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코스닥 차이나 디스카운트 점검]윙입푸드, 실적 선방 불구 공모가 하회 부담영문명 '차이나' 떼고 글로벌 확장 시동

정유현 기자공개 2023-09-08 09:47:58

[편집자주]

국내 증시에는 중화권 기업에 대한 불신이 만연하다. 부실경영과 회계 불투명성으로 상장 폐지를 거듭하는 등 여러 논란을 일으키며 신뢰도를 스스로 깎아내린 영향이다. 하락한 신뢰도는 국내 증시에 상장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의 투자 매력도 낮추고 있다. 코스닥에 상장한 중국 기업이나 중국 자본이 지배하는 곳은 15개 이하 수준에 불과한데, 이 중 80% 정도가 공모가 회복은커녕 동전주를 면치 못하고 있다. 더벨은 중국계 기업의 상장 후 실적과 지배구조 이슈, 주가 추이를 통해 차이나 디스카운트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7일 14: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증시에 힘겹게 데뷔한 윙입푸드의 주가가 여전히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국내 상장한 여타 중국 기업 대비 탄탄한 실적과 양호한 재무 상태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차이나 디스카운트'의 높은 장벽을 넘지 못하는 모양새다.

기업공개(IPO) 준비 과정에서 이미 국내 증시의 '차이나 포비아'를 체감한 만큼 윙입푸드 경영진도 주주와의 소통을 중시하고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매달 회사 관련 리포트를 발간하고 투자 정보도 꼬박꼬박 공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문명에 'china(중국)'를 떼고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 입성한 중국 기업의 불신을 떨쳐내고 신뢰를 얻는 모범 사례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힘겨웠던 상장 도전, 오염수 테마주 무드에도 1000원대 거래

윙입푸드는 130여 년의 전통을 이어온 중국 광동지역 전통소시지 제조업체다. 광동에서 4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으며 이 지역에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했다. 육가공 기업 최초로 전통소시지 맛을 내는 간편식품(간편소시지)을 개발했다.

중국 육가공 부문은 완전경쟁 시장이다. 1위 업체가 전체 육가공 매출의 5% 정도만 가져가는 구조다. 시장 경쟁 상황과 회사의 규모의 규모를 고려해 윙입푸드는 성장을 위한 기업공개의 종착지로 한국 증시를 선택했다.

윙입푸드가 증시 입성을 준비하던 시기는 최악의 여건이었다. 사드(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한-중 관계가 위축됐던 시절이다. 컬러레이홀딩스의 IPO를 전후로 중국 기업에 대한 분식 회계 등의 여파로 시장의 반응이 싸늘하게 식었고 상장폐지하는 중국 기업이 속출하기도 했다.

윙입푸드는 2017년 한차례 상장을 자진 철회하고 2018년 재도전에 나섰다. 특히 거래소가 중국기업에 대해 증치세(중국의 부가가치세 개념) 증빙, 19개월 기업실사 등의 엄격한 심사 기준을 적용하는 등 난관이 많았다.

윙입푸드가 매달 작성해 홈페이지에 올리는 IR 자료 중 주가 추이 발췌

중국 1차 산업 기업에 대한 거래소의 까다로운 예심을 통과했지만 일반 투자자의 얼어붙은 투심이 녹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 기업 리스크 확대로 당초 공모가 밴드 역시 주당 평가가액인 6741원에서 최대 70%까지 할인해 2000원~3000원으로 범위를 정했다. 수요 예측 결과 공모가는 하단인 2000원으로 정해졌다. 상반기 실적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 5배가 채 되지 않는 수준이었다.

반면 상장 첫 날인 2018년 11월 30일에는 상한가로 거래를 마감했다. 기업 가치에 비해 공모가가 저렴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매수세가 늘어난 영향이었다. 이틀 후부터 주가는 다시 공모가 아래인 1000원 후반대에서 거래가 되다가 2019년 상반기에 2200원대에서 한동안 거래가 지속됐다. 2019년 5월 18일에는 주가가 처음으로 3000원을 넘겼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주가가 힘이 더 빠지기 시작했다.

2022년 11월부터는 중국 기업 중 손에 꼽는 지폐주였던 윙입푸드 마저도 주가가 1000원 이하로 내려가며 동전주로 내려왔다. 올해 들어 주가가 1000원대를 회복했지만 주기적으로 1000원 이하로 하락했다. 최근에는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오염수 테마주로 엮이며 주가가 상승해 다시 지폐주 자리로 복귀하긴 했다. 다만 매수세에도 여전히 공모가 2000원을 회복하지는 못하고 있다.

윙입푸드 측은 "주요 경영진이 주가 흐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고 주주와의 소통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매달 홈페이지를 통해 회사 동향을 업데이트하고 있다"며 "주가 부양에 대한 부분은 다각도로 고민을 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화된 사안은 없다"고 설명했다.

◇PBR 0.28배, 사업 확장 통한 주가 저평가 극복 의지

윙입푸드는 지난해 최대 실적을 경신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2022년 연결 매출 1534억원, 영업이익 215억원, 당기순이익 18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7%, 24%, 39% 증가했다. 살라미 등 주력 제품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덕분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 853억원, 영업이익 141억7171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이익 모두 상승했다.

상반기 말 기준 부채 비율은 26%, 유동비율은 안정적이라 평가받는 200%를 넘어선 694%를 기록하고 있다. 실적과 재무 상태 모두 안정적인 상태지만 주가가 힘을 못받는 것은 중국 리스크 여파가 있다고 내부에서도 평가를 내리는 분위기다. 자산 총계가 2219억원 규모인데, 현재 시가총액은 490억원대 수준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8배에 불과하다. PBR은 1배 미만이라는 것은 시총이 순자산 가치를 밑돈다는 의미다.


주가 저평가를 극복하기 위해 윙입푸드도 머리를 맞대고 있는 모습이다. 우선 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면서 신뢰도를 쌓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2019년 한국의 푸드나무와 합작사를 설립했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제품 출시가 지연됐었다. 올해는 합작사를 통해 닭가슴살 등 신제품을 출시해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신공장도 가동을 시작했다. 윙입푸드는 중국 광동성 중산시 황포진에 위치한 윙입푸드는 2022년말까지 기존 1공장과 2공장을 통합해 9층 신사옥 증설 및 리모델링 작업을 마쳤다. 1월부터 가동을 했으며 올해 전체 연간 생산량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식품 시장이 '온라인'과 '밀키트' 중심으로 개편되는 만큼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신제품 판매를 진행할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해말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영문명을 변경하기도 했다. 기존 WING YIP FOOD (CHINA) HOLDINGS GROUP LIMITED에서 WING YIP FOOD HOLDINGS GROUP LIMITED로 변경한 것이다. 사명에서 중국을 지운 것이 특징이다.

윙입푸드 관계자는 "중국 기업이 맞지만 사명에 표기가 되면서 시장 진출의 폭이 좁아진다는 판단하에 사명을 변경한 것이다"며 "올해는 푸드나무 합작법인을 통해 성과를 낼 수 있게 준비하고 있고 전반적으로 전년 대비 10% 이상의 매출 신장을 이뤄내는 것이 목표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