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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딩 난항' 일동제약, '1000억→300억' CB 발행액 축소 투자자 모집 실패로 조달 계획 수정, 자회사로 수천억 조달 '대안'

김예린 기자공개 2023-10-05 08:17:30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4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동제약이 300억원 규모로 전환사채(CB) 발행을 추진한다. 본래 1000억원 어치를 발행할려고 했지만 자금이 모이지 않자 조달액을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곧 출범할 자회사를 통해 수천억원 규모로 펀딩에 나설 계획이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최근 300억원 규모 CB를 취득할 투자자를 확보하기 위해 자본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목표 발행액은 1000억원이었다. 실제 신한투자증권과 이지스자산운용 등 10여 곳의 재무적투자자(FI)들을 확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투자심사위원회 등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계획이 틀어졌다. 경기 불확실성 탓에 자본시장 전반적으로 투자 규모가 줄어든 데다 바이오·제약업체는 적자인 경우가 많아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일동제약은 급한 불을 끄기 위해 7월 서초구 양재동 소재 일동홀딩스 사옥을 담보로 메리츠증권으로부터 300억원 대출을 받았다. 공시에 따르면 대출받은 목적은 운영 자금과 기존 차입금 상환이다.

하반기부터는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 구조를 개편하고 펀딩 구조도 바꿨다. 우선 일동제약의 신약 연구개발(R&D) 부문을 물적분할해 '유노비아(yunovia)'라는 자회사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어 유노비아를 주체로 2000억~3000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돌입했다.

그러나 유노비아 자체로는 펀딩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탓에 여러 창구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CB 발행을 추진 중인 것으로 해석된다. 유노비어는 11월 공식 출범할 예정으로, 일동제약 소속인 R&D 부문 자산과 인력 일체를 이전받는다. 일동제약이 R&D에 수백억원의 돈을 투입해온 탓에 수년간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R&D 부문을 떼어가는 유노비아는 장기간 적자 구조를 벗어나긴 힘들다. 펀딩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최근 일동제약 주가가 많이 떨어진 점은 CB 발행 추진에 있어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환가액은 발행 당시 주가 등을 토대로 산정하기 때문에, 추후 주가가 오르면 CB 투자자는 낮은 전환가액으로 주식을 전환해 시장에 매도함으로써 더 큰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유노비아를 물적분할하면 일동제약 자체의 적자 구조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일동제약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보유 중인 다수 파이프라인(개발 신약)에 대한 라이선스 아웃을 적극 추진 중인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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