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3]BNK캐피탈캄보디아, 그룹 글로벌 사업 선도 법인 '자리매김'①BNK금융, 캐피탈 앞세워 해외 공략…업계 2위 성장 '성공사례'
프놈펜(캄보디아)=이기욱 기자공개 2023-10-30 07:40:46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8일 09: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NK금융그룹의 글로벌 사업은 타 금융그룹과 큰 차이점을 갖고 있다. 타 금융그룹들의 경우 최대 계열사인 은행이 글로벌 사업 역시 주도하고 있지만 BNK금융은 은행 해외법인이 아직 없다.BNK금융에서 글로벌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곳은 BNK캐피탈이다. BNK캐피탈은 현재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키르기스스탄 등 다양한 국가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그 중 캄보디아법인은 가장 먼저 진출해 현지법인 중 최대 계열사로 성장했다. M&A 없이 업계 2위 자리에 오르며 그룹 글로벌 사업의 성공 사례를 남기는 중이다.
◇M&A 없이 자체 성장…자산 24배 증가
BNK캐피탈캄보디아(BNKC)는 지난 2014년 3월 BNK캐피탈이 설립한 법인이다. 당시 성세환 BNK금융 회장은 저금리·저성장 국면을 맞은 국내 시장 환경을 타개하기 위해 발 빠르게 글로벌 시장 진출을 타진했고 BNK캐피탈에 첨병 역할을 맡겼다.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금융업이 시작 단계에 불과했었기 때문에 은행 설립 등 과감한 투자보다는 소액 대출 영업으로 활로를 개척했다. 현지 마이크로파이낸스사(MFI) 인수도 검토했지만 우선 법인 설립을 통해 시장을 먼저 파악해 보기로 했다. 현지 법인 인수에 비해 초기 시장 정착에 어려움이 있지만 한 번 부딪혀보는 BNK금융의 문화가 글로벌 전략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이시현 BNKC 법인장은 "비싼 돈을 주고 법인을 사면 편한 부분이 많지만 BNK 문화 자체가 '일단 한 번 해보자'는 도전 정신이 있다"며 "속된 말로 '맨 땅에 헤딩'을 주저하지 않는 기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슷한 시기 진출했던 미얀마, 라오스 시장 역시 마찬가지로 자체적으로 법인을 설립했다"며 "캄보디아의 한국계 MFI 대부분은 현지법인 인수 방식으로 진출했다"고 말했다.
자본금 500만달러(약 68억원)로 출발한 BNKC는 현재 업계 2위 MFI사로 성장했다. 영업점 수는 캄보디아 전역에 20개가 있으며 직원 수는 약 390명이다. 지난해말 총 자산은 9433만달러(약 1300억원)로 2014년말(54억원) 대비 24배 이상 증가했다. 성장 과정에 추가 M&A는 없었으며 3차례에 걸쳐 총 1500만달러(약 203억원) 증자만이 이뤄졌다.
현재 BNK캐피탈 현지 법인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BNK캐피탈 해외법인들의 총 자산은 2555억원으로 이중 46.8%를 BNKC가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해외법인들 중 가장 많은 38억원을 기록했다.
◇직원 로열티 최대 강점…모바일 강화로 1위 등극 목표
BNKC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히는 것은 직원들의 로열티(Loyalty)다. 한국 직원 3명을 제외한 전원이 현지 직원들이지만 법인 설립 당시부터 함께한 직원들을 포함한 장기 근속자가 많다. 캄보디아 금융시장은 한국에 비해 이직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편이지만 BNKC는 입사 후 퇴사율이 10% 미만으로 관리되고 있다. M&A 등을 통한 물리적 이동이 없었던 점도 직원 로열티 강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 법인장을 비롯한 역대 법인장들도 모두 직원들과의 소통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일례로 현지 직원들과의 소통에 있어 가장 중요한 통역 직원들의 역량 개선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는 중이다. 통역 직원이 한국어 통역 시험 급수를 높일 때마다 그 급에 맞는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지급한다.
이를통해 형성된 현지 직원과 한국 주재원 간의 신뢰는 업무 효율성으로 이어졌다. BNKC는 현재 각 지점장에게 대출 전결권을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 첫 부임 후 6개월간은 본점에서 대출 심사 등을 관리하지만 이후 안정적인 영업이 가능하다고 판단될시 일정 금액에 한해 전결권을 보장해준다. 지점장 근무 기간과 안정성 등을 살피고 점차 그 금액을 늘려나가는 방식이다.
이 법인장은 "올해와 같은 시장 상황에서는 본사의 엄격한 관리가 불가피하지만 경기가 좋고 연체율에 이상이 없을 때까지만 해도 지점장에게 권한과 책임을 최대한 부여했다"며 "업무 효율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예를 들어 다른 곳에서 6일 걸리는 것도 4일 안에 처리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빠른 업무 처리 속도는 또 다른 경쟁력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업계 1위 등극을 위한 신사업 도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재 캄보디아 MFI업계 1위는 일본계 'Active People's Microfinance'다. 지난해말 기준 총 자산은 2억8169만달러로 BNKC와는 아직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APMFI는 일본계 기업들과의 전속 계약을 바탕으로 성장했으며 오토바이대출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 중이다.
BNKC 역시 상품군을 넓히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는 토지 담보대출에 대부분의 영업을 의존하고 있는 상태다. 신용대출 상품 역시 과거 출시한 경험이 있으나 연체율 관리를 이유로 현재는 사실상 영업을 하고 있지 않다. 캄보디아 금융시장의 신용모델이 확립된 이후 다시 영업을 재개할 방침이다.
모바일 부문에서는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캄보디아 MFI최초로 2021년부터 고객용 모바일 앱을 운영 중이다. 대출신청과 접수, 대출원리금 수납이 가능하다. 현지 당국 규제상 아직 한국과 같은 ‘원스톱 대출’은 어렵지만 상담 등을 모바일로 신청하면 직원이 직접 해당 고객을 찾아가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앞으로 현지 규제 변화에 따라 모바일 앱의 다양한 기능을 추가 개발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 법인장은 "지금 당장의 이용규모가 많지는 않지만 미리 미래를 준비하는 개념"이라며 "지금 당장 서비스가 안 된다고 손 놓고 있으면 나중에 대응이 늦다"고 말했다. 이어 "지주나 모회사로부터 디지털 부문 요구를 늘 받아오고 있고 현지에서도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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