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진주 SC제일은행]성장 원동력은 'SC' 브랜드 앞세운 '기업금융·WM'④선진시장 노하우 쌓은 SC그룹 발판 강소은행 거듭나…리테일 피하고, 틈새시장 공략
고설봉 기자공개 2023-09-22 13:39:05
[편집자주]
최근 은행권은 풍부한 수요를 바탕으로 매년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동시에 위기를 맞았다. 금융 당국의 강한 규제를 받으며 지배구조가 흔들렸다. 정치권 및 시민사회단체 등으로부터의 견제도 강해졌다. 이 가운데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은 경영 안정화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금융시장 성장의 과실을 누리며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더벨은 SC제일은행의 경영 현황과 지배구조 등을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1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C제일은행의 실적 개선 원동력은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자산관리(WM)와 기업금융 등 상대적으로 ‘잘 하는 부분’에서 계속해 이익기반을 넓히는 모습이다. 글로벌 금융그룹인 스탠다드차타드그룹(SC그룹)의 자회사로 여러 차별화된 강점을 극대화하면서 시장에서 강소은행으로 거듭났다.특히 SC제일은행 성장의 밑거름은 SC그룹과의 시너지다. ‘한국 유일의 한국 최고의 국제적 하이브리드 은행’이라는 경영 비전을 앞세워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선진 금융시장에서 쌓은 SC그룹의 노하우와 한국 시장에서 자생한 제일은행의 업력이 더해져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2005년 SC그룹 편입 뒤 경영비전 재정립 ‘강소은행’ 전략
SC제일은행은 최근 몇 년 수익이 불어나면서 황기를 걷고 있다. 국내 대형 은행들과 비교해 규모는 작지만 특유의 강점을 지니고 있는 기업금융과 WM부문을 강화하면서 이익기반을 넓혔다. 또 예대마진을 통한 이자수익 등 리테일 영업도 활성화 했다.
특히 SC그룹으로 편입된 2005년 이후 SC제일은행은 사실상 재 창립 수준의 혁신을 단행했다. 한 차례 숨 고르기를 마친 뒤 새로운 경영 비전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서 강소은행 입지를 굳혀 나가고 있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 취임 뒤엔 이러한 강소은행 전략은 한층 고도화 됐다. SC제일은행은 국내 시장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추진했다. △디지털뱅킹 △중산층까지 확대한 자산관리 서비스 △글로벌 기업금융 등의 집중 목표를 강조했다.
SC제일은행의 사업부문은 크게 3가지로 구성돼 있다. 우선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여·수신 등을 제공하는 리테일금융을 꾸준히 수행하고 있다. 다만 국내 대형 은행들에 비춰 규모의 경제를 갖추지 못한 만큼 리테일금융에선 과당 경쟁을 하지 않는 모습이다.
SC제일은행이 가장 중점을 둔 사업부문은 기업금융이다. 기업 및 기관 고객을 대상으로 여·수신과 파생상품거래, 외환거래, 증권서비스 등을 제공하면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다. 과거 제일은행 시절부터 이어져온 기업거래에 더해 SC그룹 편입 뒤 국내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과 관계를 넓혀 나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SC제일은행은 최근 WM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자금관리 및 자본관리 업무 등 PB고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모기업인 SC그룹의 선진 WM 시스템과 노하우를 한국 시장에 정착하기 위해 사업을 고도화 했다.
다만 이러한 SC제일은행의 강소은행 전략은 아직은 미완성 단계다. 여전히 이자수익 비중이 높고 수수료수익 증가세는 최근 꺾이는 추세다. 2020년 초반까지 수수료수익이 증가하면서 회형 성장의 핵심축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몇년 제자리걸음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의 최근 10년 수수료수익은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그러나 2021년을 기점으로 성장이 멈췄다. 2013년 18조4958억원이던 수수료순수익은 2021년 21조3390억원까지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17조0894억원을 기록하며 10년전 수준 이하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이자수익은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리테일금융을 축소하면서 수익기반이 줄어든 영향이다. 지난 10년간 매년 꾸준히 외형이 작아지면서 수익성도 하락했다. 2013년 129조242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말 117조6117억원으로 9.0% 감소했다.
◇미래 먹거리 '기업금융과 WM' 대형은행과 다른 방식으로 승부수
SC제일은행은 3대 핵심 성장동력을 한층 더 고도하면서 미래지속가능 성장을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리테일금융에선 디지털전환(DT) 등 혁신을 수행해 미래로 한걸음 더 나아간다. 기업금융과 WM부문 등 신뢰와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에선 SC그룹이 글로벌 시장에서 100년 이상 쌓은 노하우를 살리려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경영전략의 이면엔 국내 금융시장의 특수성이 있다. 예금이나 대출 등 일반적인 은행 업무에서 외국계 은행이 국내 대형은행을 따라잡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미 예수금과 대출자산의 차이가 너무 많이 벌어져 있다. 특히 국내 대형은행간에도 해당 분야에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일부 저하되는 경향이 생기고 있다.
이에 따라 SC제일은행은 리테일금융에선 DT 고도화 전략을 들고 나왔다. 토스뱅크 등과 협업해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새로운 시장 개척에 앞장 설 계획이다. DT를 통한 여·수신 프로세스 간편화로 영업 과정에서의 과당경쟁을 지양해 이자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SC제일은행이 미래 먹거리로 삼은 핵심 비즈니스는 WM부문과 기업금융이다. 이 부분에선 국내 대형은행들과도 직접 경쟁을 펼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특히 한국시티은행의 소매금융사업부문 철수로 국내 유일 소매금융을 영위하는 외국계 은행이라는 희소성을 살려 WM부문과 기업금융에서 국내 은행과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SC제일은행은 자회사 SC증권과 연계한 복합점포 등을 통해 핵심 고객들을 대상으로 영업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기반으로 향후 SC제일은행은 기존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다양한 금융 서비스의 유효화도 앞당길 방침이다. 국내 금융 당국의 비이자수익 활성화 권고에 맞춰 다양한 수수료수익을 낼수 있는 신경영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선짐 금융시장에서 100년 이상 쌓은 노하우와 전 세계 60여개 시장에 걸쳐 있는 SC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국내 기업고객들에게 선진적인 기업금융 서비스와 자산관리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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