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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는 지금]계속되는 '실적·주가' 하락, 변화 노력 통할까⑤TL 출시 앞두고 목표주가 하향…'변경위'로 분위기 쇄신, 신작 흥행에 사활

이상원 기자공개 2023-10-23 13:46:01

[편집자주]

엔씨소프트가 국내 최초 인터넷 기반의 온라인 게임 리니지를 선보인지 25년이 흘렀다. 한국 온라인 게임의 살아있는 역사로서 리니지의 성장은 엔씨소프트 뿐만 아니라 국내 게임 업계의 성장을 대변해왔다. 하지만 영원할것 같던 리니지의 성공 신화가 저물어가자 중대한 전환점에 직면해 있다. 이제 리니지를 벗어나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엔씨소프트의 움직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9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씨소프트가 창립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국내 게임 시장 침체에 악화하는 실적과 함께 주가 역시 크게 떨어졌다. 주주들의 불만이 팽배한 가운데 직원들 사이에서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주가 반등을 위해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IR(Investor Relations)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와 함께 트리플A 대작 '쓰론 앤 리버티(Throne and Liberty)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일 신작 게임들의 흥행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변화경영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앞으로는 해당 조직을 중심으로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 대책을 마련해 환경 변화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2년반동안 18조 증발, 적극적인 국내외 IR로 주가부양 나섰다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현재 20만원대에 머물러있다. 2021년 2월 장중 104만8000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가운데 2년반 사이에 76.9% 가량 떨어진 수준이다. 이 과정에서 52주 신저가를 계속해서 경신해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 역시 23조원에서 5조원대로 낮아지며 약 18조원이 증발했다.

문제는 기대작인 TL의 연말 출시를 앞두고 증권가에서 목표주가를 더 낮게 제시한다는데 있다. 올초만 하더라도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는 50만원대에 형성됐지만 지금은 대부분 20~30만원대를 제시하고 있다. 이달들어 NH투자증권과 교보증권이 26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불과 한 달 사이에 36만원에서 27만원으로 낮췄다.

지난 5월 국내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 이후 TL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진 점이 반영됐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유저들의 지적 사항을 대거 개선했다고 밝혔다. 특히 기존 BM인 과금체계 대신 시즌패스 형태를 도입했다. 일정 금액 지불후 플레이 과정에서 보상을 지급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그동안 고수익은 안겨준 확률성 아이템은 과감하게 버렸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로인해 매출은 리니지보다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리니지는 특유의 과금체계로 지금까지 모바일 게임 가운데 매출 기준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PC와 콘솔 버전으로 출시되는 데다 북미·유럽 시장을 겨냥해 개발된 만큼 이에 맞는 변화가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콘솔 게임 시장은 전체에서 5% 수준이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콘솔 게임 시장 성장률은 7.4%로 전체 플랫폼(PC·모바일·콘솔)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엔씨소프트가 8년만에 지스타 참여를 결정한 것도 TL의 흥행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은 줄고 있는 가운데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신작도 그동안 없었다. 따라서 이번 지스타에서는 TL 뿐만 아니라 배틀크러쉬, LLL, 프로젝트G, 프로젝트M, 프로젝트BSS 등 신작을 대거 공개할 예정이다. 위기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출시를 앞둔 모든 게임들이 성공을 거둬야 한다는 부담이 작용된 결정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IR 활동도 대폭 늘렸다. 2021년까지는 매분기 실적 발표를 위한 컨퍼러스콜이 전부였다면 2022년부터 엔데믹과 함께 기업 활동이 정상화되자 국내외 다양한 기관투자자들을 직접 만나고 있다. 올들어 2월과 3월, 8월, 9월 국내외 증권사 주최의 NDR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가 부양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김 대표 빠진 '변경위', 집단 의사결정 체제 구축하나

회사 안팎으로 위기감이 고조되자 변화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최근 변화경영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전면적이 변화를 예고한 것이다. 사내 핵심 인사들로 구성된 위원회는 주요 경영 현안을 다각도로 점검하고 효과적인 혁신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변화경영위원회 위원장은 엔씨소프트 최고운영책임자(COO)인 구현범 부사장이 맡았다. 여기에 △최고퍼블리싱책임자(CPO) 김택헌 수석부사장 △최고재무책임자(CFO) 홍원준 부사장 △최고투자책임자(CIO) 김성룡 부사장 △최고보좌관(CoS) 이재준 부사장 △수석개발책임자(PDMO) 최문영 전무까지 다양한 분야의 임원들이 참여한다.

위원회는 당장 엔씨소프트의 현상황을 타개하는데 집중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동요하고 있는 직원들을 안정시켜 내년부터 대거 출시를 앞둔 신작들을 차질없게 준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러한 차원에서 위원회는 구조조정이 아닌 위기극복을 위한 구심점이라고 회사는 밝혔다.

주목할 만한 점은 엔씨소프트 경영을 총괄하는 최고경영자(CEO) 김택진 대표는 위원회 멤버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위원회를 통해 집단 의사결정 체제가 구축되면 그만큼 김 대표의 부담을 줄어들 전망이다. 김 대표는 그동안 전반적인 회사 경영 뿐만 아니라 최고창의력책임자(CCO)로서 게임 개발도 주도해왔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출시를 앞둔 게임의 흥행 여부에 따라 김 대표의 게임 개발 부담도 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흥행작으로 리니지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갈수록 김 대표가 게임 개발보다는 회사 경영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당장 김 대표가 없는 엔씨소프트는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만큼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며 "적어도 게임 개발은 내려놓고 회사 경영에 집중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 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출시를 앞둔 신작의 흥행 여부가 중요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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