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하한가]꽌시 몽니 있었나…진시스템, 인도 수주 낭보 좌절대상기업 발표 앞두고 돌연 입찰취소, "근시일내 재공고시 다시 입찰"
김소라 기자공개 2023-10-20 07:01:19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9일 12: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ock Price & Trading Trends진시스템이 전일(18일) 하한가 기록에 이어 금일에도 주가 하락을 이어가고 있다.
19일 오후 12시 10분 진시스템은 전거래일 대비 12.5% 내린 1만93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일 거래량은 66만5704주였는데 19일 장이 열린지 한시간여만에 66만6553주가 거래되며 18일 전체 거래량을 추월했다. 시가총액은 19일 현재 780억원이다. 올해 6월 말(1580억원) 대비 2배 가량 위축됐다.
기관은 올해 2분기 본격적으로 진시스템을 사들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국민연금공단이 대표적이다. 외국인도 5% 이상 물량을 들고 있다. 올초까지만 해도 0~1% 수준에 그쳤으나 2·3분기 외국인 소진율이 가시적으로 상승했다.
18일 대거 출회된 기관 물량은 대부분 하이투자증권이다. 이날 기관의 순매매량은 마이너스(-) 23만6451주로 나타났다. 직전일인 17일 대비 마이너스 수치는 6배 이상 커졌다. 주가 하락으로 자체적으로 설정한 투자손실 기준을 넘어서자 로스컷을 실행했다. 19일 오전 보유분을 모두 처분한 것으로 추정된다.
◇Public Announcement
진시스템은 2010년 3월 설립된 분자진달 솔루션 업체다. 신속 PCR(유전자증폭) 기술 기반 현장 분자진단 플랫폼을 상용화해 보다 경제적인 분자진단이 가능토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요 제품은 분자진단장비와 진단키트류다. 이 매출이 2023년 상반기 기준 전체의 67%를 차지한다. 두 제품을 함께 공급하는 사업모델을 통해 유럽, 아시아 등 주로 해외 거래처를 대상으로 영업하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발발을 기점으로 진단장비 인프라가 부족한 개발도상국 시장을 중심으로 신규 시장 확대를 타진 중이다.
진시스템은 올해 6월 인도향 신규 수주를 공시했다. 이는 의료기기 총판 업체인 '제네틱스 바이오텍'(Genetix Biotech Asia Pvt. Ltd) 대상 총 19억5400만원 규모의 RCR 시스템 공급 내용이다. 2024년 3월까지 약 9개월간 진행되는 내용이다.
이와 별도로 진시스템은 인도 중앙정부 대상 제품 납품도 추진해왔다. 인도 보건부에서 공고한 진단키트 공급 관련 약 1000억원 이상의 대형 계약 건이다. 전날 하한가를 촉발한 것은 이 입찰 공고가 취소된데 따른 것이다.
◇Peer Group
진시스템은 코스닥 시장에서 건강관리장비와용품으로 구분된다. 이 업종은 19일 오전 전일대비 1.8% 하락했다. 총 91개 상장사가 해당 업종에 포함돼 있다.
진시스템의 동종업계로 플라즈맵, 메디아나, 녹십자엠에스, 메타바이오메드 등이 거론된다. 19일 오전 피어그룹은 모두 하락세다. 많게는 4%대 하락을 기록 중이다.
건강관리장비와용품 업종은 최근 밸류가 열세다. 19일 기준 집계한 PER(주가상승비율)은 -847배를 기록했다.
◇Shareholder Status
진시스템 최대주주는 서유진 대표다. 서 대표를 주축으로 한 지배지분은 총 24.05%다. 이 가운데 서 대표 단일 지분은 20.3%다.
이날 기준 5% 이상 주주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국민연금공단이 있다. 각각 8.65%, 5.01%를 들고 있다. 이들이 유의미한 지분을 확보한 것은 시기적으로 오래되진 않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해 6월 말 지분을 5.1%까지 늘리며 공시 의무가 생겼다. 국민연금공단은 올해 7월 5.01% 규모 물량을 신규 취득했다. 현재까지 지분 변동은 없다.
◇IR Comment
긍정적 이슈로 꼽힌 인도 보건부의 수주 공고가 재등록돼야 하는게 당장 닥친 가장 큰 현안이다. 진시스템은 입찰 조건과 세부 스펙 등이 재조정돼 근시일내 다시 공지가 나올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서유진 대표가 인도에 체류 중이다. 정부 관계자와 직접 소통하며 현지 분위기를 읽고 있다.
진시스템은 이 공고에 입찰했으나 한국시간 기준 17일 돌연 해당 공고가 취소됐다. 입찰 참여사 가운데 일부에만 상당 물량이 편중된다고 여겨 인도 보건부가 입찰 계획을 무산시켰다. 당초 이달 대상 기업이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개찰 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강현수 진시스템 전략기획본부장은 "20여년전 중국 초기 진출때도 정부기관이나 B2B(기업 대 기업) 입찰이 돌연 취소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소위 꽌시들의 내부 압박 등이 작용해 그들의 입맛에 맞게 세부 내용을 조정하는 일이 심심찮았다는 후문"이라며 "이번 이슈는 인도라는 거대한 시장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해프닝으로 국내 기업의 인도 시장 진출 자체가 초기다보니 좌충우돌하지만 전체 시계열로 보면 진시스템은 매우 빠르게 현지에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기관투자자 측에서도 별도 물량 변동이 없다는 것은 자체 현지 네트워크 등을 통해 우리가 실제적으로 사업을 만들어 나가고 있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반증"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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