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3]캠캐피탈, 은행-MFI 틈새시장 공략…DGB 시너지 극대화①DGB캐피탈 자회사로 2020년 진출…업계 7위로 성장
프놈펜(캄보디아)=이기욱 기자공개 2023-10-30 07:45:06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9일 13: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am Capital(캠캐피탈)은 캄보디아 마이크로파이낸스(MFI) 시장의 후발 주자에 속한다. DGB대구은행에 이어 후속 진출을 노리던 DGB캐피탈은 현지 부실 소형사를 인수해 캠캐피탈을 설립했다.캠캐피탈은 DGB캐피탈과 DGB금융그룹의 지원 아래 빠르게 부실을 정리하고 업계 상위권으로 도약했다. 모회사와 현지 그룹 관계사 DGB뱅크와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며 향후 5위권 이내 대형사로 성장할 계획이다.
◇부실기업 인수 후 빠른 정상화…수도권 영업 집중
캠캐피탈의 전신은 현지 소형 MFI 'Collective Win'이다. 2015년 6월 설립된 회사로 2020년 1월 DGB캐피탈에 인수됐다. DGB캐피탈은 현지 법인명을 캠캐피탈로 바꾼 후 곧장 영업을 시작했다.
법인명 캠캐피탈은 과거 대구은행이 인수했던 특수은행(Specialized Bank)와 동일한 이름이다. 대구은행이 2018년 캠캐피탈을 인수하며 이름을 DGB Specialized Bank로 바꿨고 약 2년 뒤 DGB캐피탈이 캠캐피탈을 다시 사용하게 됐다. 캠캐피탈의 'Cam'이 캄보디아를 의미해 향후 브랜드의 확장성이 높다는 평가다.
DGB캐피탈은 'Collective Win'을 납입 자본금보다 낮은 가격에 인수했다. 대출 자산의 90% 이상(약 130만달러, 약 18억원)이 부실 채권에 해당하는 회사였기 때문이다. DGB캐피탈은 캠캐피탈을 인수 후 곧장 상각 처리를 통해 부실을 털어냈다. 회계 상으로는 상각 처리했지만 채권 회수는 지금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약 30% 정도는 회수 완료된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상 새로운 회사로 태어난 캠캐피탈은 경쟁사와는 다른 전략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일반적으로 캄보디아의 MFI들은 프놈펜을 비롯한 수도권보다는 지방 지역을 기반으로 영업을 한다. 지방의 소액 토지 담보대출이 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프놈펜 지역의 담보대출은 건당 취급 규모가 커 주로 은행들의 몫이었다.
반면 캠캐피탈은 과감하게 지방 영업을 포기하고 프놈펜과 수도권 지역에 집중했다. 현재 캠캐피탈의 지점은 총 5개로 모두 프놈펜과 수도권 지역에 위치해 있다. 현재 인가 대기 중인 추가 지점도 수도권 지역에 신설될 예정이다. 기존에 있던 지방 지점은 폐쇄했다.
캠캐피탈은 프놈펜, 수도권 지역 중에서도 틈새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담보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아 은행에서 취급하지 않지만 MFI에서 고금리 대출을 받기에는 아쉬운 물건들이 그 대상이다. 신용대출로 따지면 중금리 대출에 많은 역량을 집중했다.
◇취업비자 대출 등 DGB캐피탈과 영업 연계…DGB뱅킹 협업 지속
캠캐피탈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2020년말 950만달러(약 128억원)였던 총 자산은 이듬해말 2362만달러(약 319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해말에는 99.9% 증가한 4723만달러(약 637억원)를 기록했다. 출범 초기 약 80개의 MFI 중 최하위에 해당했으나 현재 7위 수준으로 급성장했다.
2020년 104만달러(약 14억원)에 달하던 당기순손실은 지난해 52만달러(약 7억원)로 적자폭이 줄어들었고 지난해 28만달러(약 4억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틈새시장 공략은 현재 캄보시장 금융시장 위기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지방의 토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래 가치가 높은 담보들을 취급했기 때문에 타 MFI들에 비해 채권 회수가 용이한 편이다.
박남규 캠캐피탈 CRO 겸 주주대리인은 "담보대출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법원 경매까지 가면 회수가 되기는 하겠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문제가 있다"며 "그동안 연체율이 오르면 한국 법인 등에서 우려하는 시선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나마 수도권은 재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부동산 매입 수요가 있어 삼자 매각을 통한 회수가 가능하다"며 "연체율이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중간 중간 삼자 매각을 실시해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캠캐피탈은 업계 5위권 성장을 위해 국내 DGB캐피탈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출시한 E9 비자 근로자 대출 상품이 대표적 사례다. E9 근로자 대출을 한국 취업 비자를 보유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신용대출 상품이다.
캄보디아 내에서 캠캐피탈이 최대 5000달러(약 675만원)를 지원하며 한국으로 건너간 후에는 DGB캐피탈도 연계해 최대 1500만원을 대출해 준다. 신용대출 개념이 확립돼 있지 않은 캄보디아 시장에서 획기적인 상품으로 평가된다.
캄보디아의 DGB뱅킹과도 협업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이미 캠캐피탈은 출범 초기 세팅 작업부터 DGB뱅킹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한국 금융시스템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한 DGB뱅킹 내 현지 직원들이 다수 옮겨 왔다. 현재 캠캐피탈의 CEO를 맡고 있는 '로스 띠어릿' 법인장도 DGB뱅킹 출신이다.
박 CRO는 "캄보디아 진출 목적 자체가 현지 DGB뱅킹과의 투 트랙 전략을 수행하기 위해서다"라며 "은행 조건에 충족을 못 시키는 고객들을 저희가 유입하는 전략으로 초반에 성장을 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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