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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는 지금]'외상' 적극적으로 늘리는 한국전력 CFO서근배 신임 본부장, 전임자처럼 '매입채무 확대'로 '현금 유출 최소화' 전략 펼칠 전망

양도웅 기자공개 2023-10-20 07:2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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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지금' 그들은 무슨 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까. THE CFO가 현재 CFO들이 맞닥뜨린 이슈와 과제, 그리고 대응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6일 15:3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전력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어느 때보다 '외상(매입채무)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다. 2021년부터 낮은 전기요금이 지속되면서 현금흐름이 크게 둔화하자 현금 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다만 외상을 늘리면서 한국전력에 전력을 판매하는 전력 자회사들의 현금흐름은 전보다 둔화했다.

지난해 5월 '전력거래대금 결제일에 관한 규칙 개정(안)'이 시행됐다. 개정안은 한국전력과 한국전력이 지분 50% 이상을 소유한 발전 사업자는 상호 합의를 통해 결제일 외에 별도의 결제일을 지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목적은 한국전력의 현금 유출 시점을 연기해 사실상 현금 확보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전력거래대금 결제일에 관한 규칙 개정(안)' 설명 자료에서

◇지난해 5월 규칙 개정으로 '외상 확대' 길 열려

한국전력이 지분 50% 이상을 소유한 발전 사업자는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남동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등 6곳이다. 모두 완전 자회사로 한국전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6곳은 전력을 생산해 한국전력에 판매하고 한국전력은 이를 기업과 가계 등에 판매한다.

문제가 발생하는 부분은 한국전력이 발전 자회사들로부터 전기를 매입하는 지점이다. 2021년 시작한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한국전력은 전기를 전보다 비싸게 사오지만 기업과 가계에는 그만큼 비싸게 전기를 판매 못하는 형국이다. 한국전력이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1조2726억원, -29조4419억원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기록한 원인이다.

기업과 가계에 판매하는 전기의 요금을 원자재 가격 인상분 만큼 올리면 문제는 해결된다. 하지만 기업과 가계에 부담을 지우기 어려워 역대 어느 정부도 전기요금의 현실적 인상은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자구책이 '전력거래대금 결제일에 관한 규칙 개정(안)'이었다. 한국전력이 전기 매입 대금 결제일을 미뤄 현금 확보 효과를 볼 수 있게 했다.

개정안 시행 전인 2021년 한국전력이 발전 자회사 6곳에 지급한 전력 매입 대금은 총 33조2071억원이다. 이 가운데 일부라도 발전 자회사 6곳과 협의해 대금 결제일을 미룰 수 있다면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의 현금 유출을 연기할 수 있다. 현금 유출을 연기했다는 건 바꿔 말해 그만큼의 현금을 확보했다는 뜻이다.


◇전 박헌규 본부장, 매입채무 9.7조로 확대...현금 2조 확보

당시 한국전력에서 CFO 역할을 하는 박헌규 미래전략기획본부장은 개정안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외상을 늘렸다. 박 본부장은 가령 지난해 말 한국전력 매입채무는 약 9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0%(3조2474억원) 증가했다. 본격적인 원자재 가격 인상이 시작되기 직전인 2020년 말과 비교하면 120%(5조2902억원) 늘었다.

매입채무가 증가한 만큼 현금흐름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국전력은 2021년과 2022년에 매입채무 증가 등으로 연평균 2조원 이상의 현금 유출을 막았다. 올해 들어서는 6개월간 매입채무 일부를 상환하면서 매입채무 잔액이 5조9293억원으로 줄었으나 역대 상반기 말 기준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다만 한국전력이 전력 매입 대금 결제일을 미루면서 발전 자회사 6곳은 예년보다 현금흐름 부담이 커졌다. 특히 2020년 말과 2022년 말 발전 자회사별 매입채무(미지급금 포함)를 비교하면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에 대한 외상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외상 확대는 지난 6월 신임 미래전략기획본부장에 선임된 서근배 본부장이 취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현금 확보 전략이 될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 측은 서 본부장을 선임하면서 "재무 위기 극복, 전력그룹사 경영 최적화, 에너지 전환 정책의 성공적 수행 등을 통한 성과 창출로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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