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베트남 30주년 리뷰]완전한 현지화 꿈꾼다… 최종 목표는 한국 모행 추월③'인력·조직·상품·고객' 베트남 현지화…현지인 법인장 시대도 곧 개막
고설봉 기자공개 2023-08-28 08:10:40
[편집자주]
글로벌 시장을 향한 K-금융의 도전이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금융사의 글로벌 개척 성공모델로 꼽히는 신한베트남은행이 현지 진출 30주년을 맞았다. 사무소로 시작해 외국계 은행의 리테일부문을 인수해 현지화에 성공했다.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 가운데 굳건한 1위를 지키고 있다. 우리 금융사들의 글로벌 공략 표본으로 여겨지는 신한베트남은행의 성공 원동력은 무엇일까. 더벨은 신한베트남은행의 발자취를 조명하고 동시에 신한금융이 구상하고 있는 신한베트남은행의 미래 비전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5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베트남은행의 최종 목표는 완전한 현지화다. 인력과 조직, 상품과 서비스, 고객의 현지화를 통해 베트남 시장에서 완전한 현지 금융기관으로 자리 잡는 것이다. 현재까지 추진해온 전략을 더 고도화해 시장 지배력을 넓힌다는 전략이다.신한베트남은행은 향후 한국 모행을 뛰어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시장 지배력을 높인 상황에서 베트남 경제가 고도 성장하게되면 자연스럽게 이익의 크기도 훨씬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국 모행에서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베트남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더 많아질 수 있도록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초창기부터 꾸준히 육성해온 현지인력
신한금융그룹의 베트남 현지화 전략은 크게 두가지 측면으로 나뉜다. 인력의 현지화와 고객의 현지화다. 2017년 ANZ은행 리테일부문을 인수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이러한 현지화 방침은 신한베트남은행 경영전략의 핵심 요소였다.
인력의 현지화는 조직 운영과 직결되는 문제다. 한국인 주재원들 중심의 조직운영에서 차차 현지인 중심으로 리더십을 바꾸는 것이다. 고객의 현지화는 말 그대로 한국계 지상사 등을 상대로 한 영업 비중을 줄이고 현지 기업 및 개인을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펼치는 것이다.
통상 금융사들의 글로벌 사업 현지화라는 개념은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신한금융은 베트남에서만큼은 조금 더 진보한 개념을 적용하고 있다. 완전한 현지 금융사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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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은 베트남에 진출한 초기부터 현지화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 특히 초창기 사업을 진행하는데 있어 현지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영업활동에서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현지화’라는 목표(KPI)를 걸고 의욕적으로 영업활동에 나섰지만 초기 시장을 개척하는데 어려움이 컸다.
초창기 신한금융은 현지화를 위해 단순히 ‘한국계 지상사 및 한국인 고객 이외의 현지인을 대상으로 영업을 한다’라는 개념으로 접근했었다. 그러나 결국 실패로 귀결되는 사례가 많았다. 한국인 주재원 중심으로 한국적인 사고와 문화에 기반해 현지 고객을 상대했기 때문이다.
초창기 신한베트남은행에서 시장을 개척한 신한금융 관계자는 “현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뭔지 파악해야 하는데 한국적 사고로는 잘 이해를 못하는 부분이 많았다”며 “한국에서 해왔던 경험을 가지고 ‘이런 상품이 한국에서 유행했고, 이런 상품을 이렇게 판매했더니 잘 됐다’는 식의 접근으로 실패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회상했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신한베트남은행은 조금씩 개선책을 찾아 나갔다. 한국적인 사고를 버리고 일하는 방식부터 대고객 영업활동까지 프로세스를 개선하면서 철저히 현지화를 추구했다. 특히 경영전략 수립 단계에서부터 현지인 직원들을 참여시켜 아이디어를 얻고 이에 기반해 영업활동을 펼치는 과정에서 조금씩 문제가 풀리기 시작했다.
