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승계 프로그램 점검]DGB금융, '행장 오디션' 회장 승계에도 도입 예고선임 주체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이사회사무국 분리하고 승계 기간 연장
최필우 기자공개 2023-08-24 07:30:01
[편집자주]
윤종규 KB금융 회장 용퇴로 금융지주 CEO 장기 집권 시대가 막을 내렸다. 주요 금융지주 회장 연임에 제동을 건 금융 당국의 시선은 이제 차기 회장 선임으로 향한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CEO 승계 프로그램을 금융권에 안착시킨다는 목표로 모범관행 수집에 한창이다. 더벨은 각 금융지주 승계 프로그램 모범 사례와 개선점을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2일 10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GB금융지주는 금융권 CEO 승계 프로그램 리빌딩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다. 외부 전문기관과 전문가가 주축이 되는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했다. 은행장 인선 뿐만 아니라 지주 회장을 선임할 때도 오디션 방식의 승계 프로그램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DGB금융은 회장 승계 프로그램을 발전시키기 위한 준비 작업을 마무리하는 단계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원인 사외이사들의 권한을 강화하고 넉넉한 검증 기간을 부여했다. 이사회사무국을 경영진과 분리해 이사회 직속 조직으로 편제하는 조직 개편도 마쳤다.
◇인선자문단이 선임한 사외이사, 외부 기관과 CEO 선임
DGB금융 이사회는 사내이사인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사진)과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외이사 7명 중 4명은 외부 자문기관의 추천을, 2명은 주주의 추천을 받아 이사회에 입성했다. 이사회 구성원 대부분 외부 추천에 의해 선임됐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권한을 외부 자문기관과 인선자문단에 위임하면서 투명한 사외이사 선임이 가능해졌다. DGB금융 사외이사 후보군은 대부분 외부 자문기관 추천으로 구성된다. 후보군을 평가하는 건 사외이사가 외부에서 선임한 인선자문위원이다. 선임 주체와 평가 주체가 완전히 분리된 셈이다.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는 은행장 선임 프로그램 도입으로 이어졌다. DGB금융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2년 간 외부 자문기관과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후보군을 육성하고 평가해 임성훈 전 대구은행장과 황병우 대구은행장을 선임했다. 이사회는 물론 계열사에도 지주 회장의 영향력을 제한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같은 변화는 김 회장의 결단이 있어 가능했다. 김 회장은 승계 프로그램 도입을 골자로하는 지배구조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2018년 취임했다. 김 회장은 취임 직후 이사회사무국을 신설해 권한을 부여하고 지배구조 개선 임무를 맡겼다. 그의 지지를 바탕으로 이사회사무국은 사외이사 선임 제도와 CEO 선임 프로그램을 안착시켰다.
DGB금융의 시선은 이제 지주 회장 선임 프로그램으로 향한다. 은행장 선임으로 검증된 승계 프로그램을 지주에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과거에 비해 사외이사 권한이 대폭 강화된 만큼 투명한 검증과 평가가 가능하다. 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외부 자문기관 및 전문가와 협업한 노하우도 활용할 수 있다.
◇'이사회 직속' 이사회사무국, 6개월 간 CEO 검증 가능
DGB금융은 지주 회장 승계 프로그램을 도입하기 위한 구조를 갖췄다. 지난달 조직 개편을 통해 회추위를 지원하는 이사회사무국을 이사회 산하로 편제해 경영진과 분리했다. 현직 회장이 연임이나 후계자 선임 결정에 관여할 수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이사회사무국 독립성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는 김 회장의 의중이 반영했다.
승계 개시 시점을 임기 만료 6개월 전으로 정한 것도 다른 금융지주와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시중은행 금융지주의 경우 2개월 안팎의 승계 기간을 회추위에 부여하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의 경우 40일에 불과하다. DGB금융은 회장 후보를 철저히 검증하려면 최소 반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승계 기간을 연장했다.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수년간 모범적인 승계 프로그램을 구축하기 위해 힘써왔고 이제 완성된 모델을 선보일 수 있는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며 "금융감독원 모범관행TF에서 구체적인 승계 프로그램 선진화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고 연내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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