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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금융투자는 지금]'무심한' 최대주주, 16년째 자본확충 지원 '전무'④10년 전보다 업계 순위 하락…DB손보, 급한 DB생명·DB캐피탈만 증자

이정완 기자공개 2023-10-12 13:49:19

[편집자주]

DB금융투자는 여느 중소형 증권사와 다르게 최대주주 지원 없이 자력으로 자기자본 1조원을 돌파한 곳이다. 부동산 경기 호황기에 PF(프로젝트파이낸싱) 영역을 확대해 수익성을 키웠다. 하지만 고금리 기조에 건설 경기가 흔들린 탓에 지난 해부터는 실적 상승세가 꺾였다. 지난해 말 대표이사를 교체하며 새로운 전환점을 찾고 있는 DB금융투자의 현황과 과제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0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금융투자의 자기자본(별도 기준)은 아직 1조원 벽을 넘지 못했다. 다른 중소형 증권사는 최대주주 지원 하에 자본금을 키웠지만 DB손해보험의 움직임은 잠잠하다. DB생명이나 DB캐피탈처럼 증자가 시급한 자회사로 시선이 향했다.

자본금은 2000억원대에서 변화가 없었지만 자체 역량을 바탕으로 외형 성장을 이뤄왔다.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호황기에 쌓은 이익잉여금 덕에 8000억원 넘는 자기자본에 도달했다. 하지만 수익성이 상승세가 주춤해지면서 증권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본 지원 필요성이 커질 전망이다.

◇2007년 유상증자 끝으로 '각자도생'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DB금융투자의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8601억원이다. 전체 증권사 중 21위다. 10년 전으로 시계를 되돌리면 오히려 자기자본 순위가 하락했다. 2013년 말 기준 5786억원을 기록해 18위에 자리했는데 3계단 낮아졌다.


DB금융투자와 다른 증권사를 비교해보면 지난 10년 사이 자기자본 변동 폭 격차가 더욱 눈에 띈다. 2013년 말 DB금융투자보다 한 계단 앞섰던 교보증권은 2020년 교보생명이 2000억원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올해 상반기 말 자기자본 순위 12위에 올랐다. 10년 전 19위였던 하이투자증권도 DGB금융지주에 인수된 후 전방위적 자금 지원을 받아 현재 14위까지 상승했다.

자기자본 1조원을 오르내리는 중소형 증권사는 사업 기반 확대를 위해 자본 확대에 적극적이다. 2020년대 초반 증권사의 캐시카우(Cash Cow) 역할을 했던 PF 비즈니스는 물론 S&T(세일즈앤트레이딩) 중에서도 고수익 사업으로 꼽히는 자기매매 확대를 위해 자본금을 늘렸다.

이 같은 관점에서 든든한 최대주주의 존재는 자본 확충에 큰 힘이다. 앞서 언급한 교보증권, 하이투자증권이 대표 사례다. 이들 모두 지금은 자기자본 1조원을 넘어섰다.

DB금융투자 역시 최대주주 존재감은 이들 기업 못지 않다. 국내 손해보험업계 2위권인 DB손해보험이 지분 25%를 들고 있다. DB손해보험은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정도로 탄탄한 수익성을 자랑한다. 하지만 유상증자는 감감무소식이다.

DB손해보험은 그동안 DB금융투자보다 사정이 급한 자회사 지원에 앞장섰다. 2020년 당시 RBC(지급여력) 비율이 낮아진 DB생명에게 1500억원을 투입했다. RBC 비율이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간신히 넘기고 있어 자본 확충에 나섰다. DB손해보험은 DB생명 지분 99%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DB캐피탈의 부동산PF 리스크 관리와 함께 투자금융 분야 신규 취급 확대를 위해 DB손해보험이 약 500억원을 지원했다.

반면 DB금융투자에겐 2007년 유상증자 후 직접적인 자본 증가에 나선 적이 없다. 2007년 말 실시된 1970억원 규모 증자에 동부제강(현 KG스틸)과 최대주주 일가와 함께 참여했다. DB금융투자의 자본금은 이 때 이후로 변함이 없다. DB손해보험은 2016년까지 DB금융투자가 발행한 후순위채 인수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그 후 DB금융투자가 후순위채를 발행하지 않아 추가 자금 투입은 없었다.

◇수익성 악화에 자본 증가세 '주춤'

이 탓에 DB금융투자의 자기자본 증가는 속도가 나지 않았다. 외부 지원이 없으니 순이익만으로 자본을 늘려야 하는데 2010년대 중반까지 적자와 흑자를 오가며 자기자본도 5000억원대에서 머물렀다.

상황이 달라진 건 2018년부터다. 이 해 별도 기준 48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수익성이 대폭 개선된 덕에 자기자본 6000억원을 돌파했다. 이후 부동산PF를 중심으로 호황이 이어지며 2021년까지 연간 수백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렇게 번 돈이 이익잉여금에 적립되면서 2021년 자기자본은 8467억원까지 상승했다.


다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경기가 약세를 보이며 수익성 상승세도 꺾였다. 2022년 자기자본은 8374억원으로 전년 대비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DB금융투자는 S&T와 전통 IB 사업으로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이를 위해선 자기자본 확대가 더욱 시급하다. 위탁매매 같은 브로커리지 사업이 아닌 고수익 사업을 위해선 자기자본이 뒷받침이 돼야 한다. 자기자본 규모가 큰 초대형 증권사의 ROE(자기자본이익률)가 중소형사를 뛰어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용평가업계에서도 이를 지적한다. 한국기업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DB금융투자는 자본 확충을 이익 유보에만 의존하면서 속도가 상위사 대비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며 "자본 활용을 통한 위험인수 여력과 사업기회 확대 제한으로 시장점유율이 하락세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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