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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 글로벌 전진기지로 '싱가포르' 낙점한 까닭은 자산운용사 라이선스 확보 추진…'지분 투자' 중심 해외진출 확대 포석

최필우 기자공개 2023-09-08 08:23:18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7일 08: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GB금융지주가 싱가포르 자산운용사 설립을 추진한다. 핵심 인력을 영입해 조직을 세팅하고 현지 통화감독청(MAS)의 라이선스 인허가를 기다리는 단계다. 라이선스를 확보하면 싱가포르 자산운용사가 DGB금융의 글로벌 전진 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이번 싱가포르 자산운용사 진출은 은행과 캐피탈 위주인 글로벌 사업에 자산운용업 추가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는 의미가 있다. 또 인수합병(M&A)을 통한 현지 법인 경영권 확보에서 지분 투자 중심으로 동남아 진출 전략에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은행·캐피탈 중심이던 글로벌 사업, 자산운용 첫 도전

7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지주는 올해 초 최영욱 전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싱가포르법인장을 영입했다. 아직 현지 라이선스를 확보하지 못했지만 상법상 설립돼 있는 DGB금융 싱가포르 자산운용사 법인장을 맡았다.

최 법인장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우증권 딜링룸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대우증권 홍콩 법인을 거쳐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싱가포르 법인장을 지냈다.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근무해 글로벌 전문성을 갖췄다.

*DGB대구은행 제2본점 전경

DGB금융이 최 법인장을 일찌감치 영입한 건 싱가포르 자산운용업 라이선스 확보를 맡기기 위해서다. 싱가포르에서 자산운용업을 하려면 RFMC(Registered Fund Management Company) 라이선스 획득이 우선이다. 이후 사모펀드를 설정하고 리테일 고객을 모집할 수 있는 RFMC AI, RFMC 리테일 라이선스를 추가할 수 있다. 최 법인장은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에서 RFMC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펀드를 운용해 현지 사정에 밝다.

싱가포르 자산운용업 라이선스가 추가되면 DGB금융의 다섯 번째 해외 계열사가 생긴다. DGB금융은 현재 캄보디아에 DGB Bank PLC와 캠캐피탈, 미얀마 DGB마이크로파이낸스, 라오스 DGB라오리싱을 운영하고 있다. DGB Bank PLC와 DGB마이크로파이낸스는 대구은행, DGB라오리싱과 캠캐피탈은 DGB캐피탈 자회사다.

싱가포르 자산운용사를 어떻게 편제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DGB금융은 지주 글로벌 조직을 싱가포르 법인에 배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으나 아직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른 해외 법인과 마찬가지로 같은 업권에 속해 있는 계열사의 자회사로 편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신규 진출은 M&A보다 지분 투자

DGB금융이 다섯 번째 해외 법인으로 싱가포르 자산운용사를 낙점한 건 글로벌 전략과도 연관돼 있다. 향후 해외 사업을 전개할 때 싱가포르 자산운용사를 컨트롤타워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조직 싱가포르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DGB금융은 그간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때 현지 금융기관의 경영권을 인수하거나 법인 설립 후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 때문에 현지 금융기관 지분을 100% 또는 대부분 인수해야 했다. DGB Bank PLC·DGB마이크로파이낸스·캠캐피탈 지분은 100%, DGB라오리싱 지분은 90% 보유하고 있다.

M&A는 경영권을 빠른 기간 내에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리스크를 수반한다. 현지 시장은 물론 인수 대상에 대해서도 충분히 파악되지 않은 채로 경영권을 행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영 정상화까지 상당한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고 추후 시장 상황이 급변할 경우 발을 빼기도 쉽지 않다.

싱가포르 자산운용사가 컨트롤타워가 되면 지분 투자 방식으로 해외 진출을 타진할 수 있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금융 허브로 동남아 투자 정보가 모이는 곳이다. 동남아 금융기관 일부 지분에 투자해 내부 사정을 파악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시세 차익을 실현하는 것도 가능하다. 투자 효율성은 높이고 리스크는 낮출 수 있는 셈이다.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싱가포르 자산운용업 라이선스 획득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허가를 받으면 싱가포르 법인의 역할과 전략을 구체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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