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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차기 리더는]양종희 부회장, '비은행장' 출신 회장 탄생할까KB손보 인수부터 경영 정상화까지 '비은행' 확장…허인 부회장과 사실상 2파전

김서영 기자공개 2023-08-31 08:04:40

이 기사는 2023년 08월 30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사진)이 차기 회장 후보 최후 3인에 이름을 올렸다. 양 부회장은 KB손해보험(KB손보) 사장을 세 차례 연임한 인물로 '비은행장' 출신이다. 내부 출신 회장을 선호하는 KB금융 특성상 허인 부회장과 2파전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비은행장 출신 회장이 탄생할지 관심이 쏠린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29일 2차 숏리스트를 발표했다. 차기 회장 후보군 3인으로는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 △김병호 베트남 HD은행 회장이다. 금융권에서는 실질적으로 양종희·허인 부회장 2파전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양 부회장이 KB금융 차기 회장 자리에 오르면 최초의 비은행장 출신 회장이 탄생하는 셈이다. 전통적으로 은행장이 지주 회장에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 3연임을 한 윤종규 회장도 2014년 11월부터 3년간 그룹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으로 재직했다.

KB금융지주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 사진. KB금융

KB손해보험 대표이사(CEO)를 지낸 양 부회장은 비은행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는 은행과 비은행을 아우를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옛 국민은행에 입행해 중간관리자(부장) 때까지 은행업 전반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후 2010년 KB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겼다. 임원을 목전에 둔 시점에 비은행 전문가로서의 경력을 시작한 셈이다.

KB지주에선 경영관리부 부장과 전략기획부 부장 등 주로 재무와 전략 등을 담당했다. 윤 회장이 지주 부사장을 지낼 때 전략기획부장으로 일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비은행 자회사 전반 포트폴리오 확장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고 실무 담당하는 역할을 했다.

특히 양 부회장은 KB손보의 전신인 LIG손보 인수 실무를 맡으며 활약했다. 그뿐만 아니라 KB금융과의 화학적 결합, 순이익 증대 등 성과를 거두며 2016년 3월 KB손보 대표이사로 선임돼 3연임까지 성공했다.

금융권에선 그간 양 부회장이 비은행부문에서 보여준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회추위의 좋은 평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장점이란 분석이다. 비은행 출신 회장 탄생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은 지난해부터 은행 지주에 대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내부통제 실패의 원인을 지배구조로 지목했다. 이른바 '셀프 연임' 문제 등으로 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견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다양한 문제가 불거졌다는 견해를 표명해왔다.

이 과정에서 지배구조 개선 요구도 거세졌다. 더불어 은행장 출신 인물이 금융지주 회장에 오르는 관례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지배구조 개선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비은행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은 인물이 지주 회장에 선임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하나는 입장도 나왔다.

올해 초 이복현 금감원장은 "특히 제일 관심거리가 되는 CEO 선임 절차와 관련해 공정성·투명성 확보 방안 등을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호세력을 앞세워 CEO들이 장기집권하는 제왕적 시스템에 메스를 꺼내겠다는 분명한 시그널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금융당국은 은행 지주들의 '이자 장사'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비이자이익 확대는 금융당국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에서 꼽은 6대 과제 중 하나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비이자이익 증가와 글로벌 시장 개척 등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금융 당국 입장에서도 새로운 지배구조 개선 작업의 하나로 그간의 관례를 타파한다는 명목이 충족된다. KB금융도 당국의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하면서 비은행 강화와 글로벌 사업 확대 등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키워갈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이러한 KB금융 안팎의 여러 상황은 양 부회장에게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고 있다. 비은행장 출신 후보가 회장으로 선임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은행과 비은행을 넘나들며 경력을 쌓은 양 부회장이 차기 회장 적임자로 주목받는 이유다.

다만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이란 막강한 경쟁자와의 승부에서 양 부회장이 마지막까지 회추위의 확신을 이끌어내는 것은 다른 문제다. 허 부회장은 최초로 KB국민은행장을 3연임한 실력자다. 은행업에 기반해 영업과 전략 등 부문에서 확실한 성과를 만들어냈다.

또 KB금융지주 부회장에 오른 이후에는 WM과 디지털, 글로벌, 비은행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후계 수업을 착실히 받았다. KB금융 내 핵심 자회사인 국민은행장이란 이력에 더해 KB지주에서 집중적으로 다양한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쌓았다.

양 부회장과 허 부회장간 경합 결과는 오는 9월 8일 나온다. KB금융 회추위는 2차 숏리스트에 오른 3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고 당일 최종 후보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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