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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기업 밸류 분석] '수주 급증' SFA, 증설 이어 자사주 매입…"주주가치 제고""수주 실적 성장 추세에도 주가 지나치게 낮아" 잇달아 자사주 취득

김혜란 기자공개 2023-11-03 10:28:11

[편집자주]

테크(Tech) 기업은 원재료 가격과 판매단가에 따라 이익 변동 폭이 큰 경우가 많다.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 테크기업들은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만큼 밸류에이션도 글로벌 추이에 따라 움직인다. 주가를 밀어 올리는 원동력은 실적이지만, 글로벌 시장 트렌드 변화 속에서 기업의 기존 사업과 신사업 전략 등이 방향성을 잘 맞춰가고 있는지를 투자자들은 평가한다. 더벨은 각 테크기업이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지, 밸류는 어떻게 변해왔는지 살펴보고 앞으로 밸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요인과 변수는 무엇인지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2일 14: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종합장비업체 에스에프에이(SFA)는 성장성 높은 2차전지 배터리 수혜주로 꼽힐만하다. 원래 디스플레이 전문 장비사였으나 2차전지 매출 비중을 50%이상으로 늘리며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수주잔고도 연말까지 역대 최대인 1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사업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올해 들어 2차전지 전극공정 장비 전문업체 씨아이에스(CIS)를 인수하면서 2차전지 사업영역을 확 넓혔다. 2차전지 시장 성장 흐름을 타고 CIS 수주잔고는 2분기말 기준 7000억원대에 도달했다. SFA의 연결재무제표상 실적 개선에도 힘을 보탤 전망이다.

수주 증가에도 불구하고 SFA의 주가는 올해 들어 하락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삼성디스플레이가 주식 일부를 매각한 데 따른 부정적 영향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영진은 성장성이 충분하나 기업가치는 제대로 평가받고 있지 못하다고 판단해 자사주 매입 등 주가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실제 가치에 비해 낮은 주가에 대한 고민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FA는 1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 자사주 매입 행보로 누적액이 500억원에 달한다. 주가 하락 구간마다 꾸준하게 자사주를 매입해 주가 안정화를 도모해온 셈이다.

SFA가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 물량은 306만2768주(8.5%)로 취득가액으로 따지면 약 1100억원에 달한다. SFA 관계자는 "2차전지 사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하면서 지속적인 수주 실적 성장 추세를 실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 심화에 따른 수급 불균형으로 주가가 지나치게 낮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며 "이에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를 안정화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론적으로는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유통 주식이 줄면서 주가가 상승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사주 취득은 주주들에게 주가가 저점이라는 시그널을 줄 수 있다. SFA 관계자는 "주가안정화를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자사주 보유량이 많은 만큼, 앞으로 주가가 지금처럼 지지부진하다면 주식 소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다만 회사 측은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SFA 주가 흐름(출처:네이버금융)

◇증설에 600억원 투입, 사업 전망도 밝다

SFA는 최근 증설투자도 결정했다. 600억원을 들여 현재 충남 아산 공장에 2차전지 조립 공장 증설에 나서는 것이다. 그만큼 2차전지 사업 수주가 급증했다는 의미다.

별도로 부지를 매입하는 것은 아니고 기존 아산 공장 내 부지에 시설투자를 단행해 공간을 마련한다. 내년부터 2026년 12월까지 진행할 예정으로 자금도 나눠서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

SF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수주실적은 8925억원이다. 지난 8월에는 2차전지 사업부가 해외 수주 2165억원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 수주 누적액에 더해졌다. 이를 합치면 지금까지 수주실적이 1조1090억원에 달한다.

다만 수주 시점과 매출 인식 시점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보통 1~2년 안에 매출로 들어오지만, 디스플레이에 비해 2차전지 사업의 수주 후 매출 인식 시점까지 사이가 더 먼 것으로 전해진다. SFA가 2차전지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2020년부터로 얼마 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받은 수주가 매출로 들어오려면 시간이 더 걸린다. 당장 올해 실적은 부진할 수 있으나 앞으로 외형 성장을 기대해 볼 만하다는 뜻이다.

앞으로 관전포인트는 이 같은 수주 성장세가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받고, 실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지다. SFA 관계자는 "2차전지 부문의 신규 수주가 크게 늘어나면서 생산능력 확충에 나서게 됐다"면서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사업구조 전환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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