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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으로 보는 게임사 터닝포인트]그라비티, 라그나로크 '흥행 괴력' 이번에도 입증할까자회사서 신작 출시, 국내 매출 회복 목표…이용자 피로감 '변수'

황선중 기자공개 2023-10-18 11:04:11

[편집자주]

신작 출시는 게임사의 가장 중요한 이벤트다. 사실상 실적을 좌우하고 주가를 움직이게 하는 분기점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기회의 순간일 수도, 반대로 막대한 비용 폭탄을 마주하는 위기의 순간일 수도 있다. 시장 경쟁구도를 뒤바꾸는 전환점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심심찮다. 게임사 명운을 짊어진 신작을 다각도로 살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6일 0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라비티가 대표작 '라그나로크'를 앞세워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선다. 최근 국내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안정적인 카드를 내세운 모습이다. 라그나로크라는 한 우물을 파는 전략은 20년 넘게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만큼 기대감이 크다. 최근에는 라그나로크 덕분에 해마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새로 쓰고 있을 정도다.

그렇다고 시장의 의구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20년 넘게 라그나로크 파생작이 쏟아진 탓에 예전과 같은 흥행성을 보이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시각이 있다. 최근 국내 매출이 크게 흔들린 이유도 국내 이용자의 피로감이 쌓였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라그나로크가 이번에도 게임업계 문법을 거스를 정도의 '흥행 괴력'을 보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그라비티네오싸이언, '라그나로크 20 히어로즈' 국내 출시

그라비티 자회사인 그라비티네오싸이언은 지난 12일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라그나로크 20 히어로즈'를 국내 시장에 정식 출시했다. 그라비티네오싸이언이 직접 개발했고, 퍼블리싱(유통)까지 책임진다. 2000년대 감성이 묻어나는 레트로 그래픽을 접목한 점이 특징이다. 라그나로크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신작 '라그나로크 20 히어로즈' 플레이 영상 [자료=그라비티]

그라비티네오싸이언은 2000년 출범한 네오싸이언을 뿌리로 두고 있다. 네오싸이언은 LG전자가 자사 휴대전화 '싸이언' 전용 모바일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설립했던 합작법인(JV)이다. 2005년 들어 모바일게임 시장에 진출하던 그라비티에 인수됐고, 그때부터 라그나로크 파생작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라그나로크는 그라비티 얼굴과도 같은 핵심 지식재산권(IP)이다. 2002년 출시한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공전의 흥행을 거뒀고, 그때부터 라그나로크 시리즈의 찬란한 역사가 시작됐다. 그동안 그라비티(자회사 포함)가 선보인 라그나로크 파생작은 30종이 넘는다.

무려 20년 넘은 게임이지만 라그나로크 IP의 파괴력은 놀라운 수준이다. 여전히 그라비티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그리비티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연결) 4038억원을 달성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상반기 기준 8년 연속 성장이다. 대만 시장을 적극 공략한 판단이 적중했다.

그라비티 최근 실적 추이 [자료=그라비티]

◇국내 매출 회복 목표…라그나로크 '피로감' 변수

그러나 자회사 그라비티네오싸이언은 모회사와는 다른 상황이다. 성장 정체라는 고민을 안고 있다. 2020년 기점으로 2년 연속 역성장 추세다. 수익성도 4년 연속 적자를 겪다가 지난해 흑자 전환을 했을 정도로 여유롭지 않다. 현금창출력도 시원스럽지 못하다. 지난해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현금 규모는 2억원에 그쳤다.

그만큼 이번 신작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라비티네오싸이언은 라그나로크 20 히어로즈 개발부터 퍼블리싱까지 도맡은 만큼 흥행에만 성공한다면 매출과 이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챙길 수 있다. 물론 흥행에 실패하면 그동안 투자한 개발비가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감내해야 하는 리스크 역시 상대적으로 크다.

이번 신작은 그라비티 그룹 차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해외가 아닌 국내 시장을 공략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최근 그라비티 전체 매출은 증가 추세이지만, 국내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실제로 2020년에는 그라비티 매출에서 국내 비중은 27%(1099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 10%(467억원)로 떨어졌다.


라그나로크 20 히어로즈가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다면, 국내 매출이 늘어나면서 다시 그라비티 전체 매출에 보탬이 된다. 그라비티는 그라비티네오싸이언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자회사 그라비티네오싸이언의 매출과 이익은 모두 모회사인 그라비티 연결 실적으로 잡힌다. 그라비티는 그라비티네오싸이언 지분 99.5%를 보유하고 있다.

그라비티는 이번 신작의 다음 타자로 '라그나로크V: 부활', '라그나로크 비긴즈' 출시까지 앞두고 있다. 만약 차기작까지 흥행한다면,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IP의 '흥행 괴력'을 다시금 시장에 입증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성과가 부진하다면 라그나로크 위주 매출구조를 가진 그라비티의 향후 성장성에 대한 의문은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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