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빛 본 제네시스, 7년 만에 일냈다 글로벌 누적 판매 100만대 돌파…2004년부터 고급 브랜드 출시 준비
조은아 기자공개 2023-09-21 09:11:49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8일 0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네시스 브랜드(제네시스)가 글로벌 누적 판매 100만대를 돌파했다. 2015년 11월 국내 자동차업계 최초의 고급 브랜드로 탄생한 지 7년 10개월 만이다. 누적 판매 50만대를 넘어선 지는 고작 2년 3개월 만에 거둔 성과다. 판매에 점차 가속도가 붙고 있는 모양새다.현대차는 내부 검토를 시작한 지 무려 10년 만에 제네시스를 선보였다. 그만큼 위험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판매망 구축과 홍보 등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실패할 경우 떠안아야 할 부담도 매우 컸다. 당시 일본 도요타의 렉서스가 미국을 제외한 유럽 등에서 고전하고 닛산의 인피니티가 미국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점도 현대차의 고민을 길어지게 만든 요인으로 지목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2015년 1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제네시스 브랜드는 국내 69만177대, 해외 31만8627대를 더해 모두 100만8804대가 판매됐다. 처음 나왔을때만 해도 성공 가능성을 놓고 반신반의의 시선을 받았지만 어느덧 시장에서 확실하게 자리잡은 모양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겐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정 회장은 아직 부회장이던 2015년 11월 제네시스 출범을 알리는 행사에 직접 등장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정 회장이 공식 행사를 주관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날 정 회장은 2009년 9월 6세대 쏘나타 출시 행사 이후 6년 만에 국내 공식무대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당시 그는 행사에서 "10년을 준비했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실제 현대차 내부에선 2000년대 초중반부터 꾸준히 고급 브랜드 출시를 준비해왔다. 이유는 간단하다. 당시 현대차와 기아가 글로벌 5위의 자동차회사였음에도 브랜드 이미지가 다소 애매했기 때문이다. 양적 성장은 거뒀지만 질적으로 그에 걸맞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주요 자동차시장에서 '저렴하고 적당한 성능의 차를 만드는 회사'라는 이미지가 여전히 강했다.
처음 고급 브랜드 출시 움직임이 감지된 건 2004년 'BH'라는 개발명으로 제네시스 개발에 들어갔을 때부터다. 당시 2007~2008년 고급 브랜드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던 것으로 전해진다. 2006년 국내와 북미에서 고급차 관련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하고 외부 전문 컨설팅회사를 통해 시장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7년 제네시스 출시를 앞두고 고급 브랜드 출시 계획을 뒤로 미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고급차시장이 위축된 데다 현대차 내부에서도 라인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제네시스 한 차종으로 새 브랜드를 만드는 건 별도 유통망 구축 등을 고려할 때 어려운 일이었다. 제네시스가 아직 시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점도 고급 브랜드 출시를 미루는 데 영향을 미쳤다.
이후 2008년 1월 1세대 제네시스, 2009년 3월 2세대 에쿠스 등을 출시하며 고급차에 요구되는 성능과 품질을 꾸준히 개선했다.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기 위해 2014년엔 11년 만에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도 복귀했다. BMW에서 고성능차 개발을 주도한 알버트 비어만 사장을 영입했고 디자인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루크 동커볼케 벤틀리 전 수석 디자이너도 영입했다.
1세대 제네시스와 2세대 제네시스는 국내와 북미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출범을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현대차는 2015년 제네시스 브랜드 첫 차로 G90를 출시한 이후 세단, SUV, 전기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차종을 출시했다. 2020년 4개 차종에 불과했던 라인업은 현재 세단 5종, SUV 2종, 전기차 3종 등 총 10개로 늘어났다. 또 미국, 유럽, 중국, 중동, 호주 등 17개 시장에 진출했다.
현대차는 성공적인 전동화 전환을 위해 2025년 이후 제네시스 브랜드의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출시하기로 했다. 전기차 생산지 다변화도 검토한다. 이와 함께 경쟁력 있는 라인업을 지속 선보이고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차급의 신차도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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