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집단 톺아보기]한화에너지 기업가치 열쇠 쥔 '한화임팩트'⑧한화임팩트, 연결 영업현금 비중 차지…한화토탈 배당금으로 투자 드라이브
고진영 기자공개 2023-10-18 10:34:59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3일 16:0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임팩트는 한화에너지가 기업가치 상승의 발판으로 점찍은 회사다. 3세 승계를 위해선 한화에너지가 몸값을 올려야 하는데 한화임팩트가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한화토탈에너지스가 벌어온 현금이 한화임팩트에 유입되고, 한화임팩트는 투자활동으로 신사업을 확대하는 방식이다.한화임팩트는 옛 한화종합화학이다. 2015년 삼성그룹과의 빅딜 과정에서 한화그룹에 넘어왔다. 당시 한화에너지, 한화솔루션이 지분 75.21%를 확보했는데 투자회수를 위해 한화종합화학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거나 삼성 측에 지분을 매각하는 풋옵션(지분을 매각할 권리)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한화 측은 2021년 한화임팩트 상장 절차에 들어갔지만 같은 해 6월 돌연 상장을 포기하고 잔여 지분을 마저 인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바라는 수준의 기업가치 평가가 여의치 않자 때를 다시 노리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 삼성SDI가 보유하고 있던 한화임팩트 지분 24.1%를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이 2021년 7월 나누어 인수했다. 이중 12.55%를 한화에너지가 5207억원에 사들이면서 지분율이 52.07%로 상승, 한화임팩트를 연결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름을 한화종합화학에서 바꾼 것도 이 시기다.
한화임팩트의 연결 편입 덕분에 한화에너지는 현금흐름이 적잖이 개선되는 효과를 봤다. 2022년 말 한화에너지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연결 기준으로 3431억원이었으며 한화임팩트 영업현금이 그 90% 수준인 3089억원을 차지했다. 연결 조정을 감안하더라도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 대부분이 한화임팩트 몫이다.
그중에서도 한화임팩트 지주사업에서 흘러온 현금이 많았다. 한화임팩트는 사업형 지주회사로 자체사업부문과 지주부문으로 나뉜다. 자체사업부문은 폴리에스터 섬유, 필름 등에 사용되는 PTA(고순도 테레프탈산)를 생산하고 지주부문의 경우 한화토탈에너지스(50%), 한화임팩트글로벌, 한화솔라파워, 한화솔라파워글로벌 등 공동지배·종속기업 관련 지분법이익을 매출로 인식하고 있다.
매출로 보면 작년 말 기준 자체사업부문 비중이 97%에 달하고 지주부문은 3.2%에 불과했지만 영업이익을 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공급과잉이 자체사업부문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판매계약 구조를 바꾸고 수출선을 다변화하는 등 원가 절감에 힘썼지만 여전히 수지가 좋지 못하다. 이 탓에 현금흐름 측면에선 기여도가 낮은 편이다.
반면 지주부문은 영업이익률이 98%를 넘는다. 2022년 한화임팩트의 전체 영업이익이 446억원이었는데 지주부문 영업이익이 30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주부문은 한화토탈에너지스(이하 한화토탈)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지난해 한화토탈이 한화임팩트의 자회사 합산 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96.3%, 지분법이익에서 차지한 비중은 52.6%에 달했다.
한화토탈은 한화임팩트가 2003년 지주회사로 전화하면서 영업활동과 관련된 대부분의 자산과 부채를 현물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이때 주주들이 프랑스 토탈(Total)에 지분 50%를 팔아 합작사가 됐다. 눈에 띄는 부분은 한화토탈이 조인트벤처의 특성상 고배당정책을 유지 중이라는 데 있다.
한화토탈이 2015년 한화그룹에 인수된 이후 지난해까지 8년간 지급한 배당급을 셈하면 모두 3조7305억원에 이른다. 이중 지분율에 따라 한화임팩트가 가져간 현금만 1조8653억원이다. 최근 2년간 배당성향이 100%를 기록했고 앞으로도 고배당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한화토탈의 대규모 배당은 한화임팩트의 투자여력을 높여준다는 의미가 있다. 한화임팩트는 애초 화학에만 집중해왔는데 문제는 지금 케미칼 업황이 그리 좋지 않다는 점이다. 작년부터 공급 과잉, 중국 봉쇄에 따른 수급 악화로 낮은 마진이 계속되고 있다.
한화임팩트가 지난해 기존 사명(한화종합화학)에서 ‘화학’을 떼어내고 신사업 발굴과 투자활동에 활발해진 것도 이런 이유로 짐작된다. 수소 관련 회사에 투자를 늘렸고 시스템메모리 기업 '뉴블라'(Neubla)와 인공지능(AI) 솔루션 기업 '그로들'(Growdle) 등 소프트웨어 관련 회사도 직접 설립했다. AI 관련 사업 확장에 올해부터 2025년까지 223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며 친환경과 바이오사업에 재무적 투자자 형식의 투자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는 김동권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 3세의 경영권 승계와 무관치 않다. 승계를 위해선 한화에너지 가치를 끌어올려야 하고, 여기엔 자회사인 한화임팩트의 기업가치 상승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한화토탈이 현금창고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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