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사는 적자 파트너사 '노바백스'에 왜 투자했을까 계약종료 시점에 지분투자 6.45% 확보…지분거래 규모와 CMO 계약금 일치 눈길
최은진 기자공개 2023-09-11 11:18:57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7일 16:0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엔데믹에 대비하는 첫 딜(Deal)로 백신 파트너사인 노바백스(novavax)를 선택한 걸 두고 세간의 평이 엇갈린다.일단 노바백스가 팬데믹 당시 대규모 매출에도 적자가 이어졌다는 데 의구심이 쏠린다. 또 코로나19 백신 말고는 상업화 한 게 없는데다 일부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포트폴리오와도 겹친다는 점도 의아하다. 이런 상황에서 양사의 지분인수 거래와 CMO(위탁생산) 거래의 '자금납입 규모' 그리고 '시점'이 일치한다는 데 눈길이 간다.
◇설립 30년간 코로나 백신 외 상업화 전무…조단위 매출에도 수천억 적자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달 10일 노바백스의 신주 650만주를 8450만달러, 우리돈으로 약 1100억원에 취득했다. 지분율로 따지면 6.45%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CMO 사업자로 노바백스와 연을 맺다가 지분취득으로 이어졌다.
1987년 창업한 노바백스는 백신전문 기업으로 나스닥 상장사다. 2021년 코로나19 백신인 '뉴백소비드'를 개발하며 첫 상업화를 이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뉴백소비드 등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CMO 사업자로 파트너십을 맺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약 2년여간 연을 맺던 파트너사에 대한 지분투자를 결정한 건 성장동력 발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노바백스가 유망 바이오텍이라는 점을 감안해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맺기 위한 대안이었다는 얘기다.
자연스레 노바백스의 경쟁력에 시선이 쏠린다. 노바백스는 설립 후 30년간 코로나19 백신 외에는 상업화 한 제품이 없다. 독감 백신 등을 개발하고 있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개발하고 있다는 점에 포트폴리오가 겹치기도 한다.
더 의문스러운 점은 실적이다. 노바백스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매출이 퀀텀점프를 이뤘지만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매출은 약 250억원이었다가 2020년 6300억원대로 늘었고 2021년부터는 조단위 실적으로 확대됐다. 작년엔 2조6000억원의 매출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매출폭증에도 수익성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8600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냈다. 판관비만 2조원이 넘는 자금이 집행된 데 따른 결과다. 연구개발비로 1조6000억원을 썼다. 올해 상반기도 마찬가지다. 매출은 6800억원, 영업적자는 3500억원 수준이다.
실적이 이렇다보니 6월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140억원에 불과하다. 미지급 부채는 1200억원에 달한다. 줘야 할 돈은 많은데 현금은 없고 실적은 적자가 유지된 셈이다.
◇엔데믹 첫딜, 노바백스 텅빈 곳간에 '대금결제' 위한 차선책 분석도
이런 상황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보유 현금 1조2000억원 가운데 10%인 1100억원을 노바백스에 투입했다. 엔데믹을 대비하는 첫 투자처라는 상징성도 있다. 바이오텍 투자는 성장 가능성만 본다고는 하지만 떼돈을 버는 상황에서도 적자를 내는 기업을 왜 선택했는지 의문점이 따랐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노바백스의 거래관계에 주목된다. 양사의 코로나19 백신 CMO 거래가 지난달 8일자로 종료됐다. 당초 올해 연말까지 이어지는 거래였지만 조기종료 됐다. 특히 눈에 띄는 건 SK바이오사이언스의 노바백스 지분매입 거래가 지난달 10일 이뤄졌다는 데 있다. 통상 CMO 거래 종료 시점에 계약금액의 잔금 납입이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기가 일치한다.
노바백스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 대금결재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현금이 필요했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분 매입으로 현금을 융통해준 것으로 보인다. 결국 노바백스의 지분으로 CMO 거래에 대한 대금을 받은 것과 다름없다. 노바백스가 현금성 자산이 140억원밖에 남아있지 않은 시점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숨통을 터 준 셈이다.
하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는 대금결제와 지분거래는 별개의 건으로 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어디까지나 노바백스의 지분매입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유망 기업과 혈맹을 맺은 것이란 얘기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노바백스로부터 받아야 할 금액은 종료시점에 모두 정산받았고 그와 별개로 지분투자가 이뤄진 것"이라며 "유망기업에 대한 투자로 봐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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