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코스닥 투자 노트]에코앤드림, 투자유치 과정서 대주주 지분 '희석'③김민용 대표 지배력 보강 작업 필요, 외형 확장 발맞춰 '내실 다지기' 주목
정유현 기자공개 2023-10-12 08:04:02
[편집자주]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국민연금은 국내외 자본시장에서 큰손으로 통한다. 하지만 국내주식, 그 중에서도 코스닥 시장 투자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다. 이런 상황에서도 견실한 성장성을 보인 코스닥사는 국민연금의 투자 포트폴리오 안에 들어간다. 더벨이 국민연금의 선택을 받은 코스닥 상장사들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6일 13: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촉매'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2차전지 소재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에코앤드림의 핵심 경쟁력은 기술력이다. 연구개발(R&D)을 위해 자본이 부족할 때마다 외부 기관을 통해 투자를 유치했고 이는 대주주인 김민용 대표의 지배력 약화로 이어졌다.2년 전 300억원 규모로 발행한 전환사채(CB)에서 처음으로 콜옵션(매도청구권)을 확보하며 지배력 강화의 기회가 열리기도 했다. 하지만 해당 물량을 임직원들과 나눴다.
최근 주가가 상승에 따라 신주 발행 이벤트가 이어지면서 김 대표의 지분율은 희석되고 있다. 신공장 투자를 위해 조달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지배력 약화 여지가 있다. 시장에선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 차원에서 지배력 보강작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코넥스 상장 당시 대주주 지분율 30%, 최근 신주 발행 여파 17%대 하락
9월 말 기준 에코앤드림의 최대주주는 주식 203만9556주(17.87%)를 보유하고 있는 김민용 대표다. 자녀와 친인척, 주요 임원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총 지분율은 20.72%다. 보유 잠재주식 수를 더하면 20.82%로 계산된다.
연세대학교 화학공학과 졸업 후 석사 과정까지 밟은 김 대표는 현대오일뱅크 연구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원유 정체 공정 업무를 담당하던 김 대표는 2000년 회사를 박차고 나와 2년 간 창업을 준비했다. 글로벌 환경 규제에 대해 배우고 적용하는 과정에서 환경 이슈의 중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배기가스 저감 시스템과 핵심 소재인 '촉매'에 꽂힌 김 대표는 테스트를 시작했고 2004년 시제품을 완성하며 에코앤드림(옛 이엔드디) 법인도 세웠다.
중소기업 최초로 매연저감장치와 관련한 제 1종 DPF(Diesel Particulate Filter)인증을 획득하고 국내 최초로 제 2종 PPF박막코팅 기술을 확보했다. 시장과 환경부 등 정부기관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지만 사업 초기 납품처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꾸준히 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의 문을 두드리며 촉매 사업 분야에서 진입장벽을 두텁게 형성했다.
김 대표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높은 수준의 R&D 투자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외부 기관의 힘을 빌렸다. 기초소재 R&D와 생산설비 확충을 위한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2013년에 코넥스 시장에 상장했다. 당시만 해도 김 대표의 지분율은 30%대에 달했다.
하지만 이후 자금 유치가 이어지면서 지분율이 희석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회사는 이듬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전환우선주를 발행해 약 22억5000만원을 유치했다. 2018년에는 4회차 CB를 찍어 10억원의 운영 자금을 조달했다. 보통주 전환에 따른 지분율 희석 여지가 높았던 셈이다.
코스닥 이전상장 준비 당시 김 대표의 지분율은 26%대였지만 기존 투자건의 보통주 전환에 따라 신주가 발행되면서 2020년 말 17.89%까지 내려갔다. 이 상황에서 2021년 5회차 CB를 통해 300억원을 추가로 조달했다. 다행히 5회차 CB는 외부 투자를 유치하며 처음으로 콜옵션을 확보한 딜이었다.
◇콜옵션 물량, 임직원 공유…지배력 확보 이어 ESG 경영·주주환원 수립 '과제'
지분율이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었기 때문에 5회차 CB의 콜옵션은 김 대표가 전량 행사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김 대표는 전 직원 대상으로 콜옵션 권리 취득 희망자를 모집했다. 300억원 규모로 발행된 5회차 CB에 30%의 콜옵션(90억원)을 걸었는데, 지난 7월 이 물량 모두 직원들과 나눠서 소화를 마쳤다. 지분율과 별개로 안정적 리더십을 구축하고 있는 만큼 직원들과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목적으로 스톡옵션처럼 콜옵션을 활용한 것이다. 김 대표도 19만3485주를 확보했다.
당시에는 주가가 전환가를 하회했지만 올해 들어 주가가 고공행진하며 콜옵션을 확보한 임직원뿐 아니라 사채권자들도 CB를 보통주로 전환하며 발행 주식 총수가 증가했다. 작년 말 발행 주식 총수는 1060만8636주였는데 1141만5283주로 80만6647주가 늘었다. 이에 따라 작년 말 19%대로 올랐던 김 대표의 지분율은 다시 17%대로 내려온 상태다.
문제는 추가로 자본 시장을 통한 조달이 예고돼 있다는 점이다. 에코앤드림은 2차전지 소재인 전구체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전북 군산의 새만금산업단지에 신공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공장에만 1035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금융기관 차입을 활용한다고 해도 최소 300억원대 자금 조달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콜옵션을 확보해 지배력 안전판을 덧대는 작업이 필요하다.
에코앤드림은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뿐 아니라 국민연금 투자 기업으로서 추진해야하는 과제가 산적해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업을 내세우고 있지만 평가 기관으로부터 ESG 평가 등급을 받은 사례가 없다.
주주 환원책도 마련해야 한다. 국민연금뿐 아니라 KB자산운용도 주요 주주로 입성한 만큼 배당 등 주주 가치 제고에 대한 입김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에코앤드림은 코넥스 상장 시절인 2015년 전환우선주에 대한 배당을 한 차례 실시한 적이 있다. 사실상 보통주에 대한 배당은 없었던 셈이다. 최대 성과를 낸 2020년에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배당 관련한 정책을 명문화 시키지도 않았다. 각종 보고서에 표기된 배당 정책은 전환우선주 관련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익 배당 내용이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고 보면 된다. 시장에선 전구체 사업으로 외형 확장을 도모하는 동시에 내실을 다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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