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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그룹을 움직이는 사람들]이진영 대표, 유동식 '제조·유통' 사업 책임지는 그룹 해결사14년간 마케팅·홍보·B2B영업 총괄, 이유식 이끈지 1년 만 흑자전환 달성

서지민 기자공개 2023-09-13 07:47:13

[편집자주]

본아이에프는 2002년 대학로의 작은 본죽 매장에서 시작해 국내 대표 한식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0년간 급식업, 간편식 제조업, 식자재 유통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온 본그룹은 지난해 지주부문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그룹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해가고 있다. 지식 프랜차이즈 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해 뛰고 있는 본그룹 주요 인물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7일 0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본그룹에서 근무한 14년의 시간을 회상하는 이진영 순수본 대표의 눈빛에는 자신감이 넘쳐났다. 2009년 이진 현 지주부문 대표의 러브콜을 받고 본아이에프에 합류한 그는 본그룹에서 업종과 분야를 막론하고 당면 과제를 풀어내는 해결사 역할을 했다.

현재 순수본의 사업은 간편식과 이유식을 두 축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대표는 현재 구축 중인 제조 및 배송 인프라가 자리를 잡으면 순수본의 사업 확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보고 있다. 노인, 펫푸드 등 특화된 고객층부터 해외 시장, 상품 위탁생산까지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는 포부다.

◇'본죽&비빔밥' 전환·간편식 사업 확장 주역

1978년생인 이 대표는 경희대 주거환경학과를 졸업해 한샘에서 가구 영업직으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다. 2004년 이랜드그룹 마케팅팀에 입사하면서 당시 이랜드그룹 기획실장을 맡던 이성진 지주부문 대표와 인연이 닿아 현재에 이르게 됐다.


본아이에프 마케팅팀 팀장을 맡게되자마자 진행한 첫 마케팅이 대박을 터뜨렸다. 그는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PPL(간접광고)을 진행했는데 드라마가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10~30대 여성 고객이 많이 유입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후 이 대표는 약 10년간 마케팅, 홍보, 교육, B2B 영업 등을 총괄하며 본아이에프가 경영상 과제를 받아들 때마다 이를 푸는 역할을 하면서 입지를 다졌다. 본죽의 주요 가맹모델이 된 '본죽&비빔밥' 전환전략 기획이 대표적 사례다.

그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프랜차이즈의 가맹점 출점 제한에 나서면서 어떻게 하면 점포 수 증가 없이 본죽의 제 2 도약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며 "결국 점포당 매출을 늘리는 것이 답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매출이 높은 본죽 매장들을 분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때 이 대표의 눈길을 끈 것은 본죽&비빔밥 매장이었다. 소수의 매장에서 실험적으로 선보였던 비빔밥 메뉴가 점포 매출을 끌어올렸다. 그는 여기에 더해 잘 되는 매장의 크기와 위치, 유동인구를 철저하게 분석했다. 이러한 분석 끝에 나온 출점전략을 기반으로 지난해 가맹점 수가 본죽&비빔밥이 본죽을 앞설 수 있었다.

이 대표가 받아든 다음 과제는 간편식 사업이었다. 당시 동원F&B, 오뚜기 등 식품사들이 간편식 죽을 일제히 내놓기 시작하면서 본아이에프 내에도 작은 간편식 신사업팀이 꾸려졌다. 그러나 기존 본죽 프랜차이즈 사업과의 카니발리제이션 우려로 사업을 확장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 중인 상태였다.

그는 "간편식 사업을 맡게 되고 파악한 문제점은 본죽 핵심 메뉴의 상품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내부 반대로 전복죽과 소고기죽 등 주력 메뉴가 제품화되지 않으면서 매출이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 대표가 가장 먼저 돌입한 작업은 내부 직원들과 가맹점주들을 설득하는 일이었다. 본죽 매장에서의 죽과 간편식 죽 제품은 가격이 세 배 가량 차이나기 때문에 고객층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가맹점을 설득하기 위해 신설한 특별영업팀은 B2C 위주였던 본그룹의 사업영역을 B2B로 확장하게 된 계기가 됐다. 항공사에 간편식 상품을 납품하고 건설사와 제휴해 아파트 입주 시 도시락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시하는 등 전방위적 B2B 영업으로 추가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간편식 제조·이유식 배송 역량 확보 '경쟁력 확대'

본아이에프는 2017년 신사업의 일환으로 순수본 법인을 설립하고 이유식 사업을 시작했다. 자체 제조 공장을 짓고 빠르게 사업을 확장시키려 했으나 이유식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을 뚫지 못하고 고전하고 있었다. 2018년 28억원, 2019년 3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유식 사업의 해결사로 낙점된 것 역시 이 대표다. 창업주 김철호 회장은 이 대표에게 간편식 사업을 순수본으로 이관하고 순수본 대표로서 유동식 제조·유통 사업을 통합해 관리하도록 했다.

이유식과 간편식 죽은 같은 유동식이지만 전혀 다른 사업구조를 가졌다. 이 대표는 "간편식이 소품목 대량생산이라면 이유식은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차이점이 있다"며 "아이의 월령에 따라 먹을 수 잇는 원재료와 이유식 종류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이유식 사업은 기본적으로 구독경제를 기반으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흑자전환을 목표로 필요한 과제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실적을 내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 매출액 증가라면 이를 원가 감소, 원자재·경비 감소, 고기 원재료 매입가 축소 등으로 쪼개가며 작은 과제들로 나누는 방식이다.

100개에 달하는 작은 과업들을 하나씩 해결하면서 생산 효율화에 성공했고 결국 취임 1년 만에 흑자전환을 달성할 수 있었다. 그는 "처음 부임했을 당시 하루에 공장에서 생산하는 이유식 종류가 약 70개였는데 현재는 약 200 종류를 정규 근무시간 내 제조할 정도로 노하우를 쌓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흑자 경영을 기반으로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간편식 사업의 경우 월 700톤의 간편식 죽과 장조림 생산이 가능한 제 2 공장을 설립한다. 그는 "OEM 제조 방식으로는 제품 연구개발에 한계를 느꼈다"며 "간편식 레시피 역시 순수본의 핵심 역량으로 내재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유식 사업은 새벽배송을 직배송 형태로 확장한다. 이 대표는 "다품종 소량생산 시스템과 빠른 배송 능력 인프라가 갖춰지면 실버푸드, 샐러드, 펫푸드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며 "저출산 고령화 인구구조를 고려해 메인 시장인 노인 시장을 노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빠르게 매출액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2025년 제 2공장이 완공되면 외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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