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어떻게 '독주시대' 열었나 반기 매출 2조원 돌파, 경쟁사와 대조적…게임 유지보수 역량 탁월
황선중 기자공개 2023-08-16 10:32:19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1일 0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넥슨이 나홀로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대형 게임사 대다수가 부진의 늪에 빠진 상황에서 오직 넥슨만이 실적 훈풍을 타고 순항하고 있다. 최근 게임업계에 드리운 불황의 그림자는 넥슨 실적만 놓고 보면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업계에서는 게임 유지보수 역량이 차이를 만들어 냈다고 분석한다. 넥슨의 우수한 유지보수 역량 덕분에 게임의 수명이 길어졌고, 결과적으로 실적 버팀목 역할을 하는 우수 지식재산권(IP) 게임을 상당수 보유하게 됐다는 이야기다.
◇넥슨, 장수 게임 덕분에 '독주시대' 맞이
넥슨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9028억원, 영업이익은 264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2%, 22% 성장했다. 1분기 실적까지 포함한 상반기 매출액은 2조891억원, 영업이익은 8020억원였다. 반기 매출 2조원을 넘어선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국내 게임사 중에도 최초다.
이번 실적은 경쟁사와 비교하면 더 의미가 깊다. 주요 경쟁사인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등은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동반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코로나 특수'가 사라진 것이 악영향을 미쳤다. 반대로 넥슨은 올해를 기점으로 독보적인 1강 체제로 올라섰다는 평가다.
넥슨이 독주시대를 맞이한 요인 중 하나는 다양한 장수 게임이다. 일반적으로 게임의 수명은 그리 길지 않다. 출시 직후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하다가,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게임사가 주기적으로 신작을 출시하는 이유다. 설령 신작을 선보이더라도 흥행에 실패한다면 매출 감소라는 쓴맛을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넥슨은 다르다. 오래전에 출시한 게임이 계속해서 인기를 끌면서 실적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신작 성과까지 더해지면서 성장을 이뤄내는 구조다. 실제로 최근 국내 PC방 게임 점유율 순위를 살펴보면 넥슨의 대표적인 장수 게임인 메이플스토리(2003년), 서든어택(2005년), 던전앤파이터(2005년) 등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넥슨, 다른 게임사보다 '유지보수' 역량 뛰어나"
업계에서는 넥슨의 게임 유지보수 역량이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꾸준한 업데이트로 게임 이용자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새로운 콘텐츠로 게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능력이 다른 게임사보다 월등하다는 의미다. 게임의 수명을 연장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의 게임이 10년 가까이 인기를 유지해도 대단하다는 소리를 듣는데, 넥슨은 20~30년 장수하는 게임을 여럿 보유하고 있다"면서 "지금처럼 게임이 쏟아지는 시기에도 여전히 인기가 있다는 것은 트렌드에 발맞춰 게임을 조금씩 손보는 노하우가 탁월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랜 생명력을 가진 지식재산권(IP)은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주의 꿈이기도 했다. 김 창업주는 생전 넥슨을 '디즈니'와 같은 세계적인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키워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를 위해서는 우수 IP 확보가 필수적이다. 넥슨이 단순히 실적만을 위해 장수 게임에 신경 쓰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넥슨의 과감한 개척정신이 낳은 결실이라는 시각도 있다. 과거 넥슨은 국내 게임업계 선두주자로서 MMORPG뿐 아니라 FPS, 레이싱, 퀴즈, 아케이드 같은 다양한 장르를 일찌감치 선점했다. 이른바 '국민 게임'이라 불렸던 게임이 비교적 많았다. 그만큼 넥슨 게임 지식재산권(IP)에 대한 대중적 인지도가 높고, 진입 문턱이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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