등이 강세다.

우리나라의 특수한 사정도 한 몫을 한다. 국내 자동차 기업들은 특히 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악영향을 크게 받았다. 현대차그룹도 예외는 아니었다. 2016년 179만대를 팔았지만 2021년에는 판매량이 50만여대, 2022년에는 40만대 수준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12만3259대로 연말까지 비슷한 흐름이 유지되면 전년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인도아중동대권역장 김언수 부사장(왼쪽)과 GMI 생산담당 아시프 카트리 부사장(오른쪽)이 16일 현대차인도법인(HMI) 사옥에서 탈레가온 공장 자산 인수·인도 계약서에 서명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대신 인도 등 급부상하고 있는 신흥시장이 현대차그룹에게 좋은 대안이 되고 있다.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의 인도 공장 건설 계획이 무산된 사이 현대차가 그 자리를 선점하면서 유리한 위치도 점했다. 게다가 인도는 현대차의 오랜 텃밭이다. 현대차의 인도 자동차 시장 내 점유율은 2위다.

현대차그룹은 이달 제너럴모터스(GM)의 인도 공장을 사들였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중국과 미국에 이은 3대 시장으로 불린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지난해 승용차가 380만대 팔렸는데 전년 대비 23%의 성장세다. 2030년에는 신차 판매량이 500만대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정부도 전기차 도입 전략에 적극적인 점도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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