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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포트폴리오 리포트/삼성전자]이건희·이재용, 2대 걸쳐 챙기는 파트너 '원익IPS'①공동연구 통해 반도체 첨단장비 개발, CB 투자로 2대주주 등극

원충희 기자공개 2023-09-18 07:30:58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THE CFO가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2일 15:1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는 소재·부품·장비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클러스터 산업이다. 삼성전자 역시 여러 소부장 업체들과 손잡고 반도체 생태계를 꾸려나가고 있다. 사업협력, 기술적 협력을 넘어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분 투자다. 그래서 삼성전자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반도체 소부장 협력사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가운데 원익그룹의 경우는 고(故) 이건희 회장에 이어 이재용 회장까지 2대에 걸쳐 직접 챙기는 협력사다. 삼성전자가 경쟁사 대만 TSMC를 따라잡기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선 가운데 최선단 공정의 장비를 제공하는 곳이다. 삼성전자의 투자와 협력관계로 반도체 증착장비의 대장주로 꼽히고 있다.

◇원익IPS, 삼성이 2대주주 된 사연

삼성전자는 2010년 3월 원익IPS(합병전 아이피에스) 전환사채(CB)에 220억원을 투자했다.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722만여주(9.5%)로 최대주주 원익 등(28%)에 이어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규모다. 이곳은 삼성전자와 1997년 8월부터 공동 연구를 시작해 1998년 원자층증착(ALD)장비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반도체 장비 대표업체로 자리잡은 곳이다.

2016년 4월 원익IPS는 원익홀딩스(존속회사)와 원익IPS(분할신설회사)가 인적분할을 통해 나눠지면서 삼성전자는 원익홀딩스 지분(2.3%)과 원익IPS 지분(3.8%)을 모두 갖게 됐다. 삼성전자의 연결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도 원익홀딩스와 원익IPS의 지분을 각각 2.28%, 3.77% 보유하고 있다. 원익IPS의 경우 2016년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때 지분이 10%에 육박했는데 2019년 원익테라세미콘과 합병하면서 희석됐다.

특이한 점은 삼성의 투자목적이 '경영참여'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같이 투자할 만큼 사업적으로 주요한 회사란 뜻이다. 실제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21년 새해 첫 공식일정으로 평택캠퍼스를 찾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현장을 점검했는데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반입된 장비는 원익IPS가 국내 기술로 생산한 반도체 화학기상증착장비(CVD)다. 그의 옆에는 이용한 원익그룹 회장(사진)이 있었다.

10여 년 전인 2010년 12월에는 고 이건희 회장이 주최한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에서 외부인 2명이 특별상을 받았다. 그 중 한 명이 반도체 장비와 소재를 국산화해 삼성전자의 원가절감과 안정적 수급에 기여한 이용한 회장이다. 이처럼 원익은 삼성가(家) 오너가 2대에 걸쳐 손수 챙길 정도로 긴밀한 협력관계를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R&D부터 시작해 원익IPS의 경영과 기술 개발에 깊숙히 관여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원익IPS가 만드는 파운드리 최선단 공정에서 쓰이는 장비는 연구개발(R&D) 단계에서 삼성과 협연을 통해 진행된다"며 "원익은 삼성과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협력사"라고 설명했다.

◇주요 이사진도 삼성 출신 다수

삼성과 원익과의 협력은 비단 기술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들 회사의 이사진에는 삼성 출신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원익IPS의 경우 이현덕 사장은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을 거쳐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을 지냈으며 이문용 이사회 의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장과 제일모직 부사장을 지냈다. 조남성 이사(원익홀딩스 부회장)는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사장을 역임했다.

안태혁 이사 역시 삼성SDI 소형·중대형전지 사업부장(부사장) 출신이며 박동건 사외이사의 경우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혁신담당 사장, 삼성디스플레이 대표를 거친 인사다. 주요 경영진이 삼성 출신인 만큼 삼성의 니즈와 내부구조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기술력과 함께 주요 협력사로 자리매김한 기반이기도 하다.


사업과 경영 연계성이 큰 만큼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 역시 높은 편이다. 올 6월 말 기준 원익IPS의 삼성향 매출은 2208억원으로 총 연결매출(4085억원)대비 54%에 이른다. 매년 등락은 있지만 평균 5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반도체는 글로벌 열강들의 패권 경쟁으로 이어질 정도로 국가에 주요한 산업인 만큼 원익은 기술경쟁력 유지를 위해 삼성의 비호를 받고 있는 업체 중 하나다.

삼성전자의 주요 협력사로 자리매김하면서 이들의 몸값도 덩달아 뛰었다. 1996년 상장된 이후 현재는 반도체 장비 대장주로 꼽히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의 긍정적 뉴스가 나오면 원익IPS가 조명 받는 구도다. 삼성전자의 시설투자에 따라 실적이 움직인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의 원익IPS 지분 취득원가는 324억원, 올 6월 말 기준 공정가치는 4배 뛴 1214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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