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9월 20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로봇청소기 제조업체 '에브리봇'이 다각도로 지분투자(M&A)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현재 연결 법인이 전무한 가운데 외형 확대를 위한 신규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여러 사용자를 타깃으로 한 서비스 로봇으로의 사업 확장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관련 기술력을 이식받을 수 있는 업체를 중점 검토하고 있다. 재원이 될 현금 유동성도 어느 정도 확보했다.

에브리봇은 내부적으로 M&A를 위한 매물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자체 기술력을 갖춘 비상장기업을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 주력 사업은 로봇청소기 개발·생산이지만 소프트웨어(SW)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IT(정보기술) 분야로의 확장을 염두하고 있다. 이미 자체 연구소를 통해 관련 연구개발(R&D) 활동은 전개하고 있으나 이를 가속화 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에브리봇 관계자는 "당사가 SI(전략적 투자자)로 비즈니스 면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업체를 지분투자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SW 업체의 경우 최근 주요 업종을 중심으로 매출 대비 밸류(시가총액)가 높은 곳이 많다 보니 당장 자금을 투입할만한 매력적인 투자처를 찾진 못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가장 눈여겨 보는 분야는 인공지능(AI) 섹터다. 서비스 로봇이 스스로 사물, 상황 인지 기능을 갖출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AI 기술을 이식하는 것이 필수적이라 보고 있다. 에브리봇이 최종적으로 목표하는 '케어(Care, 돌봄) 로봇'이 실제 실내 상황에 맞게 구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일례로 사용자가 TV를 시청하고 있는 상황에선 케어 로봇이 이를 인지해 자체적으로 기기 소음을 낮추는 등 스스로 다양한 실내 환경을 고려케 하는 식이다.

핵심으로 꼽히는 것이 멀티모달(multimodal) 기술이다. 멀티모달은 텍스트, 이미지, 음성, 영상 등 여러 종류의 서로 다른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AI 기술이다. 점점 고도화되는 지능형 AI 기술을 케어로봇에 접목해 노인과 아이, 애완동물 등을 돌보는 과정에서 실질적인 도움과 편의성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브리봇은 현재 로봇이 바닥에 엎질러진 액체를 액체라고 인지하는 수준까지의 AI 기술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자영업자가 활용 가능한 매장 운영 전주기 과정을 관리할 수 있는 기술력 확보도 고려하고 있다. 이는 자영업자의 비즈니스 관리 역량 및 질 개선에 방점을 두고 있다. 앞서 에브리봇이 지난달 출시한 신제품 '서빙로봇'의 서비스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한 목적이다. 단지 매장 내 서빙 기능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영업자가 이 기기를 매개로 운영·재고 관리 등을 통합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한 매장 관리 플랫폼 솔루션 업체를 현재 투자 대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M&A 전개를 위한 자금력 등은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에브리봇 별도 유동비율은 253%를 기록했다. 통상 유동비율이 200% 이상인 기업에 대해 재무안정성이 우수하다고 평가한다. 다만 최근 몇 년간의 유동성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이 수치는 다소 부정적인 편이다. 지난 2021년 7월 코스닥 이전 상장을 위해 일반 공모를 진행한 에브리봇은 당해 말 유동비율을 715%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그 이듬해에도 이 수치는 740%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신규 유형자산 확보를 위한 지출분이 재무제표에 반영되며 현금 유동성 지표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향후 M&A 집행 과정에서 필요할 경우 투자를 유치하는 가능성도 열어뒀다. 유보금만으로 충당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추가로 자금을 유치하는 방향이다. 현재 구체적인 시나리오는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메자닌 발행이나 유상증자 등 신주 발행을 통한 투자금 유치 등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에브리봇은 올 반기 말 기준 기발행 메자닌 물량은 없는 상황이다. 최대주주인 정우철 대표는 현재 35.6%의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