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로 향한 KT, 글로벌 DX 공략…해외 매출 위한 ‘착수’ ‘믿음’ 기반 태국어 LLM 구축, 베트남 헬스케어 진출 등 내수 쏠림 현상 희석할까
이민우 기자공개 2023-10-25 13:54:52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4일 07: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태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의 디지털전환(DX)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태국 거대 기업과 함께 자사 거대언어모델(LLM)인 믿음을 바탕으로 태국어 기반의 LLM 구축에 나섰다. 베트남, 싱가포르 등에서도 인공지능(AI) 기반의 헬스케어나 물류 등 사업을 전개하는 중이다. 글로벌 DX 시장 공략에 앞서 동남아를 테스트베드이자 전초기지로 삼는 모습이다.동남아 진출은 그간 내수기업으로 굳어졌던 KT의 이미지, 매출 구조 쇄신에도 도움을 줄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KT 매출 중 99%는 내수 시장에서 발생했다. 12조에 달하는 전체 매출과 달리 해외매출은 800억원 선이었던 만큼 내수 쏠림 현상이 강하다. 동남아 시장은 6억명 이상 인구와 더불어 글로벌 빅테크의 투자도 활발해 성장성이 높다. KT의 매출 지역 다변화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태국어 LLM 등 DX분야 진출 활발, 글로벌 첨단산업 공략 초석 삼는다
KT는 최근 태국 자스민 그룹과 함께 태국어 LLM 구축과 동남아시아 공동 사업화에 나서기로 했다. 개발되는 태국어 LLM은 KT에서 현재 이달 정식 출시를 앞둔 ‘믿음’을 활용하게 된다. 자스민 그룹은 태국의 정보통신 기업으로, 앞서 자회사인 JTS를 통해 KT와 연을 맺었고 사업 구체화까지 이르게 됐다.
자스민 그룹과 KT는 태국어 LLM을 성공 사례로 삼아 라오스 등 타 동남아 시장으로도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우선 상반기 자스민 그룹의 자회사인 자스텔(Jastel)의 신규 IDC에 GPU 팜(Farm)을 구축한다. 이후 하반기부터는 태국어 전용 LLM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KT는 LLM 구축을 위한 기술과 노하우를 맡고, 자스민 그룹은 동남아 시장 분석과 GPU 팜 구축을 도맡는다.
앞서 KT는 이번 협력 외에도 꾸준히 태국을 포함한 동남아 시장에 관심을 보여왔다. 올해 초에는 베트남 현지 법인인 KT헬스케어비나(KTHV)를 세우고, 원격·AI의료서비스로 동남아 헬스케어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본진인 KT만 아니라 KT SAT나, 지니뮤직 같은 자회사에서도 베트남 등 국가에 진출하며 해외 시장 개척에 힘쓰는 중이다.
더불어 동남아 시장은 일부 KT 신규 DX 사업의 테스트 베드로도 활용되는 모습이다. KT가 현지 기업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성공해 글로벌 역량을 확보한 뒤, 해당 사업을 국내 또는 다른 로컬 시장으로 투입하는 형태다. 의료나 물류처럼 국내에서 규제 등으로 인해 사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거나,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가 대상이다.
◇6억 동남아의 첨단산업화, 가려웠던 KT 매출 쏠림 현상 긁어줄까
KT는 국내 통신 1위 기업인데다 산하에 케이뱅크, BC카드 등 알짜 자회사도 두고 있다. 특히 통신 분야에서는 SKT, LG유플러스 등과 사실상 독과점 시장을 형성해, 민영화를 거친 2000년대 초반 이후 꾸준히 내수에서 견실한 매출을 내며 성장해왔다.
다만 이런 구조는 KT를 전형적인 내수 중심 기업으로 고착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당장 올해 상반기 기준 KT의 연결기준 지역별 영업수익은 국내 12조9000억원 수준이다. 반면 해외는 같은 기간 869억원에 불과하다. 내수 영업수익이 해외 대비 148배 이상 많고, 비중으로는 전체 영업수익의 99%를 넘는 형태로 심한 쏠림 현상을 보이고 있다.
유무형자산과 투자부동산, 사용권자산 등 KT 사업 기반 역시 비슷하게 국내에 극도로 무게를 편중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21조원 규모의 비유동자산 중 20조7000억원 가량이 국내에 적을 뒀다. 해외 비유동자산은 2700억원 정도로 전체의 1.2% 수준에 그쳐 국내에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업계는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 투자와 사업 진출이 KT의 매출 쏠림 현상을 일부 완화해줄 것으로 보고 있다. 동남아는 전체 6억명 수준 인구를 보유한데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의 클라우드 인프라 진출도 이어지며 AI 등 첨단산업에서도 높은 잠재력을 지닌 시장으로 평가 받기 때문이다.
국내 클라우드 기업 한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 동남아 시장의 클라우드 수요는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고,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의 경우 3조원 수준에 가까워졌다”며 “일본, 중국 등 주요 MSP 기업 리서치 센터에서도 데이터산업 시장의 성장성을 동남아를 핵심 지역으로 분류하는 추세”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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