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L바이오, 간접투자한 '강남부동산' 진짜 주인됐다 작년 3월 펀드로 매입한 빌딩 확보, 총 650억 베팅…'버전2' 도약 '상징적 의미'
최은진 기자공개 2023-09-12 08:29:02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1일 08: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비엘바이오가 작년 3월 매입한 부동산 펀드의 자산을 양수하면서 강남부동산의 '진짜' 주인이 됐다. 단순 투자목적에서 연구시설 집약을 위한 '소유'로 전략을 바꿨다.연구개발(R&D) 바이오텍으로는 이례적이고도 거의 유일하게 강남빌딩을 보유한 회사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봉은사로 위치한 티비에이치글로벌 빌딩' 매입
에이비엘바이오는 8일 공시를 통해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토지와 건물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봉은사로 456번지에 위치한 '티비에이치빌딩'이 대상이다. 토지면적은 677.6㎡, 건물은 6,221.65㎡다. 현재 건물 전체는 '티비에이치글로벌'이라는 회사가 임대하고 있어, 건물명도 해당 회사의 사명을 따서 부르고 있다.
해당 건물과 토지를 매입하기 위해 에이비엘바이오는 650억원을 투입한다. 전체 자산총액 1852억원 중 35%에 달하는 규모로 적지 않은 수준이다. 6월 말 기준 현금성자산이 895억원 남아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을 부동산 투자에 쏟는 셈이다.
이 건물을 매입한 스토리가 흥미롭게 읽힌다. 작년 3월께 에이비엘바이오는 '메테우스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1호'를 220억원에 매입했다. 이번에 매입한 티비에이치글로벌을 보유하고 있는 펀드였다. 펀드는 2019년 430억원에 건물을 매입했다. 사실상 단독수익자로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 효과를 얻었다.
그리고 약 1년여만에 해당건물을 펀드로부터 매입하면서 진짜 주인이 됐다. 중장기 성장 기반 구축을 위한 R&D 및 사무 공간 확보를 위해서 부동산을 매입했다는 설명이다.
공시를 통해 에이비엘바이오는 △분산된 연구개발 및 사무 공간 통합으로 업무 효율성 및 효과성 증대 △인력 증가 및 연구 개발 파이프라인 확대에 따른 공간 부족 문제 해결 △우수인력 확보로 인한 역량 강화 △임차료 절감 및 자산 증대 △홍보 효과 극대화 위치 확보로 인지도 향상 등을 부동산 매입에 따른 긍정요인으로 꼽았다.
입주는 오는 2025년부터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빌딩이름도 바뀐다. 에이비엘바이오 사옥이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에이비엘바이오빌딩'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종속기업에서 유형자산으로 '계정변경', 달라진 위상 '상징성'
이번 베팅으로 해당 부동산에 대한 펀드 장부가 241억원이 종속기업에서 빠지는 반면 유형자산이 650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40억원에 불과한 유형자산이 700억원대로 늘어나게 된다. 부동산 투자가 입주 등으로 영업활동에 활용되면 투자부동산이 아닌 유형자산으로 산입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국내 상장 바이오텍 가운데 강남 노른자위 땅에 단독 건물을 보유한 거의 유일한 회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부동산 투자는 단순 '소유'의 개념을 넘는 '활용가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민국의 중심지에 사옥을 갖게 된 데 따라 회사의 위상이 올라가는 건 물론 핵심인력 유치에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설립해 7년차를 맞이한 에이비엘바이오는 현재 '버전 2'를 준비하고 있다. 작년 1월 빅파마 사노피와 1조4000억원에 달하는 기술수출 빅딜을 체결한 이후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부동산 베팅도 에이비엘바이오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준 일례로 해석하는 의견과 함께 새로운 도약에 나서겠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핵심위치에 안정적인 사무 및 연구공간을 확보하는 걸 시작으로 지속가능 기업으로의 성장모델을 만들어나가겠다는 하나의 '선언'과도 같다는 분석이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2025년 입주를 목표로 리모델링 등을 고민 중"이라며 "빌딩이름도 바꾸는 등 재정비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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