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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OCI 지주체제]명분·실리 다 잡은 '컨트롤타워' 전환①3세 경영·화학사업 재평가 길 열어...이우현 회장 지배력 확대 과제

정명섭 기자공개 2023-10-10 07:36:41

[편집자주]

OCI그룹이 이달 지주사 체제 전환을 마무리하고 '100년 기업'을 위한 첫발을 뗀다. OCI홀딩스는 사업 포트폴리오와 투자 관리, 신사업 발굴 등을 제시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본격적으로 수행한다. OCI그룹은 재편된 지배구조를 중심으로 각 자회사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더벨은 지주사 전환으로 새로운 변화의 출발점에 선 OCI그룹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5일 13: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OCI그룹의 올해 가장 큰 변화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다. 작년 말부터 시작된 전환 작업은 이달 말 완료된다. 그 과정에서 오너 경영인 이우현 부회장을 지주사 회장으로 추대해 3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이와 함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그늘에 가린 본업 '화학부문'을 재평가받을 수 있는 길도 열었다.

남은 관전 포인트는 OCI홀딩스 3대 주주인 이 회장의 지배력 확대 방안이다. 상장 자회사 부광약품의 추가 지분 확보 등 미완의 지주사 충족 요건 해소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달 말 공정위에 지주사 전환 신고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OCI홀딩스는 이달 말 중 공정거래위원회 지주사 전환 신고에 나선다. 작년 11월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한 회사 분할 계획을 밝힌 지 1년여만이다.

이는 회사의 주력 사업인 화학 부문을 인적분할하는 계획이었다. 존속법인 OCI홀딩스와 사업회사 OCI로 회사를 분리한 후 OCI홀딩스가 공개매수를 통한 현물출자 등 유상증자를 통해 OCI를 자회사로 편입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골자다. 지주사 전환을 마치면 OCI홀딩스가 사업회사 OCI와 태양광 계열사(OCIMSB 등), 도시개발 계열사(DCRE) 등을 산하에 두는 구조다.


지주사 전환 작업은 올해 숨 가쁘게 진행됐다.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로부터 분할 안건을 승인 받은 후 5월 1일 인적분할이 진행됐다. 같은 달 말 OCI홀딩스와 OCI는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변경 상장, 재상장했다.

OCI홀딩스는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20일까지 공개매수 방식으로 OCI 주주들로부터 OCI 주식에 대한 현물출자 신청을 받은 후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신주를 배정하는 청약을 진행해 OCI 주식 237만8904주(31.99%)를 매수했다. OCI 지분 33.25%를 보유하게 된 OCI홀딩스는 지주회사 설립 요건을 충족했다.



◇'오너 3세' 이우현 체제 본격화·본업 재평가 기회 모두 잡아

OCI홀딩스는 지주사 전환으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OCI가 당초 기업 분할을 위해 내건 명목은 '화학사업 가치 재평가'다. OCI는 화학 부문이 태양광 폴리실리콘 사업에 가려 시장의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OCI의 사업부문은 크게 △베이직케미칼 △석유화학 및 카본소재 △에너지솔루션 △도시개발로 나뉜다. 매출 비중은 석유화학 및 카본소재가 39%로 가장 높지만 태양광 폴리실리콘 부문이 포함된 베이직케미칼의 영업이익률이 44%(작년 4분기 기준)에 달한다. 이에 태양광 폴리실리콘 가격 변화에 따라 OCI의 주가도 요동쳤다. OCI는 신설법인 OCI가 화학사업을 전담하면 저평가 문제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실리는 3세 경영의 개막이다. OCI 이사회는 지난 5월 인적분할 당시 이우현 부회장을 OCI홀딩스 회장으로 추대했다. 2018년 공정위로부터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된 지 약 5년 만이다. 오너 경영인이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지주사를 이끄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다만 지주사 전환 완료 시점을 회장 승진 시기로 예상한 업계의 전망보다는 신속한 의사결정이었다.

이 회장은 OCI 창업주인 이회림 명예회장의 장손이다. 1968년생으로 서강대학교 화학공학과 졸업한 뒤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크레디트스위스 퍼스트보스턴, 서울Z파트너스 등 국내외 투자사에서 경험을 쌓았다. 2005년 OCI의 전신인 동양제철화학 전략기획본부장(부사장)으로 부임해 경영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 시점은 2013년, 부회장 승진 시점은 2019년이다. 아버지인 고(故) 이수영 회장이 별세한 2017년 이후 사실상 유일한 오너 경영인으로 전문경영인 백우석 회장, 김택중 사장과 함께 OCI그룹을 이끌어왔다.

◇특수관계인 지배력 확대됐지만 아직 '3대 주주'인 이우현

OCI홀딩스를 필두로 한 지주사 체제의 막이 올랐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하다. 가장 시급한 건 이 회장의 OCI홀딩스 지배력 강화다.

이 회장 등을 포함한 OCI그룹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22.23%에서 지주사 전환 후 28.67%로 올랐다. OCI홀딩스가 OCI 주식을 출자받고 이에 대한 대가로 신주를 발행하는 현물출자 유상증자 과정에서 특수관계인의 지배력이 상승한 것이다.

다만 이 회장 개인의 지배력은 오히려 줄었다. 그는 OCI홀딩스 지분 6.55%를 보유해 여전히 3대 주주다. 그의 숙부인 이화영 유니드 회장(7.41%)과 이복영 SGC그룹 회장(7.37%)과 지분 격차는 약 1%포인트로, 지주사 전환 이전보다 벌어졌다. 이 회장은 과거 고(故) 이수영 회장으로부터 OCI 지분율 10.92% 중 절반가량을 상속받았으나 1100억원 규모의 상속세를 주식으로 납부하면서 최대주주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 회장은 신설회사 OCI 주식 4만6345주(지분 0.62%)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현재가치가 50억원 규모에 불과해 OCI홀딩스 지분율을 높이기 위한 실탄으로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이 회장이 OCI홀딩스 최대주주에 오르기 위해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또 다른 과제는 아직 충족되지 않은 지주사 요건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자회사 지분율 규제(상장 30%, 비상장 50% 이상)를 받는다. 이에 미달하는 자회사 지분을 자회사 지분율 규제 이상으로 추가 취득하거나 처분해야 한다. 다만 유예기간은 지주사 전환일로부터 2년이다.

OCI홀딩스가 아직 매듭을 짓지 못한 자회사는 부광약품과 행복도시태양발전소다. OCI홀딩스는 부광약품 지분 10.9%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지주사 전환일로부터 2년간 부광약품의 지분을 추가 취득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OCI는 분할 전에 부광약품과 합작 설립한 비앤오바이오를 청산하기도 했다. 지주사의 자회사가 손자회사가 아닌 계열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는 공정거래법을 준수하기 위해서다.

행복도시태양발전소의 경우 비상장사라 OCI홀딩스가 지분 50% 이상을 확보하거나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OCI홀딩스가 보유한 이 회사 지분은 40%다. OCI홀딩스는 올해 말이나 내년 중에 행복도시태양광발전소의 지분을 매각해 지분 관계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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