앞선 관계는 “일례로 베트남에선 한국에서보다 상품 홍보 팜플렛이나 앱 등에서 조금 더 강렬한 색상을 써야한다”며 “현지에선 원색의 강렬한 빨강 등 색을 더 선호하기 때문인데, 한국 기준에선 촌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현지에선 오히려 이런 게 더 잘 먹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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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부터 시작된 큰 그림…현지인 법인장 나온다
신한베트남은행의 성공신화 이면에는 이처럼 인력의 현지화가 있다. 결과적으로 고객의 현지화를 위해 인력을 현지화하는 과정에서 성장 동력이 만들어졌다. 현지인들이 경영전략과 영업활동 전반에 적극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모행의 조직문화와 베트남 사회의 문화가 융합돼 새로운 신한베트남은행 만의 조직문화가 만들어졌다.
신한금융 차원의 세밀한 인력운용 전략도 주요했다. 신한은행 초기부터 현재까지 신한베트남은행에 한국인 주재원을 많이 파견하지 않고 있다. 법인장 및 일부 경영진, 한국계 지상사 대상 영업인력(RM) 등 최소 필요 인력만을 두고 있다.
ANZ은행 리테일부문 인수 초기인 2017년 말 43명이던 신한베트남은행의 한국인 주재원 수는 2023년 6월말 현재 43명으로 동일하다. 2020년 말 47명으로 소폭 숫자가 늘었었지만 곧 다시 43명으로 줄었다.
현지 경영현안과 영업활동은 거의 대부분 현지인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현진을 적극적으로 경영진으로 올려 관리자 역할도 많이 부여하는 상황이다. 영업점장과 중간 관리자 전원은 현지인으로 구성돼 있고, 최고위 경영진들도 절반 이상 현지인이다.
신한금융은 글로벌 공통직급체계를 사용한다. 매니저, 시니어, 주니어 등 3단계로 직원을 구분하고 각 직급에 맞는 업무를 맡긴다. 매니저는 관리자로서 한국 모행의 직제로 보면 부장(지점장)에 해당한다.
실제 베트남신한은행의 매니저(관리자) 수는 해마다 늘고 있다. 2017년 말 32명이던 베트남 현지인 매니저는 2020년 말 63명을 거쳐 2022년 말 151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는 6월 말 기준 162명으로 추가로 더 많은 현지인들이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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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최근에는 본부장급 경영진들도 현지인 비중이 절반 이상으로 높아졌다. 2017년 말 0명이던 현지인 경영진(본부장)은 2018년 말 3명을 시작으로 2021년 6명까지 증가했다. 이후 올 6월말 기준 6명으로 그 숫자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본부장 구성원 가운데 한국인 비율은 크게 줄고 현지인 비율이 훨씬 더 높아졌다. 2018년 말 신한베트남은행의 본부장 7명 가운데 4명은 한국인, 3명은 현지인이었다. 현지인 비율은 42.9%였다.
올 6월 말 기준 신한베트남은행의 본부장은 총 9명이다. 이 가운데 한국인은 3명, 현지인은 6명이다. 현지인 본부장 비율은 66.7%로 크게 증가했다. 과반 이상이 현지인 본부장으로 채워졌다. 향후 현지인 비율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몇 년 뒤에는 신한베트남은행장(법인장)도 현지인이 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신한금융 차원에서도 과거부터 현지인 법인장 배출을 위한 로드맵을 기반으로 고위 경영진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특히 현재의 신한베트남은행 기틀을 다진 허영택 신한캐피탈 고문은 ANZ은행 인수를 타진하던 시기부터 인력과 조직의 현지화를 고민해왔다. 그는 단순 재무적 수치와 표면화된 실적 이외에 내부적으로 신한베트남은행이 장기 지속가능성장 할 수 있는 치밀한 전략을 수립해 조직의 뼈대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허 고문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신한베트남은행 2대 법인장으로 활약했다. 그는 신한베트남은행의 ANZ은행 리테일부문 인수를 계획하고 주도하면 신한베트남은행의 성장 발판의 밑그림을 그린 인물이다.
역대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은 총 5명이다. 1대 법인장은 홍만기 전 법인장으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법인장 직을 수행했다. 허 고문의 뒤를 이어 신한베트남은행 중흥기를 이끈 신동민 전 법인장이 3대, 이태경 신한금융지주 부사장(CFO)이 4대 법인장을 역임했다. 현재 강규원 법인장이 신한베트남은행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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