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LNG선 2차발주, 한화오션·삼성重 '기대 속 불안' 양사 기대 수주금액 각각 20억달러 이상… 수익성 위해 최대한의 물량확보가 과제
강용규 기자공개 2023-10-10 07:38:15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5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타르 LNG운반선의 2차 발주가 다가온다. 국내 조선3사(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에게는 올해 가장 큰 수주의 장이 될 수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미 카타르 측과 물량을 합의했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을 향한 대규모 수주 기대도 부풀고 있다.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은 장기적인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고수익성 일감인 LNG운반선을 많이 필요로 한다. 다만 불안요소도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이 합의한 물량의 규모가 예상보다 많은데다 LNG운반선 건조시장에서 중국 조선업계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양 사가 수주전에 임하는 마음이 마냥 가볍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 LNG운반선, 양 사 수주목표 달성 관전포인트
조선업계에 따르면 카타르 국영에너지회사 카타르에너지가 조만간 노스필드 가스전 확장 프로젝트를 위한 LNG운반선의 2차 발주에 나선다.
앞서 1차 발주가 이뤄졌던 2022년에는 174K급 LNG운반선이 총 65척 나왔다. 이 중 54척을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이 각각 17척, 19척, 18척씩 나눠 수주했으며 남은 11척은 중국 후동중화조선이 가져갔다. 업계에서는 2차 발주물량이 40척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9월27일 HD한국조선해양이 자회사 HD현대중공업을 통해 카타르에너지와 174K(17만4000㎡)급 LNG운반선 17척의 건조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도 곧 건조물량을 확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174K급 LNG운반선은 건조선가가 높은 고수익 선박으로 잘 알려져 있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8월 평균가격이 1척당 2억6500만달러에 이른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이 10척씩만 수주한다고 가정해도 올해 수주목표 달성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양 사는 아직 올해 수주목표를 다 채우지 못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들어 목표 95억달러의 66.3%에 해당하는 63억달러어치 선박을 수주해 한화오션보다는 상황이 더 낫다. 한화오션은 14억7000만달러어치 선박을 수주해 목표 69억8000만달러의 21.1%밖에 채우지 못했다.
조선사의 수주목표는 달성하면 좋고 미달하면 아쉬운 ‘캐치프레이즈’ 격의 숫자가 아니다. 그 해의 예상 발주량과 도크의 타이트한 운용, 예상 수주물량의 수익성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산출되는 1년의 최우선 경영계획이다.
양 사 모두 올해 수주목표를 확정하는 과정에서 카타르 LNG운반선을 염두에 뒀을 것은 당연지사다. 2023년이 약 3개월밖에 남지 않은 현 시점에서 카타르 LNG운반선의 2차 수주전은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의 올해 수주목표 달성 여부를 판가름하는 주요 분기점이 될 공산이 크다.
◇수주척수가 곧 수익성, 양 사 재무개선의 열쇠
조선업계에서는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의 카타르 LNG선 2차 수주물량이 예상보다 많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는 HD한국조선해양이 당초 예상됐던 10척보다 7척 더 많은 물량의 건조를 합의했다는 점에서다.
중국 조선사로 향할 물량도 변수다. 카타르에너지는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뿐만 아니라 후동중화조선 등 중국 조선사와도 LNG운반선 2차 발주를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조선업계는 LNG운반선 수주점유율을 2021년 8%에서 지난해 30%까지 끌어올렸다. 과거처럼 만만한 수주전 상대가 아니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에게 카타르 LNG운반선의 수주척수가 중요한 이유는 1척당 가격이 시장 평균가인 2억6500만달러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하기로 한 17척은 1척당 2억3000만~2억4000만달러에 합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반복건조 효과(Series Effect)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조선사들은 같은 선형의 선박을 반복해서 건조할 때 더 큰 이익을 낼 수 있다. 설계를 재활용해 관련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숙련도가 향상되기 때문이다. 물론 수주척수가 많을수록 반복건조 효과도 커진다. 즉 카타르 LNG운반선은 수주척수가 수익성을 담보하는 일감이라는 의미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에게 수익성은 단순 실적뿐만 아니라 재무구조 개선 과제와 직결되는 사안이다. 양 사 모두 올해 2분기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300%를 웃돌고 있는데 이는 장기간 순손실을 보며 자본에 누적된 결손금 탓이 크다. 한화오션은 3조2567억원, 삼성중공업은 1조9219억원의 결손금을 각각 안고 있다.
즉 두 조선사에게는 다시 장기간 순이익을 쌓아 결손금을 덜어내는 것이 재무구조 개선의 열쇠다. 카타르 LNG운반선은 인도기한이 2025~2029년에 걸쳐 있는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수주척수에 따라 양 사 재무구조 개선 과제의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일감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도 세부 내용의 조정만 남았을 뿐 카타르에너지와의 계약 합의각서 체결이 임박했을 공산이 크다”며 “선박 건조가격과 인도일정 등 세부 내용이 두 조선사에게는 미래 실적을 좌우하는 중요한 사안인 만큼 HD현대중공업보다는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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