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League Table]'흥행몰이' 한국물, 2022년 발행액 이미 넘어섰다[KP/Overview]3분기 100억달러 돌파…아시아 시장 내 입지 '탄탄'
이정완 기자공개 2023-10-04 07:31:22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7일 14: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3년에도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3분기까지 매분기 100억달러가 넘는 발행이 이뤄진 덕에 9개월 만에 이미 지난해 발행 물량을 뛰어넘었다. 여름 휴가철을 맞이해 잠시 발행을 쉬어갔음에도 7월과 9월 활발한 조달이 이뤄졌다.4분기에도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달 초 대한민국 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 이후 한국물 시장을 찾는 발행사가 쏟아지고 있다. 글로벌 기관투자자도 최근 중국 부동산 시장 불안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한국물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역대 최대 발행액 경신 '가시권'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공모 한국물 발행 규모는 394억9887억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연간 발행 규모인 322억6420억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3분기만 놓고 보면 122억8788억달러를 발행했다. 올해 1분기 123억달러, 2분기 149억달러를 발행하며 100억달러 넘는 발행을 이어왔는데 3분기에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됐다. 분기 100억달러 발행 실적은 과거엔 보기 드문 사례였으나 이제는 뉴노멀로 자리매김했다.
통상 3분기는 여름 휴가철로 인해 발행이 주춤한 시기다. 이와 함께 ‘135일 룰’로 인해 발행을 택하기 어려운 여건이기도 하다. 실제 한국물 시장은 7월 내내 바쁜 움직임을 보이다가 8월 초 GS칼텍스 발행을 끝으로 휴식기에 들어갔다. 이달 14일 대한민국 정부의 외평채 발행 전까지 한 건도 공모 발행에 나서지 않았다. 그만큼 7월과 9월 발행이 많았다는 의미다.
이 같은 추세라면 역대 최대 발행량 달성도 가능해 보인다. 한국물 시장 최대 발행액은 2021년 기록한 420억7602만달러다. 3분기까지 400억달러에 육박하는 발행 규모를 기록한 만큼 20억 달러만 추가하면 최대 실적을 돌파할 수 있다.
올해도 특수은행이 발행을 이끌었다.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등 특수은행이 발행한 한국물은 116억5854억달러로 전체 한국물의 30%를 책임졌다. 3분기에도 특수은행의 발행이 활발했다. 지난달 초 산업은행이 포모사본드로 3억달러를 조달한 것을 비롯해 이달 초 수출입은행이 약 25억달러를 글로벌본드를 통해 확보했다.
발행 통화 역시 달러화 선호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종통화 조달도 병행하고 있다. 3분기까지 달러화 발행액은 329억5000만달러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3%였다. 유로화가 10%로 뒤를 이었다.
아직 낮지만 약 2% 비중을 차지하는 엔화도 눈길을 끈다. 3분기만 놓고 보면 엔화 비중은 전체 발행액의 5%까지 높아진다. 이달 초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25년 만에 선택한 엔화 외평채 영향이 컸다. 우리 정부는 일본 투자자를 대상으로 700억엔을 조달했다. 앞서 7월에는 한국투자증권도 처음으로 사무라이본드 발행에 나섰다. 수요예측 전부터 현지 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심을 철저히 파악한 덕에 200억엔 발행에 성공했다.
◇외평채 후 발행 러시…하반기도 이어진다
3분기까지 나타난 뜨거운 발행 열기는 남은 4분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여름 휴식기 이후 처음으로 등판한 외평채 이후 다수의 발행사가 한국물 시장을 찾고 있다. 특수은행과 공기업 같은 전통의 발행사는 물론 시장을 찾지 않던 곳도 나타났다.
한국물 시장에 데뷔한 LG에너지솔루션이 대표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이차전지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글로벌 녹색채권 발행을 결정했다. 로드쇼 단계부터 미국 투자 계획을 알리는 데 공을 들인 덕에 현지 투자자 반응도 탄탄했다. 무난하게 10억달러를 확보할 수 있었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 같은 변수에도 발행 의지가 굳건하다. 최근 고유가로 인해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면서 미국 국채금리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서 지속적으로 긴축 시그널을 제시하면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그럼에도 4분기가 시작되는 다음달부터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과 산업은행 등의 발행이 예고돼있다.
이 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배경으론 한국물에 대한 탄탄한 투자 심리가 꼽힌다. 특히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이와 관련된 기업의 크레딧 위기가 거론되면서 한국물로 자금이 향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관투자자가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물에 투자하는 비중은 10% 언저리였으나 중국 시장 불안으로 인해 투자 비중이 크게 늘었다"며 "당분간 이 같은 기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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