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물자 관리 강자' SK하이닉스, GCMS 강화 속도붙나 국내외서 수출 관리 역량 확인, 화웨이 비정상적 반도체 확보 관측에 영향
김경태 기자공개 2023-09-14 13:09:32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2일 13: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글로벌 각국에서 반도체를 전략물자로 관리하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되면서 관련 기업들은 국제사회의 기준에 부합하는 전략물자수출통제 관리 시스템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를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 중 하나인 SK하이닉스 역시 대응력을 키우고 있다. 올해 자율준수 무역거래자(CP) 최고 등급을 획득하는 등 성과를 인정받았다.이는 중국 화웨이가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 '메이트 60프로'에서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가 나왔지만 정상적이지 않은 경로로 매입했을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SK하이닉스에서 전략물자와 수출통제 관리를 고도화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외 인정받은 '전략물자 수출관리' 역량
글로벌 각국에서는 반도체를 전략물자로 관리한다. 전략물자는 국가안보, 외교정책, 국내 수급관리를 목적으로 수출입과 공급, 소비 등을 통제하기 위해 정한 품목과 기술이다. 반도체가 스마트폰, 자동차, 가전뿐 아니라 미사일을 비롯한 대량파괴무기 등에도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중 분쟁이 격화된 후로는 더욱 깐깐한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에서는 기업의 전략물자 수출관리 능력을 평가한다. 그리고 매년 국내 CP를 선정한다. CP가 되기 위해서는 취급하는 품목이 전략물자에 해당되는지를 정확히 판정하고 자사 제품의 최종 사용자가 누구인지를 분석하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또 세계 무역 규범에 부합하게 자사의 거래 내용을 심사하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산자부는 매년 국내 CP 중 우수 기업을 선정한다. 또 역량에 따라 A, AA, AAA 3단계의 등급을 부여한다.
SK하이닉스는 CP 중에서도 최상위 기업으로 손꼽힌다. 2005년 CP로 지정됐다. 그 후 역량을 꾸준히 강화하면서 2014년 AA 등급을 받았다. 올 7월에는 AAA 등급을 받으며 최고 등급을 획득했다.
이런 SK하이닉스의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Compliance Program)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았다. 올 7월 영국표준협회(BSI)로부터 준법 경영표준(ISO 37301)과 부패방지 경영표준(ISO 37001) 인증을 동시에 획득했다. 이는 국내 반도체 업계 최초다. 최근 국제사회에서 추진하는 규범을 준수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받은 셈이다.
◇'핵심' 해외 컴플라이언스팀, 우려 거래자 포착 GCMS 구축·법률 전문가 포진
SK하이닉스의 전략물자 수출관리 통제, 글로벌 법규 준수 등과 관련해 촘촘한 체계를 갖추고 있다. 글로벌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GCP)를 운영한다. SK하이닉스가 사업을 하는 글로벌 각국의 법규를 준수하면서 규제 기관, 이해관계자들의 요구 수준에 대응하고 있다.
미중 분쟁으로 수출통제 관리 중요성이 커지면서 GCP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기존의 공정거래, 부패 방지를 넘어 글로벌 시장 상황에 맞춰 전략물자 수출통제 관리, 우려 거래자 관리 등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프로세스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업무를 담당하는 핵심 부서는 해외 컴플라이언스팀이다. 이 팀은 해외 각국의 규제를 검토해 자문 제공, 이슈에 대응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국내 대외무역법뿐 아니라 미국 수출관리 규정(EAR) 등 해외 무역 법령을 포함해 각국 정부의 규제에 따라 SK하이닉스가 하는 모든 거래가 적법하게 진행되도록 지원한다.
특히 전략물자의 수출통제와 우려 거래자에 대한 제재 모니터링까지도 한다. 우려 거래자는 국제 안보와 세계 평화를 위해 거래가 제한되거나 거래 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 개인이나 단체를 의미한다.
실제 최근 해외 컴플라이언스팀의 업무에서 수출통제, 우려 거래자 모니터링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컴플라이언스팀은 사내 모든 물품의 전략물자 해당 여부를 대외무역법과 미국 EAR 기준으로 판정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
아울러 전략물자 수출통제 관리 시스템인 'GCMS(Global Compliance Management System)'도 수 년에 걸쳐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GCMS를 활용하면 SK하이닉스가 보유한 자재 약 30만 종에 대해 전략물자에 포함되는 지 여부, 수출통제관리와 관련된 규정 위반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이번 화웨이 사건을 계기로 SK하이닉스의 GCMS 고도화와 적용 강화 등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컴플라이언스 올 하반기 동안 본사 GCMS를 고도화하면서 중국 우시 법인을 시작으로 해외 법인 확산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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